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2002년 3월에 있었던 일이니 벌써 2년도 더 된 일이네요. 
그때 써 두었던 글을 조금 정리해 봅니다.
(렉서스 LS430과 달리기 한 내용도 조만간 함 올려 볼까합니다.)
...
 
구미공단에 위치한 대기업 한 곳에 technical consulting을 맡고 있던 관계로 구미는 종종 가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구미를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예상보다 일찍 오후 2시쯤 일이 끝나 시간도 널널하여, 대구에 있는 아는 분이나 만나고 갈까 전화를 하니 마침  다른 일이 있어 시간을 낼 수 없다는 말에, 그냥 발길을 돌려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정말.. 여유있게 음악도 들으며...또 날씨도 아주 따뜻해 오랜만에 에어컨도 동작시켜 보며... 생각의 나래도 가끔 가끔 펄쳐보며... 그렇게 그렇게 한가로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대전이 그리 멀지않은 옥천을 조금 지날 즈음 룸미러에 범상치 않게 빠른 속도로 다가 오는 물체가 하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날은 한번 달려 보고 싶은 생각도 좀 있었는데다가 도로사정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혼자라 부담도 없어 '잘됐다...함 달려보자' 생각했지요.
 
일단 앞으로 보낸 후 차종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바짝 따라 붙어보니 Volvo S80, 쉬원치 않은 시력으론 880 처럼 보이더군요 그리고 그 옆에 붙어있는 T6.
순간 사양은 잘 모르겠지만 전에 언젠가 광고에서 스쳐 보았던 내용이 잠시 떠오르며...
'어! 이거 신형 터보인데...괜히 집쩍거리다 창피 당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손 발은 이미 쉬프트다운후 가속패달을 밟아 S80 T6 추월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바로 의식한 T6는 앞의 걸기적 거리는 차를 피해 3차선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앞이 트인 편도 3-4차선의 도로에서 저는 1차선 T6는 3차선에서 총력! 질주(?)...
알람 타코미터가 없는 저는 대개 급가속, 고속주행시 주로 RPM 미터만을 훔쳐 보아가며 변속 시점을 잡곤 합니다. 최대출력이 약 6500에서 나오고 연료차단이 7200에서 이루어지므로 타이밍을 조금 놓지면 실속하기 쉽상이기 때문이지요.
 
3단 시프트다운후 거의 7000에서 변속... 그리고 4단 거의 7000에서 다시 변속...
고개를 돌릴 여유도 없어서 룸미러만 흴끗 쳐다 보았습니다. 하지만 T6 는 보이질 않더군요 옆눈으로 훔쳐볼 수 있는 시야에도 잡히지 않으니 1차선과 3차선이라 폭이 좀 넓긴 했지만 그야말로 아주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대전이란 촌에 살고있는 저로서는 흔히 만나기 어려운  팽팽한 상대.....
마지막 5단...RPM 게이지가 6500을 거의 넘게 되어서야 룸미러에 대충 T6가 보이기 시작했고 제 애마가 7000을 향해 마지막 힘을 쏟아 내고 있을때야  아주 서서히 멀어져가는 T6를 볼 수 있었습니다....흠...~~ 힘들다...
 
좀 떨어진 T6를 확인하고... 이제는 일단의 성능을 확인한지라, 다시 서서히 감속...
T6는 한동안 저와 거리를 유지한채 가까이 오려고 하지 않더군요...
대전이 가까워지며 차량이 점점 늘어나자 이윽고...서서히 뒤로 접근하여 한참이나 사자 앰블럼이 붙어있는 제 애마의 뒷 모습를 바라 보더군요...그차도 혼자...나도 혼자...허탈한 심정일까...?
그 정도 성능이면 왠만큼 만나는 일반 세단들은 가볍게 제치고 달려 왔을텐데...
얼마 후 대전 톨게이트로 빠져나오며 작별....
 
대략 140부터 220정도까지 달려 본것 같네요, 제 차는 몇 가지 라이트 튠 되어 있고 5속 7200RPM, 약 230 정도에서 연료차단 됩니다.
 
사무실에 와서 확인한 S80 T6의 제원은
직렬 6기통 DOHC Twin-Turbo
2922 cc, 272 bph/5400 rpm
38.8 kg.m/2100-5000 rpm
0-100 km/h 7.2 sec.
max 250 km/h
 
추가:
본인의 실험주행(배틀)은 전용 와인딩 로드나 트랙이 아닌 일반 공도의 짧은 구간에서의 주행 결과로 사실상 상대 차의 드라이버가 최선을 다했다는 객관성을 가지기 어려운 제한적인 단거리 구간에서의 달리기 였음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이런 결과는 차량의 전반적인 성능 평가와는 별개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본인은 가능한 드라이빙 스킬이 배제된 단순한 기계적 달리기 성능 평가에 조금 더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그런 부류의 사람중 하나로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