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서 에볼루션은 여러번 시승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제 드디어 좌핸들 최신버젼 에보8을 시승해볼 수 있었습니다. 명성에 걸맞는 주행성능과 일본 Jun의 부사장 고야마씨가 세팅을 해준 시승차와 함께한 시간은 마치 오락기를 가지고 놀다온 것 같이 즐거웠습니다


순정 터빈을 사용하지만 Fcon Vpro세팅되어있고, 현재 부스트를 1.2바까지 사용하는 Low boost와 1.5바를 약간 상회사는 부스트를 사용하는 High boost세팅 이렇게 두가지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간단한 스위치 조작으로 변환가능)


순정 브렘보 4피스톤 브레이크는 적당한 답력을 보여주었고, 다루기 어렵지 않은 세팅이었습니다.


북미형이기 때문에 ACD와 AYC가 장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재 하이 부스트를 사용할 경우 5단 7200rpm에서 273km/h를 마크합니다. 과격한 주행에도 오일온도가 90도를 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오일쿨러의 용량이 크고 믿음직스럽습니다.


그림의 푸른색 점등된 것은 워터 인젝션이 켜져있음을 표시합니다. 수동 혹은 자동(부스트가 피크를 칠 때 간헐적으로 분사)으로 인터쿨러 앞에서 물이 분사되어 인터쿨러를 냉각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상당히 재미있는 기능입니다.


시승차는 이미 360마력으로 출력이 높아진 상태였는데, 300마력 정도의 Low boost 상태로도 충분히 빨랐지만 high boost상태에서는 펀치가 눈에 띄게 늘어나 운전의 재미가 증폭됩니다.

피크치가 1.58bar정도였고, 연료차단이 되는 7800rpm까지 1.2바 홀딩으로 끌고가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고속은 시승중 오르막에서 260km/h(7000rpm)를 마크했었고, 오너의 말에 따르면 273km/h가 계기판상 최고속도라고 합니다.

260km/h까지는 눈에 띄게 쉽게 도달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바람소리도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내장이 싸구려틱하지만 도어주변과 윈도우 주변의 마감이 그리 허접하지 않다는 증거로 보입니다.

핸들링은 록투록 2.1턴으로 마치 카트를 운전하는 느낌이고, 순정 서스 세팅도 충분히 전투적입니다.

순정상태로 서킷을 달릴 수 있도록 만든 의도대로 스트록이 상당히 짧습니다.

서킷 세팅으로 맞춰진 상태이기 때문에 언더스티어를 극히 제한하고자 턱인이나 오버스티어에 상당히 민감합니다.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고속주행중 급제동시 후륜의 느낌이 상당히 어색하며, 급제동하는 양에 따라 때론 후륜이 어쩔줄을 몰라합니다.

순정 란에보의 하체 세팅은 고속주행의 안정성보단 서킷에서의 타이트한 턴이나 고속턴에 초점을 맞춘 세팅으로 보입니다.

즉 고속으로 달릴 때 상당히 안정적으로 느껴지지만 제동과 조향을 병행할 때는 특별한 주의를 무척이나 요합니다.

신공항에서 88로 빠져나오는 우측 램프에서 4단 180km/h으로 가속패달 고정해놓고 돌 때 후륜이 밖으로 흘러 카운터를 쳐 겨우 잡은 적이 있는데, 란에보의 뒤가 흐를 땐 예고동작이 극히 짧기 때문에 고속턴을 할 때도 가속패달 조절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합니다.

미쓰비시에서 후륜의 움직임에 안정성을 크게 부여할 수도 있었는데, 그러한 세팅을 하지 않은 이유는 먼저도 강조했지만 후륜의 움직임에 안정성을 높이면 상대적으로 언더스티어에 대한 부담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트랙주행을 하는 목적을 가지고나 궁극의 스포츠 주행에 초점을 맞춘차들에게 언더스티어는 큰 적이지요.

란에보는 상당한 전투력을 가진 차종이고, 튜닝빨이 잘받기로 소문난 차종입니다.

드라이버가 독한 맘 먹고 운전을 공부하기에도 훌륭하고, 4도어 세단이기 때문에 기능성도 이정도면 충분히 훌륭합니다.

뒷좌석은 그냥 아무렇게나 만든 벤치이상의 의미도 안락함도 없지만 그래도 5명이 탑승하고 짐도 실을 수 있다는 점은 돋보입니다.

현재 이 에보에 적용된 튜닝의 완성도나 자연스러운 정도를 참고하더라도 일본과 한국의 세팅기술의 격차를 실감합니다.

란에보는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만든 차이고, 이런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본의 평범한 세단이 스포츠성이 떨어진다느니 너무 소프트하다느니 불평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목적에 맞는 차를 만든다는 일본의 차만들기는 항상 많은 수요를 창출하고 메이커의 높으신분들이 자연스럽게 모터스포츠에 투자하고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는 것은 우리에겐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지요.

란에보 8의 좀 더 자세한 시승기는 추후에 로드 임프레션에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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