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R32는 MK4 골프를 베이스로 태어난 모델로, GTI와는 약간 개념이 다른 모델입니다.
GTI가 조금 스파르탄한 스포티를 추구한다면 R32는 고속크루즈가 훨씬 잘 어울리며, MK4때와 비교한다면 R32가 순정으로 가지고 있는 세팅과 완성도는 그 어떤 MK4플랫폼을 가진 차종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순정 상태에서 R32가 가진 완성도는 엄청난 것입니다.

3.2리터 240마력 6속 수동에 4motion 풀타임 4륜구동, 18인치 OZ 순정휠, H&R+빌슈타인 순정 댐퍼, 레무스 가변식 순정 머플러, 쾨니히 버킷 시트 등 순정으로 가진 외적사양을 포함해 서스펜션 세팅과 엔진 세팅이 R32만을 위해 전용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이차에 어설프게 서스펜션을 손대는 일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을 정도로 순정 서스가 보여주는 능력은 기존에 GTI나 VR6배지를 달고 제작되었던 4세대나 그 이전세대 골프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번에 시승한 R32는 이미 여러차례 시승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APR칩튠을 마친 상태로 옥탄가에 따라 순정, 95RON, 98RON으로 운전자가 연료에 따라 세팅을 선택할 수 있는 사양이었고, 증가한 출력은 15마력 정도라고 합니다.

제가 항상 타던 차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약간 출력이 올라갔다하더라도 크게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다만 순정 모드로 운전해보면 95,98모드가 한결 회전이 가볍고, 상승이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회전한도도 6500rpm에서 7000rpm으로 상승했습니다.

예전에 시승했을 때 6단 6200rpm에서 260km/h를 마크했었는데, 이번 시승에서는 동일한 구간에서 270km/h(6500rpm)를 마크하고, 평지에서도 260km/h를 어렵지 않게 마크했습니다.

확실히 초고속으로 가니 뻗어나가는 느낌이 가벼워졌고, 240-250km/h에 대응하는 능력에서 순정과 차이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R32는 이미 여러 튜너들에 의해 트윈터보나 수퍼차져로 무지막지하게 튜닝된 녀석부터 별의별 차들이 세계 각지에서 만들어지고 있지만 순정엔진의 느낌이 워낙 좋기 때문에 아무것도 건들지 않고 타도 충분히 훌륭한 차입니다.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걸출한 순정 배기음과 폭스바겐 모터스포츠의 손길을 거친 서스펜션, 살벌하게 붙는 순정 클러치와 완벽한 치합을 연출하는 6속 수동변속기등 R32는 기술적으로나 이미지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알차고 견고한 구성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R32는 까탈스러우면서 엔지니어링 배경을 가진 공돌이부터, 여러 빠른 차종을 많이 소유해본 스피드 매니어나 자칭 유러피언 매니어에게 훌륭한 장난감이 될 수 있는 차입니다.

이차를 이해하기 위해서 혹은 그 완성도의 깊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많은차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반드시 도움이 되며, 때문에 노련한 운전자나 풍부한 경험을 가진 매니어들이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다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차입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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