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사브 9-3 벡터가 정확히 1년하고도 1일 되는 날이네요. 아는 분한테 인수받은 벡터를 몇번 몰아보지 않았지만 간략하게 시승기를 적어봅니다.

한국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는 브랜드라고 합니다. 포르쉐보다 판매량이 적다고 하니 길에서 마주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매니아틱한 느낌이 있고 실제로 오너들은 사브에 대한 고집이 대단한것 같아요. 저한테 벡터를 넘겨주신 지인도 다음 차로 사브 터보X를 뽑으셨으니까요.

차량의 크기를 보면 아반테보다 조금 크고 소나타보다 작습니다. 실내 공간은 아반테 정도 되는것 같네요. 무게는 1555킬로그램으로 덩치에 비해서는 좀 묵직하지요. 그만큼 안전을 위한 구조물이 충분히 설치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벡터는 2000cc 고압 터보 차량입니다. 초반 가속은 그리 탁월하다고 할 수 없지만 중반 이후 고속영역에 접어드는 가속감은 정말 뛰어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머니를 모시고 가볍게 헤이리를 다녀왔는데, 역시 주말이라 자유로에 차들이 많고 어머니 limit으로 제대로 밟아 보지는 못했지만 전방에 짧게나마 길이 뚫리면 순식간에 x60까지 내달리는 가속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느낌은 3500cc 어코드에서는 느끼기 힘든 순간 가속력입니다.

그리고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 관리가 잘된 사브차량은 마치 설원을 미끌어지는 스키, 옥구슬 굴러가는 느낌이라고들 하는데 정말 묘한 감을 전해주네요. 어떻게 이런 주행감을 나타내는지...정숙한 아가씨 같다가도 엑셀을 밟아주면 지하철에서 빈자리를 발견하고 돌진하는 아줌마를 연상케 하는 탁월한 가속력. 순정 차량으로 이런 성능인데 튜닝의 잠재력은 얼마나 될지 후덜덜하네요.

사브는 자동차에 적용된 많은 신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해온 점, 그리고 제트기를 제작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전투기에 사용하던 터보기술을 상용차에 접목하여 출시한것도 유명하죠. 그만큼 터보 엔진 기술력은 상당합니다.

키를 꽂는 곳이 핸드브레이크 쪽에 위치하고, 여러가지 인테리어 풍도 많이 낯설지만 그만큼 특별한 차를 타고 있다는 기분을 상기시켜주네요. 개인적으로 외관은 수수하되 달리기 성능은 뛰어난 차량을 매우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딱 마음에 듭니다.

수많은 고민 중에 뜻하지 않게 갖게 된 Saab Vector 9-3. 오래 오래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하네요.

(추가1_2009.4.28)

4.27일 밤 12~01시 사이에 일산에서 영등포를 다녀왔습니다. 자유로를 왔다갔다 했는데, 차에 적응해 보고자 좀 밟아 봤습니다만, 심야에도 차가 많네요.
*80까지 올라가는데 그 이상은 계기판 쳐다볼 용기도 안나고..ㅠ.ㅠ 엑셀에 여유도 꽤 많았는데, 솔직히 아직 무섭습니다.


사브 9-3 벡터 2.0 Turbo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전고 : 4,647 ×1,762×1,450mm,
휠 베이스 : 2,675mm
트레드 (앞/뒤) : 1,524/1,506 mm
공차중량 :1,555kg
구동방식 : FF

엔진
형식 : 직렬 4기통 터보
배기량 : 1,998cc
최고출력 : 210마력/5,300rpm
최대토크 : 30.5kgm/2,500rpm
보어×스트로크 : 86×86mm
압축비 : 9.5:1

트랜스미션
형식 : 자동 5단
기어비 : 4.575/ 2.979/ 1.947/ 1.317/ 1.000/ R: 5.024
최종감속비 : 2.440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랙 앤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35/45 R17

성능
0~100km/h 가속 : 8.8초
최고속도 : 230km/h
최소회전반경 : 5.4m

연료탱크 용량 : 58 리터
트렁크 용량 : 425 리터
연비: 10.2 km/리터 (공인연비)
"성능에 대한 사브의 태도는 아주 단순합니다. 가속력이 최고속도보다 중요하며 엔진의 토크가 최고 파워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빠르고 안전한 추월이 표에 수록된 수치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이정도의 자동차면 괜찮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