냠..몇일 전에 있었던 일임다..
 
지난 7월까진 집이 압구정이라 선능에 있는 제 하건까지 왕복 7키로..
지름값이라곤 거의 신경을 안쓰다,  이사온 후..무려 일곱배가 늘어난 출퇴근 거리로 인해,
기름게이지 쑥쑥 내려가는게 익숙칠 않아, 늘..가슴이 조마조마 하답니다.
 
출근길에 깜빡깜빡 들어오는 주유등을 불안한 듯이 바라봄서 숨 죽이고 갔었는데..
(하건에 세워두고 버스타고 들어와야지 함서 나감.)
퇴근 길.. 애들 수업이 끝나고 모두 보낸 후, 버스타고 퇴근 하려고 생각하니..이론..
지갑도.. 호주머니에 동전 한푼도 안갖고 나온검다.
 
할 수없이 이엡에 시동을 걸었슴다.
머릿속엔 네비게이션이 삐이~소리를 내며 작동하기 시작...
집까지의 최단거리 약도가 펼쳐지고..언덕이나 굴곡이 가장 적은 도로의 등고선이
삐익삑..함서 출력되기 시작했슴다.
강남을 빠져나가는 그시간대 가장 덜 막히는 도로가 떠오르고..
가속주행과 탄력주행 예상지역의 위치도가 펼쳐 졌슴다.^^
  
일단 언덕의 굴곡이 적은 개나리아파트로 내려가, 강남역까지 쭈욱 갔슴다.
기름이.. 최소한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모든 소리와 차의 꿀럭임을 온몸으로 집중해
느끼며 조금의 부하도 걸리지 않도록 초섬세 스로틀모드로 돌입했슴다.
내리막은 무조건 기어를 중립으로 빼고 탄력 주행...
어쩌다 막힌 차가 있슴 최대한 각을 부드럽게하여 차선변경..
3단 30..4단 50... 5단 65키로에서 변속...히히..
 
한동안은 주유등이..내리막에선 들어오고 오르막에선 꺼지더만..
강남역을 지날무렵부턴 내리 켜져 있는검다. 흑흑..
신사사거리 전 언덕길에서 부턴 내리막...오씨..쩌아래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림서
중립에 브레이킹만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동안, 뒤에서 몇넘이 빵빵 거리네요.궁시렁궁시렁..
 
홋...드뎌 쩌아래 사거리 신호가 열렸슴다.
거기서부터 한남대교 중간까진 탄력주행으로 가야함다.
정신을 가다듬고 서서히 스로틀을 열었슴다.(가 아니라 브레이킹 페달을 놓았슴다.)
11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꽤 많이 막고있는 전방차량들의 행렬사이로 마치
갤러그를 하듯 길을 찾았슴다.
차선 변경시엔 최대한 핸들링 브레이크가 먹지 않도록 부드러운 라인을 그리려 애를 썼슴다.
뒤에서 몇몇 봉고..트럭..또또바이까지 빵빵 거렸지만, 집중력을 흐리지 않으려고 전방만
날카롭게 쏘아 봤지요.
 
점점더 가속이 붙고 있는 중..흐미..신사 사거리 도산대로쪽에서 합류하는 차량들 피하느라,
이마엔 진땀이 흐르기 시작했슴다. 일차선으로 밀려 거의 중앙선을 넘을뻔도 하며 아슬아슬하게 탈출..
후잇..앞에 펼쳐지는 한남대교 진입 내리막...
이엡의 속도계는 40..50..60...80에 이르기 시작하는검다. 이야호~
 
경부고가를 지나 다시 오르막.. 속도는 다시 40으로 줄고..
앞에가는 차들의 막힘과 뒤에오는 차들을 비켜가느라, 내 눈은 룸미러와 창문앞을 번갈아 보기위해
바쁘게 움직였슴다.
 
냠...한남대교 중간까지가 목표였는데.. 진입할 즈음..모빌은 이미 탄력을 잃고..
속도계를 보니, 시속 30... 잠시 망설이다 4단을 넣고 조심스레 가속하기 시작했죠.
뽈뽈 거리며 한남대교를 통과, 흐흐..다시 내리막.. 단숨에 탄력으로 고가를 오르고..
또 내리막... 냠..궁둥이에 힘을 빡주고 밀듯이 몸을 움직이는데, 잠시후 가속감을 잃고..
남산 1호터널 고가입구서부터 다시 가속하기 시작했슴다...
터널 진입 후 중간부턴 또 내리막..히히..
 
을지로에 도착해 좌회전을 했슴다.
시청앞까지 가는동안 1500 알피엠을 넘기지 않기위해, 먹이를 노리는 맹수와 같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타코메타를 뚫어져라 봤지요.
잠시 신호대기면.. 아이들링중 시프트레버를 잡은 손에 약간의 미동만 있어도
"씨바..여기 서버리는거 아냐.." 그럼서 조마조마  했슴다.
 
광화문까지 가는동안 또 조심스레 차선을 바꾸어 갔슴다.
사직터널쪽으로 우회전...지금부턴 오르막임다.
아..최소한의 등판력을 얻기위해 어쩔수없이 1600을 넘기는 알피엠게이지가 원망스러웠슴다.
 
 
금화터널을 지났슴다. 지금부턴 라스트 피치를 올려야 함다.
'그래..쎄브란스..연대를 지나..연희교차로, 가좌역까지..한달음에 달리는거야.. 넌 해낼 수 있어..'
터널을 빠져나오며..비장한 표정으로 (룸미러로 얼굴표정 확인했슴다.) 시프트레버를 중립으로
힘차게  밀어 넣었슴다...
 
내리막 고가.. 300 미터전방엔 속도감시 카메라..자칫 중립을 방치하면 카메라에 찍힐 수도있어,
예상속도를 맞추기위해 주의를 집중했슴다.
아뿔싸.. 70 이상이면 찍히는데 속도계는 80 에 다가갑니다.
'흠...여기서 속도를 줄이면 연대앞은 커녕..쎼브란스도 통과하기 힘들다..'
전 모험을 걸었슴다.  걍..통과하기로...
작년 가을 뿌려논 스프레이가 아직 효과가 있을지...히히..
80 의 초고속을 찍으며 카메라를 그대로 통과...호옷~ 먹통임다. 룰루~
 
이엡은 가속하기 시작함다. 속도계는 90을 넘으며 지나가는 몇대의 택시..에쿠스도 추월해 갑니다.
' 씨박..다 덤벼~' 그럼서 속으로 외쳤슴다.
 
쎄브란스 입구에 도달해 우로 휘는 코너..타야 그립을 살리고, 가중되는 횡G를 줄이려 최대한
넓은 곡선을 그리며 어택... 이론 씨바.. 파란불이 끝나갈 무렵이 다가옴다.
신호등앞 내리막즈음 노란불 점등.. '달려~니기미~!!'
그대로 신호등을 통과해 한달음에 다음 언덕까지 기어 올라갔슴다. 휴...
 
 
헤헤..고담부턴 약한 내리막.. 집에도 거의다 왔겠다..
전 여유있게 알피엠을 올려 모빌을 밀어 붙혔슴다.
성산회관앞을 지나면서 탄력을 이용,1800 알피엠에 5단.. 100 키로를 넘는 쾌거를 이룩했지요..
 
 
 
집앞 행길에 정차했슴다..
함께 고생한 제 이엡이 대견스러워 대쉬보드를 한번 쓰다듬어 줬슴다..
한번 더 이렇게 달리다간..말라주글꺼 같앴슴다.
뿌듯한 마음으로 차에서 내려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동안 생각 했슴다...
 
 
'씨바..낼아침 주유소 도착하기 전까진 움직여 줘야 되는데...' 히히..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