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휴일 오후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배틀은 아니며^^; 그제밤에 있었던 즐거웠던 주행이 기억에 남아 올려봅니다.
 
 
부슬부슬 비가오다 막 그친정도의 시원한 밤이였지요.. 여자친구와 살짝 다투고 연락하기가
뭐해 드라이브나 해보자해서 출발한게 밤 10시쯤 이였지요. 양평쪽이 항상 그렇듯이 안개도
살짝 끼었고 서늘한 느낌이 좋아 6번도로에서 춘천방향 산길로 살짝 빠졌지요.(도로이름을
모르겠군요 100번도 더다닌길인데) 왕복2차선에 '봉쥬르' 라는 유명한 까페도 있는 길인데
아는분 많이들 계실꺼라 생각합니다. (적당히 차도 안다니고 적당히 꼬불꼬불한것이 왕복
한시간정도 편하게 드라이브하기에 굉장히 좋답니다.)
 
새로 편집한 CD를 들으면서 한 10분정도 달렸을까 앞에 땅땅하니 빠방한 엉덩이가 신호대기
하고 있는것이 눈에 띄더군요. 형상을 봐서는 C클레스같기도한데 빠방한것이 아니기도하고
E클레스라 하기엔 역시 좀 작다싶은것이 무지 이뻐보였습니다. 잽싸게 뒤에 붙어서 살펴보니
신형 CLK더군요^^ 사진에서보고 무지 이쁘다 싶었던 녀석인데 막상 만나니 자세히 구경하고
싶어졌습니다.
 
신호가 바뀌고 CLK가 앞에있던 세피아를 추월하려 움찔거리는걸 보며 저도모르게 이렇게
말했지요..
 
"아저씨 같이가~~~"
 
깔끔하게 가속하는 CLK를 보며 저도 풀악셀로 따라 붙었....다가 받을뻔 했습니다^^; 다밟을
필요는 없었는데 왠지 320이라는 숫자에 슝~ 하고 날아가버릴것 같아서 오버했더랬지요..^^;
좁고 구불구불하고 어두운 시골 길이라 속도는 별 의미가 없고 바꾼지 얼마 안되는 18인치휠과
스포츠 타이어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참..제차는 엔터3.0입니다)
 
꼬불꼬불길을 잘도 달리는 CLK 뒤에 딱붙어서 '네가돌면 나도돈다' 라는 무대뽀로 앞차의 브레
이크등만 바라보며 똑같은 브레이킹포인트에 똑같은 브레이크를 유지하며 졸래졸래 한참을
달렸지요. 하지만 길이 어둡고 미끄럽기도 했지만 80~120 사이에서 영 속도를 내지 않는것이
별달리 저를 의식하는것같지 않더군요..; 우울해져서 '그래 내차가 상대가 되겠니' 하며 속도를
줄이고 다시 유유자적 모드로 전환하니 CLK는 잘도 사라져 갑니다.
 
그러길 2분이나 되었을까.. 갑자기 CLK가 속도를 줄입니다. 뻥뚫린길인데 더 꼬불꼬불한데서
도 잘 달리던 CLK가 슬슬 속도를 줄이며 가까워져옵니다. 마치 '어 왜안따라와? 재미없어?'
하고 말하는듯 합니다.
 
회심의미소가 입가에 흘렀지요.. 피던 담배를 잽싸게 비벼끄고 중얼거립니다 "그럴리가 아자씨
~또 신나게 달려~"
 
이후로 10분정도 꼬불꼬불 산길을 열심히 달렸습니다. 별로 빠르지도 않고 전투적이지도 않았
지만 차도없고 아무도 없는 시골길을 창문 열어놓고 같이 달리는 기분이 재법 상쾌합니다. 깊은
코너가 있으면 일찌감치 브레이크 밟아주고 멀어진다싶으면 더는 달리지 않는것이 친구랑 함께
달리는것 같습니다. 춘천으로 빠지는 길 앞에서 비상등키고 휙 돌아서 다시 서울을 향했습니다만
왠지 그차도 유턴해서 따라올것만 같았지요.
 
서울 조금 못와서 논가에 차를 잠깐 세우고 안개낀 농가를 보니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착각해서 달렸을 공산이 90%쯤은 되지 않겠냐 싶긴 하지만 무지 상쾌했던 기억이 잘 잊혀
지질 않습니다.
 
CLK아자씨 담에 만나면 또 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