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던 2.0 터보를 종일 몰아봤습니다.
타본 분들이 많아, 임프레션 내용이 식상할지도 모르겠네욤.

코스는 올림픽대로-영종도 국제공항-고속와인딩및 직진가속력 테스트- 서울복귀후 다시 자유로-통일동산-파주출판문화단지-강변북로-서울..순으로 꽤 광범위한 조건과 거리를 달렸습니다.  아침에 차를 받았을땐, 기대감에 조금 설레였는데.. 저녁때 돌아올땐 얼렁 내려서 빨간앙마로 갈아타고 싶을정도로, 운전하기가 싫더군요. 물론 차가 안좋아서는 아니고 기름 한깡을 다쓰도록 달렸더니 줌 지루했던거 같습니다.



대체로 타본분들의 리뷰와 별 다르지않은 내용이 많네요.
처음에 보고 듣고 만지고 했던, 대쉬보드와 안쪽도어의 재질감이 봐줄만했던거에 비해, 밝은데서 요리조리 다시한번 살펴봤더니, 부분적으로 쬐금 허접하긴 합니다. 엠보싱 플라스틱을 사용한 부분(대쉬보드 상단의 우레탄 재질말고)을 손가락으로 통통 튕겨봤을때의 기분이, 클릭의 그것과 비슷한게 조금 거슬렸습니다. 평소엔 괜찮은데, 도어포켓에 물건을 넣었다 뺏다 하다보면, 손톱자욱이 금방금방 허옇게 보이는게 안좋더군요.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도, 역시..무광연질의 가죽에 비해 손바닥에 달라붙는 느낌이 차갑고 플라스틱같이 단단한 엠보싱 텍스츄어라서, 운전내내 손에 느껴지는 감촉이 불쾌합니다. 그 외에..코너에서 발군의 CP 안쪽으로 파고드는 운동성은, 와인딩의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하게 해줍니다. 잘 세팅된 FF 도 길이가 긴 코너에선 스로틀을 움츠려야 하는데, 젠쿱은..꾸준히 가속하고 싶은 유혹을 일으킬 정도로 후륜구동 특성을 충실하게 보여줍니다.

직선 가속을 마치고, 램프에 진입하거나 완만한 코너에서 속도를 줄이지않고 어택할때.. 최초 핸들링 각이 샤프하고 민첩해서, 기분좋은 조향감을 보여줍니다. 처음 달리기 시작했을땐 다소 민감하게 느껴져 살짝 긴장했지만(동행분이 불안해하실까봐) 오후무렵부터는 니블링(nibbling: 노면타는 현상) 레벨이 익숙해지면서, 고속에서의 움직임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4단 3800 알피앰에서 100키로를 넘어서, 숏기어 특성을 보여주고 5단 6500 에서 200, 6단 6200 에서 220 정도를 가리키며, 230 km 까지는 더디게 가속됩니다. 터보의 토크그래프를 보진 않았지만, 3천 전후부터 굵직한 토크가 느껴지며, 6000 오버에서는 펀치력이 소강상태에 들어갑니다. 지난번 3800GT 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리니어한 점진 상승이 이루어져 고속코너에서 스로틀조절이 매우 편했는데, 2.0터보는 다운시프팅 시, 알피앰 영역이 어디에 위치하냐에 따라 토크곡선의 변화가 다소 심하게 느껴집니다. NA 에 비해 부지런한 변속이 필요한 경우, 꿀럭거린다는 거지요.

클러치, 브레이크, 액셀의 촉감은 380과 거의 흡사하고..밋션의 체결감과 변속감도 거의 같습니다. 각단에 기어놉을 끼워넣는데 상당한 힘이 필요해서, 착착 들러붙는 맛은 있지만, 5단에서 6단 업시프팅 할때 가끔 4단에 들어갔다 나오는 실수를 하게도 됩니다. 또한 6단에서 5단으로 힐앤토 다운시프팅 할때는 힘주어 바깥쪽으로 확실하게 밀어올리지 않으면, 턱 하고 안들어가는 경우가 있어 변속루트를 꽤 익혀야, 빠른변속이 자연스러울듯 하더군요.



19인치 전륜 225/ 후륜 245  RE050 타이어의 신뢰성은 만족스럽습니다. M3 와 공유되는 이 타이어의 특성은, 노면과 부드러운 밀착력.. 노말한 공기압인 경우 유격은 짧아도 매우 스무스한 승차감을 줍니다. 달리다보면, 댐퍼에 의한 바운싱과 타이어의 그것이 어느정도 구분되는데, 타이어가 차지하는 좋은감성의 비율이 조금 크게 다가옵니다. 댐핑압은 380 과 비슷하고, 역시 미세하게 댐퍼의 수축압에 비해, 스프링 강성이 강해 미미한 바운싱의 허점이 느껴집니다.(이는 빌스타인&테인매칭인 이엡S 의 기준으로 평가되는 감성.) 암튼 노말차가 이정도 퍼포먼스를 보인다는건 훌륭합니다.

전륜이지만, 비슷한 출력의 GTi 의 경우 불쾌한 바운싱과 승차감을 보이는 반면, 젠쿱의 감성은 잘 튠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360도를 돌아나가는 램프에서의 지속적인 뉴트럴+ - 오버성향은, 꾸준히 액셀링하고싶은 마음이 생기게 만들어주는데, 180~200 을 넘나드는 고속코너링에서의 인으로 파고드는 핸들링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국제공항 가는길에 230 까지 치고 달리는 동안, 도로 이음매에서의 다소 불안한 니블링은, 초보 드라이버에겐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초고속에서는 양어깨로 스티어링을 밀듯이 릴렉스하게 잡아야 하는데, 과도한 힘이 들어가면 고속차선변경시 뜻밖의 상황에 직면할수도 있어뵙니다.



센터터널을 통과해 후륜으로 전달되는 구동축 때문에 그런지, 기어놉과 센터터널, 액셀페달에 전달되는 진동이 꽤 심합니다. 잔 싸이클로 크게 떨리는건 아니지만, 기어놉의 진동이 꽤뚜렷이 느껴집니다. 이는..액티브한 감성을 줄수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에겐..꽤 안좋은 점수를 받을수도 있어보이네요. but.. 그런분은, 오토밋션을 선택하면 될 듯.ㅋ

수동밋션의 클러치 유격은, 깊다는 말들이 많지만..문제없는 수준입니다. 벤치마크 대상인 E36 과 E46 M3 와 비교하면, 결코 나쁘지않은 유격이고, 운전에 아무문제 없습니다. 언덕받이를 오르내리며 시야를 점검해보니, 젠쿱의 시점은 매우낮아 급한 내리막에서 노면이 보이지않을지경으로 시트포지션이 낮습니다. 확인한 바대로.. 썬뤂이 있어도, 헬멧을 쓰고 써킷을 달리는데 문제없습니다.

전면 유리 밑에서 잡음이 들리는건, 고속에서 6000 알피앰을 넘을때 잠시 발생합니다. 380 엔 이증상이 없는걸로 봐서, 터보모델 후드안쪽에서 6000 알피앰의 진동 싸이클에서 흔들림이 심한 부분이 있는 걸로 보이네요. 전반적인 가속감은 GTi 랑 비슷하지만, 넘치진 않고.. 엘리사보다는 조금 나아보입니다. 풀스로틀해도 두려울정도의 가속은 아니지만, 스포츠드라이빙을 즐기기엔 충분히 힘이 구비되어있습니다.  380과 함께 출시되어 빛을 못보는 면이 있지만, 국산 스포츠카의 210 마력대란건, 5~6 년 전만 해도 꿈도 못꾸던 스펙이여서, 시승 내내 뿌듯~한 기분을 가질 수 있었네요.

대체적으로 스티어링 작동에는 힘이 조금 필요해서, 여성오너가 운전하기엔 조금 빡시다는 생각입니다. 종일 운전하고 나니 양팔의 이두박이 뻐근한게, 팔운동도 되고 좋겠더군요. 스틱을 작동하는데도 일정량이상의 근력강화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VDC 오프상태에서 도넛을 그리는 일은 편안하게 가능합니다. 5천 알피앰 이상은 올라가지 않지만, 충분히 재미있게 갖고놀 수 있어 보입니다. 한적한 코너에서 VDC 오프로 꼬리를 흔들며 코너링 해보니, 컨트롤이 별로 어렵지 않고..빠르지않은 속도영역에선 예측한 슬립앵글을 그리는데 불편함 없습니다.



실내공간이 넓직해 답답한 느낌이 없고, 오르내리는데 요가하지 않아도 돼서 좋습니다. Fun to driving 과 적당한 거주성.. GT 카로서 장거리 투어에도 결코 불편하지않은 승차감과 시트등.. 한대로 여러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한결 분명해졌습니다. 배기음도 꽤 다이나믹하고, 좋지않은 노면에서 큰 위화감이 없지만, 페달류와 스틱의 조작감이 분명하고 확실해, 퓨어스포츠카에 상당히 가까운 성향이 마음에 듭니다. 동승한 전문가분과 중간중간에 반복해 대화한 내용은.. " 이정도면 훌륭하지 않아요?" 였습니다. 국산외산을 통틀어 그렇다는 얘기지요.

분명 젠쿱은, 가격대비 멋진 컨셉임이 분명하지만.. 그 이상의 황홀한 매력을 보여주진 않습니다. 다시한번 비교하기 껄끄럽지만, G37 레벨은 어깨나란히.. E92 M3 와는 차이가 심한 수준. 200 이상 영역대의 안정감은, 벤츠 C 클래스등과 비교할때..차이가 꽤 있다고 봐야합니다. 수평비교가 어려운 차종이지만, 5천만원짜리 C 클래스와의 비교라면, 아직도 분발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브렘보 브레잌의 감성은 주관적인 해석일지 몰라도, 매우 적절하다는 생각입니다. 저속에선 속도만큼 약하게..고속에선 비례해서 강하게 제어해 줍니다. 반복 브레이킹에서도 페이드가 거의 오지않고, 신뢰할 수 있는 제동력을 보여줍니다. 타는 냄새는 솔솔 들어오긴 하지만..ㅋ



젠쿱과 줌 친해지니..디자인에 슬슬 욕심이 나네요.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젠쿱을 세워놓고 담배한대를 피워물고는..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넘 심심해..' 란 소리가 뇌리에 지나가더군요.  페이스 리프트가 조금 빨리 다가왔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코너링에서의 자신감은, 후륜만이 지닌 기분좋은 감성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풀스로틀 주행 뒤, 일시연비는 L 당 5.2km ..
제법 쏘며 달린 고속크루징 연비는   리터당 8 km 입니다.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