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포르쉐 행사때 태백에서 경험한 이후로 공도에서 다시한번 타볼 수 있었습니다.


호화롭게 변한 실내분위기는 996부터 이미 익숙해질데로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시대의 트렌드를 쫒는 포르쉐의 노력이 변질되었다는 악평을 받을지라도 전 언제나 포르쉐편입니다. 이유는 997은 스포츠카의 룰을 절대로 저버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앙에 위치한 회전수 미터는 회전수가 속도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세삼 강조하는 자신감으로 보입니다.


역시 화려해진 센터페시아를 보다가 993을 포함해 이전 모델을 보면 너무나 큰 벽을 느낍니다. 팔아먹으려면 여성의 시선도 무시해선 안되고,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옆에 앉힌 멋진 아가씨를 눈으로도 감동시켜야하는 의무도 져야하는 차가 요즘의 911입니다.


No comment!


시승차는 테크아트 휠과 머플러가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997의 서킷에서의 느낌은 996보다 오히려 더 뜨겁고, 심각했었습니다.
조정의 묘를 120%살렸고, 다른 스포츠카와 여전히 확실히 차별되는 주행감성은 포르쉐라는 네임만으로도 가치가 철철 넘칩니다.

시가지를 빠져나와 고속화도로에 접어들 때까지 자동변속기의 997은 그리 빠르거나 인상적인 느낌을 선사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회전한도에서 시프트업을 진행시키는 정도의 풀가속시에는 본능이 두배는 강렬하게 표현되고, 운전자를 긴장시키는 몸짓은 철저한 포르쉐 세팅과 경험이 녹아있습니다.

911 특유의 거친 몸동작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세련되어졌기는 하지만 여전히 독일 스포츠 세단과 전혀 다른 감각으로 다뤄야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911의 후륜이 비정상적으로 무겁고, 오버행밖에 질량이 위치한다는 것으로 인한 특성은 일단 풀가속을 하면서 좌우로 스티어링을 조타해야할 때 훨씬 많은 각을 꺽어야 합니다.

그만큼 뒤에서 직선으로 밀어붙이려는 의지가 강하고 상대적으로 가속시 전륜에 하중이 적게 걸리기 때문에 풀가속시 스티어링을 꺽어도 방향이 잘 안바뀝니다.
이 대목이 복스터와 아주 다른점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가속패달을 놓았을 때의 조향각도 역시 큰 폭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180km/h정도로 아주 완만한 코너를 항속으로 돌고 있는 상황에서 그냥 가속패달만 살짝 놓아야하는 상황에서도 스티어링을 살짝 풀어줄 준비 내지는 실제로 살짝 풀면서 차선과의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만약 안쪽 차선을 밟으면서 코너를 돌고 있다면 이러한 보정작업없이는 차를 100% 차선을 넘습니다.

요즘 독일제 스포츠 세단은 고소턱인에 의한 차량의 실제 주행각도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것을 거의 고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911은 여전히 지나치게 정직합니다.

차선을 여러개를 한꺼번에 바꿔야하는 상황에서도 가속패달을 밟은 양과 놓는 양으로 스티어링을 더 꺽거나 덜꺽지 않아도 원하는 각도를 +, -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3차선에서 1차선으로 가는 과정속에서 2차선에 있던 장애물이 갑자기 속도가 줄면 가속패달을 밟고 있던 발에 살짝 힘만 빼주어도 머리가 1차선쪽으로 더 강하게 향해버리는 듯한 느낌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정직하고 우직하며, 정확한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익숙한 운전자가 정석대로 요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차가 바로 911입니다.

엄청나게 위험했던차, 엄청나게 골때리는 구조로 만들어진차가 이렇게 세련되고 완벽한 스포츠카의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포르쉐의 테스트 제일주의가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911의 순정 서스펜션 세팅은 일반 스포츠카의 그것보다 훨씬 세심하고 사려깊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어설프게 만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코일오버로 가능 경우 뭔가 납득이 갈만한 데이터없이는 절대 순정보다 훌륭한 세팅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최적화되어 있고, 순정 서스가 보여줄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 그리고 911만의 표현법 그 자체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이제는 수냉식으로 바뀐엔진이지만 여전히 포르쉐 노트를 간직하고 있고, 구형의 선율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충분히 보이기에 신형 911이 퇴색되었다고 함부로 말하기가 쉽지 않음이 분명합니다.

997은 역사가 하는 동안 911이 추구해온 Rule에 충실해졌고, 스포츠 드라이빙의 용도가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도 너무나 훌륭한 사양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이제 수동변속기 사양을 공도에서 몰아볼 차례인 것 같습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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