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전에 난리가 났었죠. 무릅까지 빠질 정도의 기록적인 폭설이었습니다. 아침에 택시를 타고
 
출근하니 평상시 6,200 원 나오던 택시비가 16,000 원이 나오더군요. 출근 하자마자 퇴근을 걱정
 
해야했었습니다. 워낙 비상 상황이다 보니 퇴근 시간을 3시로 앞당기더군요. 택시든 버스든 아무거나
 
잡아 탈 수 있으면 행운인 상황이었죠.
 
무릅까지 빠지는 눈길을 걸어가야하나.. 버스를 타야하나 택시를 타야하나 고민하면서 걷다보니
 
대전 시청쪽 한밭 대로 근처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큰 사거리의 건널목을 건너고 있는 와중
 
마침 좌회전 하다가 손님 내려주는 택시에 합승을 하게되었는데 아저씨 왈
 
"조금 난폭입니다."
 
그 소리가 끝나자 마자 사거리 교차로에서 스핀턴 이라기보단 드리프트에 가까운 유턴... 옴마나...
 
뒷꼭지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휘익 돌아가고 너무 많이 돌린 것 아닌가 하는 순간에 바로
 
자세잡으면서 치고 나가는 New EF 가스차...  마치 이날을 준비해서 테크닉을 연마하신 분처럼
 
전혀 눈길에 대한 부담을 갖지않고 운전하시더군요. 눈구덩이들을 적극적인 파워의 사용으로
 
돌파하고..우회전, 좌회전, 사이드 잡고 카운터 스티어링, 대가리 휙휙 잡아돌리면서 집까지 왔습니다.
 
집에 오는 중간에 불법 유턴을 한번더 했었는, 앞 대가리가 어찌 그렇게 잘 돌아가는지... 내 기준으로
 
생각하면 당근 언더가 나서 가드레일에 키스를 해야하는 상황인데...
 
비로소 그때야 아저씨가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걸 알았죠.
 
집 근처 다와서 우회전을 해야하는데 너무 늦게 말씀드려서 약간 늦었다 싶었는데( 나 같았으면
 
당연히 그냥 직진 ) 휙 돌아가는 앞대가리... 어찌했냐고 물었더니 브레이크를 잡았다가 헨들을
 
돌리는 순간 풀어줘야 한다 그랬던가?(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내 기준으로는
 
눈길 랠리를 하는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어디선가 공터에서라면 한번 시도해 볼
 
테크닉들을 공도에서 손님을 태우고 할 수 있을 만큼 차의 거동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겠죠(시종일관 아저씨 표정은 태평하더군요). 택시비는 7,000원(합승했다고 6,000원으로
 
깍아주더군요). 다른 차들의 겐세이를 생각하면 거의 날아서 온거죠...  이제껏 제가 타본 택시
 
중에서 가장 짜릿한 경험을 안겨준 택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