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회가 오자 급해졌습니다. 우선 시트를 차지하고 포지션과 미러를 맞춘 후 바로 출발합니다. 꼼꼼하게 둘러보고 만져보기보단 우선 올라타서 밟는 편인데다가, 빨리 달려보고 싶어서 옵션이나 인테리어에 관심을 배려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래로도 쭉 주행에만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가속시 투스카니 엘리사 대비 사운드가 크고 호쾌합니다. 듣기에 좋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링이나 중저회전에선 매우 정숙하여 고급 쿠페스러운 품위를 유지할 수 있었고, 이때에 가속하면 약간 극적으로 사운드가 커지면서 커지는 속도와 함께 드라이버를 살짝 흥분시킵니다. 반전의 짜릿함~
덕분에 고회전 주행중 힐앤토 사운드는 매우 명료하게 들려서 자극적입니다. 적당히 과시성으로나 자신의 운전에 빠져서 달릴 때 좋은 기분을 줄것입니다.


제 느낌엔 이 정도면 사운드의 감성적인 만족도는 충분할 듯 싶었습니다만, 모르겠습니다.. 아직 이 차의 튜닝된 더 좋은 소리를 못들어서 인지...


클러치는 상당히 무겁습니다. 또한 출발시엔 부드럽게 연결되지만 용량이 커서인지, 최대 가속의 변속시 클러치 미트에 여간 신경쓰지 않으면 꽝 꽝 때리는 큰 변속 충격에 약간 놀라게 되었고 동승자를 배려해 신경 써야만 했습니다.


체인지레버에 있어 기어간 이동거리는 짧지만 힘들이지 않고 변속이 가능하여 부담없고 경쾌한 변속이 가능합니다. 


엔진은 역시 부드럽게 회전하여 6,750의 퓨얼컷 까지 돌아가는데, 회전이 올라가는 느낌이 좋아서 풀 회전을 써도 엔진을 돌리다 말고 변속하는 기분이듭니다. 더 회전을 해버리고 싶어지죠. 많이..
가속력과 별개의 체감적인 부분으로, 소음과 진동으로 레드 존 올리기 부담스러운 상황보단 훨씬 낫긴 합니다.


서스펜션 느낌은 묘사하기는 힘들고, 비교한다면..  정확하지 않지만 투스카니의 엘리사 댐퍼에 아이박이었나.. 하여간 투스카니에 무난하게 손본 하체 느낌과  체감으로 비슷했고, 부연한다면.. 노면의 미세한 굴곡 등을 부드럽게 커버해주지만, 요철에서는 짧지만 강하게 바운싱합니다. 하지만 그 시작과 끝을 부드럽게 잡아주어 통통 튄다는 느낌보단, 강하지만 둔탁하고 부드럽게 칩니다. 제 관점에선 요철에서 좀 더 부드럽게 잡아주지 못하는 점이 이 차의 럭셔리한 주행느낌을 깨는 유일한 점으로 독일차들의 느낌과는 역시 격차를 보입니다. 그 점 외엔 꽤 마음에 드는 하체였습니다.


VDC는 정말 아니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마치 그랜져의 그것처럼 간섭합니다. 처음 타는 차라서 VDC를 켜고 시승을 해볼 참이었으나, 두 코너 돌고나니 최소한의 자유를 갈망하여 되어 끌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빈 교차로 우회전을 좀 (급하게) 돌아나갈 때 VDC개입으로 인해 갤갤거리고 나가게되니 끌 수 밖에요..


996, 997 포르쉐와 대부분의 BMW 시리즈 등 많은 차들이 자세제어장치 ON상태에서도 정말 빠르게 달릴 수(심지어 7시리즈도) 있었던데 반해, 제네시스 쿱의 그것은 너무나 미리 맥을 끊어버리는 정말 안좋은 성격을 가졌습니다.
제가 볼 때 조금이라도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매니아로썬 도저히 끌 수 밖에 없어서, 저마찰 노면이 아니고서는 활용을 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점이, 가진 옵션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은 관점에서 아쉽네요.


다음은 FR드라이브와 파워 오버스티어.
VDC OFF하고 힐클라임만 어택해 보았는데, 각도가 큰 리어 슬라이드가 생겨도 위화감없이 잡아 나갈 수 있었고요. 이 점은 최종에는 (어쩌면?)VDC가 잡아 줄거라는 심리적 안도감도 좀 작용 하는 듯 합니다.


VDC를 완전off하기위한 ABS 커넥션을 제거 하지 않았는데  회전수 제한을 받는 와중에도 카운터 상태에서의 원선회나 어느정도의 파워 슬라이드 주행은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가벼운 드리프트 주행이나 각종 파워오버스티어 놀이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되고요, 현대몰래 VDC완전 무용화도 가능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의외로 브렘보 브레이크는 상당히 약합니다. 브레이크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절대제동력이 약해서 제동서리가 길어집니다. 젠 쿱의 브레이크 사양에 따른 제동력 Data가 있을지 궁금해졌고요,  듣기로 브렘보 패드의 소음문제로 마찰 면적을 상당부분 줄였다고 들었는데 그 때문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제동력을 보였습니다.


이상이며, 사실 저의 실제 구매 가능 대상이라면 2.0인데 3.8을 타보니 3.8만의 매력이 있어서 튜닝의 매력을 첨부한 2.0 모델이 아니고서는 3.8대비 만족도가 떨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직접 타보니 비호감이 호감으로 바뀌었습니다.


빨간 제네시스쿱을 실차로 처음보았고 그땐 너무 커서 비호감였습니다.

뒷바퀴가 너무나 멀리 있고, 전면은 너무 거대하고 ..심지어 보닛이 높아서 앞에서 보면 빨간 대형 세단이 연상되었거든요..
뒷모습은 너무 예쁜 반면 앞모습은 크롬의 센스하며 영 비호감이었는데.. 그래서 첫인상을 준 빨간색보다 오늘의 잘달려주어 예뻐보이게 된 짙은 회색이 좋아지게 되었습니다.


 드레스업이라면 모를까, 저라면 튜닝을 전혀 하지 않고 탈 것 같습니다. 보셨겠지만 차고도 안타깝지 않을 만큼 낮고, 사운드와 서스펜션에 대한 만족으로 특별히 바꾸고 싶은 부분없이 있는 그대로 잘 봐줄 수 있겠습니다.


이전의 현대차가 차종과 관계없이 투입된 엔진에 따라서 달리기 성능이 유사하였던 점에 비해, 확실히 구분되는 새로운 차이고, 그동안은 아쉬운대로 계산적으로 국산차를 탔다면 처음으로 진심어린 강한 구매 욕구가 생기는 국산차입니다.  큰 의미있는 모델의 출시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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