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중미산에 새벽에 갔다가 오전 11시쯤 지난번에 시승해본 란에보 8 360마력 사양의 레이스 모드와 새로 장착한 Zeal(Endless)코일오버의 느낌을 살펴보았습니다.

레이스 모드는 최고급 휘발류를 넣는다는 조건에서 부스트압의 변동은 없고 점화가 4도 진각되는 세팅입니다.

연료가 정확히 맞는다는 조건에서 추가의 20마력이 더 나오는 세팅이라고 합니다.

얼마전 이란에 적었던 시승기에도 나와있지만 현재 Low boost(1.2바)와 High boost(1.5바)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여기에 레이스 모드로의 수동전환이 가능한 사양입니다.

일단 레이스 모드는 20마력이 올라갔는지 알기가 상당히 힘들었던 것이 워낙 출력이 강하다보니 최대출력 5%정도의 변화가 바로 체감상의 차이로 오지는 않았습니다.

시승차는 Kazen의 고급휘발류를 넣은 상태였었고, 레이스 모드의 차이를 실감하기 위해서는 5단 탑스피드 영역으로 몰고 가야 좀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낙 1-4단까지 붙어있는 기어비다보니 기어변속하기도 바쁜데 20마력이 엔드에서 살짝 더 뻗는 것을 느끼기란 쉽지 않습니다.

서스펜션은 리바운스, 컴프레션 모두 조절가능한 타입이고, 앞에 비해 뒤가 좀 더 낮게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기대했던 좀 거친 느낌보다는 큰 충격과 바운스를 잘 잡아주어서 88도로와 같은 곳에서 순간순간 200km/h를 커버할 수 있는 상당히 좋은 노면 적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순정이 노면에서 약간 떠있는 느낌이라면 서스튜닝된  란에보는 노면에 좀 더 밀착해있는 끈적거림을 선사했습니다.

댐퍼를 국내 도로 사정이 나쁜 것을 감안하여 싱가폴에 수출되는 사양을 적용시켰다고 합니다.

그리 쾅쾅거리는 불쾌한 승차감이 아니어서 무척 짧은 스트록에도 상당히 괜찮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란에보의 북미형 버젼은 ACD와 AYC가 장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가 란에보를 처음으로 시승하고나서 AYC의 작동 원리를 보기 위해 내부 절개도를 보는 순간 제가 생각했던 구성과는 완전히 틀린점에 놀랐습니다.

전 단순히 뒷바퀴 좌우의 힘의 배분이 EDL의 원리를 응용해서 각륜에 독립제동을 운전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걸어주어 모션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제의 AYC의 구성은 플라네터리 기어셋과 멀티클러치를 가진 토크배분기의 모습이더군요.

즉 전후륜의 토크 배분을 제어하는 4륜 전자제어 센터디퍼렌셜과 같은 것이 후륜의 좌우를 제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동안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상당히 진보된 기술적 시도이더군요.

물론 어떠한 기능을 보여줄지는 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드웨어의 구성을 보았을 때 소프트웨어의 개입에 따라 모션의 긍정적 향상에 대한 space가 많기 때문에 이 시스템이 진화하면서 보여줄 차세대 모델들의 핸들링 성능은 상당히 발전적일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ACD와 AYC가 장착되어있지 않은 란에보의 4륜구동도 충분히 훌륭하고 상당히 자연스러웠습니다.

사실 전자제어 4륜구동의 경우 차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자제어 4륜 구동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단점은 코너를 돌고 있는 상황에서 구동력의 전후 배분이 디지털스럽게 되어버릴 때는 코너를 한계속도로 돌고 있는 차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스티어링 앵글각이 커지는 상황(전륜이 밖으로 미끄러져서 스티어링을 좀 더 조타해주는 상황) 즉 코너를 크게 돌고 있는데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면 전자제어 4륜구동은 출력을 후륜쪽으로 더 옮겨주어 언더를 줄이기 위한 동작을 합니다.

이때 코너를 도는 속도에 따라다르지만 때론 깜짝 놀랄만큼 급격하게 언더가 오버로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뒤로 옮겨온 토크의 양은 크지 않습니다만 앞이 풀리면서 뒤에 힘이 가해질 때는 그 양을 떠나서 인위적인 움직임이기 때문에 코너에서 속도가 높은 경우 차의 모션이 상황에 따라 급히 변화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계식 4륜에 정감을 더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북미형 란에보의 비 전자식 4륜구동은 정직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기회가 된다면 ACD와 AYC가 장착된 란에보를 한번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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