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저녁 석동빈 기자님의 E39 M5 칩튠 후 테스트를 위해 이른 저녁 만나 저녁을 먹고, 막히는 시내를 뚫고 신촌에 들러 김현규님을 픽업해서 시승을 나갔습니다.
E39 M5의 400마력 V8엔진은 다이노(다이노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음)에서 휠마력 340마력 부근이 나오면 베스트 컨디션이라고 볼 수 있으며, 어떤 차들은 280마력 밖에 안나오는 차들도 수두룩 합니다.

순정 출력발휘 여부는 전적으로 더블바노스의 상태에 달려있으며, 더블바노서의 상태에 따라서 큰폭의 출력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더블바노스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테스트의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워서 계기판의 마지막에 찍힌 숫자까지 점령할 수 있었고, 100km/h정속주행 연비 역시 리터당 12km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5리터 엔진으로서는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이번 테스트에 동행하면서 전 고속주행의 1/4정도의 구간을 맡았고, 나머지는 그냥 옆자리에 동승한 상태였습니다.

사실 이렇게 파워풀한 차를 그것도 수동으로 모는 차를 옆에서 탈 때 운전자가 고도로 숙련되지 않은 사람인 경우 잦은 출발과 엄청나게 빈번한 수동변속으로 인해 매번 변속충격을 발생시킬 경우 옆사람이 상당히 피곤할 수도 있는데 석기자님의 변속은 제가 당시 직접 입으로도 언급했지만 완벽에 가까운 변속이었습니다.

400마력 수동변속 차량을 시내에서 그것도 막히는데서 다룰 때 사용하는 회전수는 대부분 2000rpm이하이고, 2단으로 가다가도 클러치를 끊고 붙이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변속충격이 거의 없음은 당연히 rpm싱크로나이징이 완벽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1500rpm이하의 상황에서도 그것도 아주 약한 제동상황에서도 3단에서 2단을 힐앤토우로 마무리하는 모습은 변속만큼은 더이상 이룰 것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고속주행에서 차를 다루는 능력 역시 상당히 수준급이어서 후륜 스테빌라이저를 바꾼차여서 순정과 비교해 훨씬 고속에서 민감한 조정능력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완벽한 조정을 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자동차 관련 기자들이 운전하는 차를 모두 타본 것은 아니지만 E39 M5와 같이 파워풀한 차를 시내와 고속주행에서 석기자님만큼 잘몰 수 있는 기자는 국내에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실력이었습니다.

자동차 기사나 글을 쓰는 사람이 갖춰야할 무슨 조건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깊이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 투자하는 시간과 돈 그리고 정렬은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타이어 기사 하나만 보더라도 인터넷만 뒤져도 얼마든지 글을 쓸 수 있지만 어떤 타이어를 살까 고민해보고 다양한 타이어를 직간접적으로 자기 돈을 써가며 경험해본 사람이 쓰는 글의 깊이는 분명히 다릅니다.

저 역시 차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쏟아부었고, 계속 현재 진행형인 것은 물론이며 제 자신에게 가장 큰 투자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분명 이러한 노력과 투자가 글속에 그리고 제가 하는 업무에 수백배 반영된다는 확신 때문입니다.

석기자님 역시 사비를 털어 투자한 노력뿐 아니라 자신이 타는 차에 대해 알기 위해서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꼭 그에 관련된 주제로 글을 쓰지 않더라도 분명 그분의 글속에 녹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정도의 운전실력과 차량에 대한 지식을 갖추기 위해 그가 했던 노력과 탐구가 그냥 개인적인 취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강력한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에 큰 힘을 실어주는 배경으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최근에 제가 옆에 동승하고 이렇게 맘이 편하고 느긋했던 적은 없었을 정도로 인상적인 시승이었던 것 같습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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