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처럼만에 학교에 갈일이 있어 밤11시가 넘은 시간에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방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서운 분기점에서 합류하는 순간
뒤에서 하얀빛이 번쩍합니다.
사이드 미러를 보니 제논빛이 저뒤에 보입니다.

들어갈 공간이 충분했고 고속크루징을 하는것도 아닌데
왜 구지 저 뒤에서 하이빔을 날릴까?
하는 생각과 함께 조금 기다렸다가
먼저 앞으로 보냅니다.

지나가는 차는 다름아닌  쥐색BMW 325ci 후기형이고
차는 오픈상태였으며 젊은 남자분 두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속으로 생각해 봅니다.
"차도 많지 않은데 따라가볼까? 괜히 따라갔다가 봉변만 당하는것 아닌가?"
하지만 오랫만의 고속주행이고 기회가 흔치 않겠다 싶어
3단으로 쉬프트 다운하고 부지런히 따라갑니다.
차가 많은 상황이 아니라 차선변경이 많이 필요하진 않았습니다만
선행차는 325ci의 고속안전성을 저에게 직접 확인시켜 주고 싶었는지
잦은 차선변경을 합니다.
오픈상태였기 때문에 오너의 표정이 보입니다.
그리고 동승자는 고개를 돌려 뒤를 보고 제가 계속 따라오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합니다. 속으로 괜히 무시당하는 기분을 느끼며
엔진을한계까지 돌려서 190까지는 크게 뒤떨어지지 않고 따라갔습니다.

좀더 멀어지려 하는순간 2차선으로 좁아지는 신월ic가 나왔고
325ci가 속도를 줄이며 1차선으로 들어간 순간 전
좀더 빠른 2차선의 흐름을 타고 추월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빠르진 않네;; 망신은 면했다..."
라는 생각이 드는 찰라 끝난줄 알았던 배틀이 다시 시작됩니다.
순식간에 저를 추월해서 1차선도 아니고 2차선도 아닌 가운데 차선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더티플래이를 하는 325ci의 궁댕이가 평소보다 이뻐보이진 않더군요.
1차선쪽으로 빠질려고 하면 바로 진로를 막고 다시 2차선으로 빠질려고 하면
곧바로 이어지는 진로방해;;

난감합니다. 고속도로에서 같이 재밋게 달렸음 됐지
이건 너무하다 싶어 그냥 추월할 생각 안하고 얌전히 달렸습니다.

그리고 고속도로종점이 나오고 양화대교 방면으로 빠져서
첫번째 신호에 공교롭게도 같이 1열에 서게 되었습니다.
오너가 윈도를 내리고 저를 처다보길래 저또한 윈도를 내리고

아저씨 그렇게 달리시면 안되죠! 라고 할려고 했는데 용기가 약간 모자라는 바람에
착한학생 모드로 변환해서 "차 잘나가네요!" 라고 무뚝뚝하게 한마디 던집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엑셀레이터 1/3밖에 안밟은 거라며 비꼬는 말투를 날립니다.
순간 자존심이 무너집니다.
화를 내려고 하는 찰라 동승자가 그래도 저한테
미안했는지 그쪽도 잘나가던데요..몇cc에요? 튜닝한거에요? 이렇게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저는 "All 순정"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1600cc 수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오너가 신호 떨어지면 달려보자는 말에 알겠다고 말하고 윈도를 올립니다.

참고로 전 드레그를 해본경험은 송도에서 그냥 끄적끄적 해본경험이 전부입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4000rpm정도에서 클러치를 이을때 가장 휠스핀이 적다는것과
퀵시프트를 장착하고 쉬프팅 연습을 많이해서 쌓은 허접한 실력뿐입니다.

신호가 바뀌자 실수 없이 4000rpm 쯤에서 클러치를 이었고
드드드득~ 하는 휠스핀을 내며 출발합니다.
옆을 볼 시간도 없이 1단이끝나버리고 정신없이
2단을 꽂아 넣습니다. 궁둥이를 보여주며 앞으로 나갈것 같던
325ci는 제 사이드 미러에 잘생긴 얼굴만 보여줄뿐 더이상
간격이 벌어지지도 않고 따라 잡히지도 않은채 3단으로 변속합니다.
속도는 120이 넘어가고 있는순간 앞에 양화대교 남단의 지하철 공사구간(약한 언덕)
이 나오고 그곳에서 점프 경험이 있는지라 자연스럽게 브레이크에 발이 갑니다만
그쪽 오너는 처음 접하는 길인지 그대로 저를 앞질러 지면에서 50cm이상 점프를 하더군요

속으로 아까 무너진 자존심이 다시 회복이 됩니다.
분명 그쪽에서도 풀악셀을 했을테고..

학교에 거의다 도착해서 마지막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버스전용차로를 막으며 서더니 오너보다 오히려 동승자가 더 놀라면서
차 순정 맞냐고 되묻더군요. 오너도 아까의 오만한 태도는 없어지고
국산차도 잘나간다고 인정을 합니다.

음! 나름대로의 가벼운 무게와 수동의 조합으로 출발이 약간 빨랐고
정신없이 쉬프팅 하면서 추월당하지 않은 베롱이가 기특해 지네요~

학교에 가면서
30km를 달리는 동안 40이상 떨어진 주행가능거리에 충격을 받은채
집에 올때는 발목을 거의 움직이지 않은채 90km 정속운전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