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테그라로 겪은 이야기를 써보고자 했는데,, 마침 오늘 간단한 이야깃거리가 생겨, 먼저 써봅니다^^
 
황금같은 주말 오후.. 혼자만 집에서 남아 점심을 해결해야했던 저는
 
컵라면과 끓인 물, 커피 등을 챙겨 남쪽의 공원으로 드라이브를 다녀오던 길이었습니다.
 
은근히 '오늘은 또 무슨 해프닝이 생길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집으로 향하던 중
 
바이크의 약한 x침세례와 폰티악 선파이어 쿱을 탄 전형적인 양키 아해의 째리는 시선을 받았지만
 
튜닝된 gs-r을 타다보면 자주 겪는 일이라 그러려니~ 하고 얌전히 가고있었죠.
 
그러다 뻥 뚤린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신호를 받고 멈춰섰습니다.
 
약 3초 경과 후, 뒤따라온 두 대의 스포츠 카 들과 함께, 도로는 어느 새 3열의 스타팅 그리드로 변해있더군요.
 
1차선 : 인테그라 gs-r
 
2차선 : 미아타 mx5 로드스터
 
3차선 : 프렐류드 3세대(각그렌저 닮은 녀석)
 
순식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아..드디어 오늘 일 터지는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3차선의 프렐류드를 탄 운전자는 무슨 힙합 랩퍼 같은 인상착의와 표정으로 노래만 흥얼흥얼~
 
제 차와 미아타는 안중에도 없더군요..
 
그리고서 옆에 선 미아타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빨간색 바디.. 구형 팝업 헤드램프, 탑은 오픈된 상태로, 오너의 인상착의는 마치
 
"오클리" 메이커 모델과 같은 단단한 체격, 짧은 머리에 무표정한 얼굴의 싸나이 더군요..
 
범상치 않았습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미아타의 휠하우스는 손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꽉 차있었죠.
 
차 상태도 깨끗하고, 서스도 낮췄길래 말이라도 걸어볼려고 연신 운전자와 미아타의 미끈한 몸뚱이를
 
쳐다보는데...
 
제 시선을 느끼면서도 이 사람이 모르는 척 콜라만 홀짝거리더군요 ㅡㅠㅡ;;;
 
얘기가 잘 되면 그 도로 법정 한계 속도인 0-80km/h 정도의 초반스타트라도 같이 함 달려볼까 했는데 반응이 영~ 시큰둥...
 
그러는 사이 신호는 바뀌었고, 원래 먼저 배틀을 걸지 않는 제 성격상 평상시 대로
 
야암~전히 출발했습니다. 이미 배틀은 포기해버린 저는 변속 빨리하는거라도 들려줄까~ 하면서
 
1-2-3단으로 빨리 시프트업을 해버렸죠.
 
1단으로 가도 되는걸 괜히 3단까지 올려서 악셀을 지긋이 눌러주고 있던 찰나...
 
" 쒜애애애액~ 피쓔~~웅 "
 
그렇습니다.. 미아타.. 터보였습니다 ㅡ.ㅡ;;;
 
2초 남짓 되는 시간 동안 부스트를 준 것 같았는데 후륜인데다 워낙에 가벼운 차라서
 
순식간에 제 앞으로 4대 차이 정도를 내면서 튀어나가더군요..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옆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던 녀석이
 
갑자기 터빈 회전음을 내면서 튀어 나가는걸 보고만 있어야했던 저는..
 
늦게나마 2단으로 다운시프트 해서 거리를 슬쩍 좁힌 뒤 크락션으로 응대해줬습니다.
 
재밌게 해줘서 고맙다는 뜻 정도였죠^^
 
그 후 얼마 있지 않아 전 왼쪽으로 빠져야 했기 때문에 미아타 터보와의 주행은 금방 끝나게 되었는데요,
 
오늘의 경험으로 알게된 건..  옆에서.. 속된 말로 쌩 까고 가만히 있는 차들이 오히려 무서울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쪽에서 배틀을 걸지는 않더라도 만약 그 때 1단에서 기어를 올리지 않고
 
3000~4000rpm 까지 밟으면서 나란히 달려봤다면 그 쪽에서 부스트를 주는 순간
 
저도 4400부터 터지는 고rpm 모드로 쫒아갈 수 있었을 텐데
 
아쉽더군요..ㅜㅠ 뭐하자고 3단까지 넣어버렸는지.. 쿨럭..
 
그 미아타는 급가속에도 휠스핀이 전혀 없던 것으로 볼 때 휠마력 100마력 중반 정도 나오는 녀석으로 보였고,
 
(순정이 100마력 초반인데 워낙 가볍고 날렵하니 저압 터보로 100마력 중반만 돼도 무섭죠..^^)
 
다음에 만나면 꼭 한번 붙어보고 싶은 녀석 중의 하나로 제 기억에 남게되었네요^^
 
싱겁디 싱거운 경험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