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treet Battle란에는 처음 글을 쓰는것 같네요.
 
지난 일요일날 수원 본가에서 춘천 제 집으로 오던 중에 겪은 일을 적어보려 합니다.
 
수원에서 춘천으로 오는 방법이야, 워낙 다양하게 많지요.
 
편하게 오려면, 외곽을 타고 구리에서 46번국도(경춘국도)를 타고 오는 방법이 무난하겠지만,
톨을 지나는것도 귀찮고, 간만에 창문열고, 시원하게 달려볼 마음으로, 광주쪽으로 향했습니다.
 
풍덕천을 지나, 광주에서, 팔당쪽으로, 해서 양수리를 지나서, 대성리 부근에서 경춘으로 올라타는, 드라이브코스로는 아주 좋은 길이지요.
 
일요일 오후였던지라, 크게 막힘없이, 경춘까지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물론, 포크레인을 실은 트럭이, 양보도 없이 왕복2차선 도로를 점유하고 한 3~4킬로를 저속주행한 덕분에, 뒤에서 졸졸 따라가던 차량들에 조금 짜증이 나긴 했지만...
 
아무튼, 경춘을 올라타고부터는, 간만에 혼자하는 드라이빙이기도 하고, 금요일날 휠과 타이어를 업그레이드하고, 드라이빙이 무척이나 안정적으로 변한 김에, 속도를 조금(아주 조금만...) 내어보려 했었습니다.
 
물론, 경춘국도는 하도 많이 다녀서, 코너들과 카메라위치, 기타 대략적인 도로상황은 파악을 하고 있던 터이구요.
 
테드에, 유명산 & 중미산으로 투어를 오시는 분들이 많으신 관계로, 청평 부근의 길은 잘 아시리라 보구요.
 
서울 -> 춘천 방면으로, 신청평대교가기 한참 전, 청평검문소가 있지요?
청평 검문소를 향하는 내리막이 있기 전에 약간의 오르막 끝에서 좌커브가 있구요.
 
한참을, 약 x00킬로의 정속주행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2차선으로 주행하다가, 추월을 하려고 1차선으로 올라가며 좌커브를 돌던중...
 
난데없는 Y2가 2차선에서 제 앞으로 따고 들어오더군요.
 
저도 방금 추월선으로 들어온 상황이었고, 주행선에 있는 동안, 제 룸밀러에 보이지 않았던 모빌이었던지라, 오르막에서 꽤나 차고 올라왔거나, 꽤, 달려왔던 모빌인듯 했습니다.
 
저와 같은 '강원 춘천' 넘버... "강원" 에 "가"가 춘천입니다. ('나'는 원주 '다'는 강릉... )
약간 놀라며 턱인을 하는 와중에, 다시 주행선으로 빠지더군요.
 
음... 배틀 의도는 아닌듯 하여, 전방에 신호가 뚫린것을 확인하고 내리막을 내달렸죠. ('내달렸다'는 표현에 엄청난 속도를 생각하심 안됩니다. 저, 웬만해선 경춘국도에서는 x20 이상은 잘 안 달립니다. 노면상태도 워낙 안좋은터라...)
 
인치업에 고성능 타이어로 바꿔신은지라, 평소보다는 약간 달려보았습니다.
 
청평검문소를 지나고, 약간의 코너가 있었지만, 평소에도 코너에서 엥간해선 브레이킹을 안하는지라, 그냥, x20의 속도로 주행을 했구요.
 
전방에 신호가 적색으로 바뀐걸 확인하고, 엔진브레이킹을 걸면서 비상등을 점멸했습니다.
(별건 아니지만, 고속도로나 특히 국도상에서는 제동시에 비상등을 꼭 켜줍니다...)
 
1차선에서 신호를 대기하고 있었구요. 아까의 그 Y2가 2차선 제 모빌 바로 옆에 대기하고 있더군요.
저야... 별... 신경을 안 쓰고 있었습니다.
 
신호가 바뀌고, 출발...
평소, '1등정신'에 충분히 입각하여 다니곤 했지만(^^;), 요즘 기름값이 하도 무서워서... 느긋하게 출발을 하고 있는데, 옆차선의 Y2... 앞이 불쑥하고 들리며 휠스핀을 내면서 출발을 하더군요...
 
속으로 그랬죠... '뭐지??? Y2면 최소한 .8 아니면 2.0... 그이상일 수도 있는데, .5짜리 소형차랑 뭘 하자는거지???'
 
가끔, 드라이빙을 하다보면, 제 모빌이 서스펜션 튜닝이 되어있어서 자세가 좀 낮아서인지, 뒷유리창에 붙어있는 동호회스티커때문인지... 아니면, 저배기량 차량에게 추월을 당한게 자존심이 상해서인지...
추월당하고 나서, 무지막지하게 따라붙어서, 제 옆을 휙~하고 지나가는 차들이 꽤나 많았거든요.
 
아무튼... 전, 그 Y2의 의도는 제대로 모르겠지만, 제 모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휠타이어에 대한 테스트도 할겸...
조심스레 쫓아갔습니다.
*침까지는 아니고, 적당한 간격을 가지고...
 
어허~! 그런데 이 Y2가... 양식질을 시작하는데, 깜빡이도 안 넣고, 마구마구 따면서 가더군요.
(저도 가끔씩 양식질은 합니다만, 아무리 급차선변경을 해도 꼭! 깜빡이는 넣어줍니다. 하긴... 그래도 뒷차량들은 좀 놀라겠지만요... --;)
 
매너없는 드라이빙은 결코 용서가 안되기에... 저도 전조등 켜고 배틀모드로 진입을 했습니다.
신청평대교로 빠지는 길 조금 못 미쳐서 있는 카메라...
속도를 줄이더군요. (여기, 표지판이 워낙 멀리 있고, 신호등들 사이에 섞여있어서, 그냥 지나치는 차들 많습니다...)
음... 이길을 잘 아는 사람인가보다... (춘천 차량이니 당연한 거겠지만...)
 
청평시내 빠지는 길을 지나, 제가 슬쩍 추월을 했습니다.
오르막...
안따라오는건지... 못따라오는건지... 뒤에 안 보이더군요...
상천 휴게소부근을 지나, 다시 나오는 오르막...
그때까지도 안 보였습니다...
 
가평부근, 남이섬으로 빠지는 삼거리 신호에서 옆에 붙더군요...
음... 계속 따라오긴 했나보다...
신호가 바뀌고... 풀스로틀...
 
보통 여기서부터 다리 지나서 우커브지난다음에 있는 카메라까지는 꽤나 달리는, 아니 달려지는 길이지요...
달렸습니다...
약 x50... (타이어를 약간 오버사이즈로 끼운터라, 계기판속도가 예전에 비해 느리게 나오는걸 생각한다면, 순정계기판으론 x60정도?)
 
룸밀러로 보니, 열심히 왔다갔다하며(다리위에는 흰 실선, 차선변경 안되죠... 그럼에도...) 따라오더군요...
 
갑자기... 이런 사람하고는 배틀의 의미가 없겠다...
테드에서 항상 보아오는, 그런 깔끔한 매너의, 단지 드라이빙을 즐기는 차원에서의 배틀의 기쁨도 느낄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냥, 먼저 보내줘야겠다...라는 생각에 2차선으로 변경하고,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거리는 줄어들었구요.
 
그런데... 왜... 그 짧은 순간, 제 뇌릿속에, 얼마전에 보았던 동영상이 생각나는걸까요? --;
바이퍼와 스바루 임프레자와의 서킷주행동영상...
코너링에서 임프레자가 간신히 따라붙으면, 직선에서 바이퍼가 다시 튀어나가고... 다시 코너에서 붙여주고, 직선에서 도망가고...

ㅡ..ㅡ;;;
 
뒤에 붙을 만 하면, 킥다운해서 앞으로 튀어나갔다가... 속도 줄이고... 다시 붙으면, 튀어나가고...
속으로 외쳤지요. '넌 나한테 안돼... 그냥... 조용히 가자... 그리고, 매너있게좀 운전해라... '
두번정도 그러다가, 그냥 보내버렸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우측 깜빡이를 켜줬죠... 추월해 가라는 의미로...
걍... 휭... 하니 가더군요... 가면서도 역시나 깜빡이 안넣고 양식질... --;
 
'배틀'이라고 하기에도 뭣했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은... 배틀이었네요...
에휴...
 
(참고로 제 모빌은 위에 프로젝트명으로 적었지만, 베르나 세단이구요. .5에 SOHC에 오토미션입니다. 차종을 제가 직접 고를 수가 없었던지라, 소치에 오토... 힘딸림에 무척 불만이 많았고... 덕분에(???) 이것저것 조금씩 차에 해준게 조금 되구요... 에구... 앞으론, 그냥... 조용히 다녀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