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년전 MBC TV에서 납량특집 비슷하게 매주 금요일밤인가에 "이야기 속으로" 라는 프로그램을 방영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귀신얘기 일색으로 방송위원회의 경고를 받고 퇴장당한 프로인데요..
 
경기도 가평군 명지산 귀목고개의 이야기.....생각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자동차 배틀은 아니지만 자동차로 경험한 오싹한 납량특집 이야기라 배틀란에 써보겠습니다.
 
 
- TV에서 귀목고개에 나타난다는 귀신이야기를 보고 상당히 현실감있게 느껴지더군요. 귀신을 목격한
 
경우가 2번 있었는데 그중 한번은 월간 "산" 이라는 제법 그럴듯한 잡지사의 기자들 2명이 경험한 것이
 
라 더욱 신빙성이 있었습니다. TV에서도 나왔지만 내가 추가로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보니
 
실제로 당시 명지산 귀목고개에서 귀신을 본 월간 "산" 의 기자 중 1명은 현재까지 정신분열증으로
 
정신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고 합니다..
 
 
- 그리고 명지산 인근 주민들도 밤이나 비오는 날엔 귀목고개에 잘 안간다고들 하더군요...귀신이 출몰
 
한다는 소문이 인근지역에도 파다했구요.
 
 
- TV프로를 본지 거의 1년이 지났을 겁니다. 아주 더운 여름날.... 나는 문득 예전에 들은 귀목고개의
 
이야기가 생각났고....명지산과 귀목고개에 대한 자료를 검색해보니 위와 같은 내용의 글들이 인터넷에
 
여전히 떠 있더군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거기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곳이었지만 대충 지도를 보고 챙기고 위치를 확인한 후...출발합니다..
 
 
- 출발시각은 새벽 0시 30분.... 토요일 밤이었습니다. 귀신을 만날 것에 대비해 내차안은 그야말로 남
 
의 나와바리로 쳐들어가는 조폭 행동대장 마냥 각종 흉기들로 중무장된 상태였습니다...--;;
 
길이 120cm의 중국산 접검을 주력무기로 쌍절곤, 목검, 영화 스크림에 흉기로 나왔던 2자루의 휴대용
 
사냥칼이 조수석에 배치되었습니다. 쓰고보니 불법무기들이로군여..--;;
 
근데 이걸로 귀신하고 뭘 하려고 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네요..ㅎㅎ
 
 
- 경춘가도를 통해 가평까지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내달렸습니다. 새벽의 경춘가도는 밤안개가 너무
 
나 자욱해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가평군까지는 정말 운치있는 드라이브였습니다. 가평군에
 
진입하고 지도를 보며 북면이라는 곳으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북면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좁은 시골
 
길이더군요. 드디어 명지산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민박집들도 많이 보였구요.
 
여기까지는 전혀 무섭다거나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냥 평범한 야간 드라이빙이었죠.
 
 
- 얼마를 갔을까요? 드디어 가로등이 도로에서 사라지고 사방천지에 인가의 불빛이 전혀 보이지 않는
 
산길을 타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 시작했습니다. 길은 매우 좁았으며 안개가 자욱해서 내차의 우렁
 
찬 7ism 배기음 외에는 사방이 고요했습니다. 너무나 고요했고 점점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
 
요. 이 야심한 시각에...차안의 시계는 새벽 2시를 넘기고 있었고.. 점차 머리끝이 쭈삣 서는데 백미러
 
및 룸미러를 보기가 점점 두려워졌고 급기야는 거울 쪽으로는 눈길도 줄수가 없게 되더군요. 누군가 뒷
 
자리에 있을것 같다는 느낌때문에 운전에 집중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룸미러를 보다간 뒷자리의
 
무서운 눈동자와 마주칠것 같은 공포감이 엄습해왔습니다.
 
 내 차의 헤드라이트 불빛 바깥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절대 암흑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혼자서 스스로 점점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나 무서운 느낌이 들더군요..
 
 
- 그래도 나는 기계적으로 계속 달렸습니다. 그러나 이제 핸들을 돌려야한다는 간절한 열망이 맘 한구
 
석에 싹이 틀고 있었죠. 빨리 집들이 보이는 안전한 지역으로 되돌아 나가고 싶었습니다. 사람이 만드
 
는 불빛이 그리웠습니다. 바로 그때 안개속에서 완만한 코너를 도는 순간  나는 거의 혼비백산하며 급
 
브레이킹을 하고 말았습니다.  차도 중앙에서 두명의 젊은 여자가 펄쩍펄쩍 뛰며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
 
습니다!!  나는 순간적으로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되더군요. 귀신이다!  아냐 절때로 그럴리가
 
없다!  그냥 차로 밀어버리든가 도망가야한다는 본능적인 외침을 마지막 남아있던 이성으로 침착하게
 
제어하면서 차를 완전히 세웠습니다. 바로 그순간 한명의 여자가 내차로 달려들더니 운전석 창문에
 
달라붙으며 얼굴을 옆으로 바짝 붙이며 말하는데 거의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
 
지만 무섭다는 생각이 가득찬 채로 계속 긴장하면서 왔다가 뜻밖의 상황을 만나고 운전석쪽 창문에
 
여자 얼굴이 확 달려드니까 거의 기절초풍 수준이 되더군요.. 분명 사람의 목소리였고 매우 다급한 목
 
소리였습니다.. 도와달라는 목소리... 여자는 내차의 운전석문을 계속 열려고 바둥거렸습니다.
 
그래 분명 사람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고 잠긴 차문을 열었습니다. 문이 왈칵 열리더니
 
여자가 울면서 소리를 지르더군요...
 
"서울까지 데려다주세요.. 같이 온 친구랑 싸웠는데 화난다고 우리만 여기 버려두고 혼자 차를 가지고
 
가버렸어요!!"
 
내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그러나 여자 둘은 어느새 내 차의 뒷자리에 타고 있었고
 
나는 지금까지 오던길을 돌려 명지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여자 둘 다 미인은 아니었습니다...--;;
 
근데...갑자기 뒷자리의 여자들이 정말 사람이 맞는지 또 겁이 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올라오면서 마주 내려가는 차를 본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 겁니다...--;;
 
정말 이 여자들의 친구차가 이길로 내려간게 맞긴 맞는거겠지? 길도 하나뿐인데...ㅠㅠ
 
룸미러를 힐끗 보니 화장도 야시꾸리한게 완전 전설의 고향 스타일이고 더우기 눈물로 범벅이 되서
 
눈화장은 거의 환장할 수준입니다.... 여자들은 차안에서 정신없이 내게 무언가 얘기를 했지만 귀에
 
들어오는게 하나도 없더군요.. 정말 무섭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드디어 최초의 인가불빛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가로등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는 살았구
 
나..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바로 그때 뒷자리에서 귀청이 찢어져라고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거의 심장마비되는 줄 알았습니다... 너무나 무서워서 차를 세우고 손에 잡히는 무기를 들고
 
차문을 벌컥 열고 내리는 순간.... 여자들이 외칩니다..
 
"저기 저 차에요.. 다시 오고 있어요!!"
 
난 보지도 못했는데 여자들이 먼저 보고 소리를 지른거죠... 얼마나 내가 정신이 없는지...원..
 
마주보이는 10점 등... 터비였습니다.. 음악을 쿵쾅거리면서 팔하나를 운전석 바깥에 걸치고 손가락에
 
담배를 걸어놓은 젊은 남자가 차를 세우더군요... 여자들을 버리고 갔다던 그 친구였습니다.
 
간단하게 여자 2명 인수인계식을 마치고...
 
나는 너무 긴장하고 지쳐서 그날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차안에서 잠을 잤답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게 되었네요. 요즘도 가끔 야간에 홀로 드라이빙을 할때면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