GT-R은 단종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늘 매니어들을 설레이게하는 단어이다. 오히려 단종이 되어서 더 의미가 있는 차종으로 기억되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는 물론 요즘은 북미에서도 그 존재감이 대단하다.

한국에서 잠시 시승해본 R33을 이번엔 호주에서 시승해볼 수 있었다.



호주에는 정식으로 수입된적이 없고, 워낙 GT-R이 귀하다보니 시내에서 시승할 때 신호등에서 호주의

청소년들이 떼로 몰려와 구경을 하고, 손으로 가르키는 상황을 두,세차례 직면했었다.

시승차는 95년형으로 12만 킬로를 달린 상태였지만 엔진의 컨디션이 최상이었고, 다이노 테스트때 4륜에서 306마력을 기록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올 때 튜닝이 어느정도 되어있는 상태였지만 호주 현지 옥탄가에 맞게 부스트 압을 약간 하향 조정한 상태였다.



시동을 걸면 들리는 특유의 배기음이 우렁차지만 ‘머엉’하고 울리는 공명음이 많이 섞여 있지 않아 큰 음량에도 시내에서 머리가 아프지 않아 맘에 든다.



시내를 빠져나가는 동안 차에 충분히 익숙해졌고, 하이웨이에 올리니 2단과 3단을 풀로 사용하며 주행할 수 있었다.



펀치가 점진적으로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하는 3500rpm부근부터 4000rpm을 넘기면서부터 풀부스트를 사용하고, 8000rpm까지 상당히 길게 토크가 이어진다.



심각한 수준의 스포츠 전용엔진이기 때문에 세단용 6기통과 비교하면 스포티한 진동이 느껴지지만 회전이 힘차고, 다운시프트를 해 4500rpm이상에 바늘이 걸려만 준다면 랙이 거의 없이 클러치를 이으면서 가속패달을 때리는 순간 펀치가 날라온다.



비가 제법 많이 오는 상황이었지만 배수가 잘되는 도로였기 때문에 물이 고이지 않아 제법 고속으로 달려볼 수 있었다.



3단 8000rpm에서 170km/h부근을 보이고 4단으로 넘겨 풀가속 후 5단으로 넘기기 직전이 220km/h를 약간 상회한다.



속도 상승에 스트레스가 전혀없고, 빗길이지만 노면 추종능력이 좋다.

각단의 기어비가 먼 편이기 때문에 회전이 높고 고회전에서 토크가 상당히 길게 살아있는 특성상  6단 수동변속기만 가져도 가속과 레스폰스가 훨씬 좋을 것 같다.



클러치 패달의 답력은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았지만 브레이크 패달은 일제 스포츠 카들이 늘 그렇듯 초기 탄력이 약해 밟을 때 가볍긴 하지만 놓을 때 패달의 반발력이 덜 느껴지는 것이 약간 아쉽다.



고속에서 스티어링이 상당히 민감하고, 고속 핸들링에서도 차체 중량만큼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GT-R의 큰 특징 중 하나일 것이다.



3단과 4단을 번갈아 사용하며, 가속을 해나가며 엔진을 자극해도 오일온도와 수온이 상당히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왠만한 공로의 스포츠 주행에선 엔진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이웨이에서 회차를 위해 차를 돌려 다시 하이웨이에 올라서면서 1단 풀쓰로틀… 이미 익숙해진 클러치를 활용해 단번에 2단에 미트시키니 후륜이 왼쪽으로 살짝 빠지지만 90도 정도의 카운터만 사용해 가속패달을 그대로 누르니 슬립의 순간은 찰라지만 희열은 훨씬 오래남는다.



이렇게 빗길에서 후륜 구동이나 후륜에 더 큰 힘이 걸리는 4륜 구동형 차량이 구동스핀을 하면서 한쪽으로 흐를 땐 놀라서 가속패달을 급히 떼는 것이 자세를 잡는데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때가 많다.

가속패달을 완전히 놓는 것과 약간 남겨두고 놓는 것은 때론 하늘과 땅차이의 모션변화를 야기시킨다.



GT-R에 순정 장착된 전륜에 걸리는 토크 게이지는 5000rpm에 이르면 40kg이상이 모니터된다.

후륜에 슬립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토크가 옮겨오는 순간은 그야말로 찰라이긴 하지만 때론 그 짧은 순간이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코너에서 차가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GT-R의 토크 이동을 몸으로 느끼고 적응하는데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



차가 미끄러지는 상황이 아니어도 각도가 예리한 코너에선 슬립앵글이 미세하지만 조타각에 따라 변하는 것이 느껴지는데, 이미 R-33에서 숙성이 되었다해도 후륜구동형 스포츠카와는 그 느낌이 약간 다르고 튜닝의 정도와 출력에 따라서도 토크가 옮겨가면서 차에 모션변화를 주는 폭도 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 느낌이 조금 인공적이긴 하지만 익숙해졌을 때의 전투력에는 의심이 없다.

시승코스가 빗길이었고, 달렸던 도로가 조금 생소한 도로여서 이것저것 시도해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GT-R은 잘 만들어진 스포츠카이다.

단 일본의 전설이라는 카리스마에 주눅이 들어 맹신으로 접근해 차를 올바르게 볼 의지를 놓친다면 GT-R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특성이나 매력들을 만끽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2시간 넘게 시승한 R33 GT-R에서 내리면서 미련이 남는 것은 아직 차에 대해 완전하게 파악이 되지 않았다는 아쉬움과 다시한번 시승해보고 싶다는 기대가 교차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간 지금보다 더 멋지게 GT-R을 묘사할 수 있는 때가 오리라.





[엔진]

Blitz Air filters

Blitz Blow off valves

Nismo intercooler

HKS Extension Kits

HKS Front pipe

Kakimoto cat-back Exhause

HKS wastegate actuators

Cusco oil catch can

NGK iridium spark plugs

ARC hood cooling panel



[클러치]

Exeddy Diken heavy duty single plate



[컴퓨터]

Apexi Power FC+Boost controller option

Apexi Power FC commander

Boost 1.25bar



[브레이크 & 서스펜션]

Endless NA-S front and pads

Apexi N1 height and damper adjustable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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