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에서 퍼온 사진 입니다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LP560-4 라는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이전 가야르도보다 40마력 올라간 560마력 최고출력에 앞뒤 디자인이 살짝 바뀐 페이스리프트 가야르도 버전입니다. LP는 엔진이 뒤쪽 세로배치 그리고 끝에 4 는 네바퀴굴림이란 뜻이라네요.

앞모습은 조각칼로 짝짝 그어 파낸 듯한 앞범퍼 양쪽 공기흡입구와 검정으로 칠해 강조된 가운데 프론트 립 스포일러 등, 좀 더 앞으로 나오고, 들어가고, 입체적으로 변했습니다.

뒤쪽 윗면과 뒷면에 ㄱ자로 형태로 있던 이전 브레이크 램프는 무르시엘라고 LP640 처럼 뒷면에만 보이는 디자인으로 바뀌며 도로공사 표시판처럼 화살표가 켜지는 LED로 통일화 시켰습니다.

그리고 뒤쪽 엔진의 열기를 조금이라도 더 뿜어내기 위한 냉각 그릴이 길게 일직선으로 위치하고 밑에 디퓨저도 새롭게 디자인해 더 높은 다운포스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손에 배일듯한 날카로운 직선과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으로 최신 람보르기니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는데 보면 볼 수록 10년 후쯤이나 양산될 컨셉트카 같은 미래지향적 디자인입니다. 주위의 시선을 삼켜버려야 하는 수퍼카의 필요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죠.

낮은 차체로 실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책상 밑에 들어가듯 몸을 굽혀야 하지만 일단 앉고 나면 눈 높이만 조금 낮을 뿐 앞과 옆 시야가 넓고 전체적으로 쾌적하고 아늑합니다. 여기에 전동식 가죽시트와 아우디에서 보았던 익숙한 전자식 버튼과 계기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상대적으로 좁은 뒷 시야지만 후진시 후방카메라(가변식 스포일러에 달려 있슴^^)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사이드 브레이크 레버 뒤에는 컵홀더와 CD 체인저까지 호사스럽습니다.

옛날에 잠시 옆자리에 타보며 뜨거운 엔진 열기와 소리가 실내 틈으로 들어올 것 같았던 디아블로 실내에 대한 생각은 사라지고 이내 고급 아우디 스포츠카를 타고 있는 느낌으로 바뀝니다.

짧은 직경의 두툼한 D컷 스티어링 뒤로 E-기어 작동을 위한 패들 시프트는 짤깍 짤깍 절도 있게 작동합니다. 운전자 쪽으로 당기는 스타일로 오른쪽은 1단에서 차례로 6단까지 올릴 수 있고 왼쪽은 다운 시프트입니다. 양쪽을 당기면 중립(N)으로 들어갑니다. 후진은 왼쪽 대시보드에 따로 버튼이 마련되어 있구요.

기어레버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게임기처럼 댕 그러니 3개의 버튼만 SPORT / A(AUTO) / CORSA 만 있습니다. 일반 자동차 변속기의 SPORT 모드처럼 rpm 에 따라 변속 타이밍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유압식으로 작동하는 E-기어의 변속 속도를 조절합니다.

SPORT와 함께 이태리어로 레이스란 뜻의 CORSA 모드는 변속이 빠르지만 반면에 변속 충격도 함께 있습니다. AUTO 모드에서는 확실히 부드러워지고 충격은 적어지고요.

하지만 5천 rpm이 넘은 영역으로 올라가면 변속할 때 울컥거림이나 뜸들임은 거의 느낄 수 없이 빠르고 정확함만이 전달됩니다. 아마도 V10기통 엔진의 고회전 엔진 파워와 진동에 E-기어 이질감은 파묻혀 버리고 진가를 발휘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확실히 시내에서 저속으로 달리며 ‘가오잡기’보다는 빠르게 달리기 위해 디자인된 트랜스미션입니다.

기계/기술적인 부분을 떠나서 운전 느낌은 듀얼클러치 방식의 폭스바겐/아우디 DSG와 포르쉐 PDK가 대중을 위한 디지털 방식의 오토에 가깝다면 수동기반 유압 방식 변속기인 BMW SMG, 페라리 F1 그리고 람보르기니 E-기어는 좀 더 매니아를 위한 아날로그적 수동 느낌이 강합니다.

본격적으로 달려봅니다. 장소는 과속카메라나 주변 차를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경기도 화성 자동차 성능 시험장입니다.^^ 이곳에서 슬라럼 코스와 고속주행로의 짧은 달리기로 가야르도 LP560-4가 ‘이런 차구나’하며 느껴봅니다.

콘으로 세워진 슬라럼 코스와 큰 반경의 코너, 급차선 변경 등의 코스가 어우러진 짐카나 코스를 6-7번 반복해서 달립니다. 어디가서 ‘슬라럼에서 핸들 좀 돌려봤다’고 이야기할 정도라고 자부하지만 두 번 정도 코스를 돌고 나니 옆에 앉아 있던 이태리 인스트럭터가 좀 더 속도를 높여서 공략해보라고 하더군요.^^

이런 코스에서 한 두 번 반복해보면 어느 정도 자동차 한계를 느끼거나 예측할 수 있는데 이 넘은 도대체 내 몸에 있던 기록되었던 웬만한 자동차 한계 경험치에 도달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좌우로 계속 움직이는 슬라럼에서도 차체가 기울어질 때 롤링과 함께 느끼는 G포스가 아닌 단지 양쪽 좌우에서 당겼다 놓았다 하는 식의 측면 G포스 뿐입니다.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일반차를 타다 포뮬러카를 탄 것처럼 코너를 돌아가는 것이 일반 스포츠카보다는 확실히 한 차원 높은 넘 입니다.

무거운 엔진이 뒤에 있는 미드십의 경우 원선회를 하며 가속할 때 무게가 뒤로 이동하면서 앞 타이어의 접지력 부족으로 언더스티어가 나기도 하는데... 이건 코너에서 그냥 밀어붙여도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통해 전달되는 앞 타이어 접지력, 낮은 차체 지오메트리, 그리고 단단한 하체가 언제나 앞쪽을 지면과 밀착시키며 스티어링 휠이 움직이는 데로 앞 머리를 돌립니다.

뭐랄까... 로터스 엘리제 정도에 가벼운 민첩함에 미국 머슬카의 마초적인 파워가 뒤에서 밀어주고 있는 느낌입니다.

짐카나 코스에 포함된 짧은 직선로에서도 3단에서 4단으로 바뀌며 시속 200km 근방에 도달하고 이후 풀 브레이킹을 하는데 세라믹 콤포지트 로터가 들어간 브레이킹 실력은 미쉐린 타이어의 접지력을 넘어설 정도입니다. 4/5 정도의 풀 브레이킹만으로도 앞으로 꽂히며 ABS가 작동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속을 하거나 다운시프트시에 엔진과 배기음은 페라리의 그것이 날카롭고 높은 음을 뽑아낸다면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는 특히 4천rpm 이상의 영역에서 묵직하면서도 바닥을 울릴 듯한 그리고 굵고 두툼한 음색을 자랑합니다.

이번에는 고속주행로로 들어갑니다. 전에 몇 차례 달려본 경험이 있었지만 거의 옆으로 90도 경사진 고속주행로 뱅크각 주행은 평평하게 펼쳐진 고속주행과는 다르게 살짝 긴장감을 돌게 합니다.

두 바퀴를 넘게 주행하자 계속 똑같은 풍경만 반복되는 5km의 고속주행로 한 바퀴가 2km가 살짝 넘는 용인 스피드웨이보다 짧게 느껴지면서 속도감이 무뎌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처음의 긴장감은 서서히 자신감으로 바뀌면서 경사가 있는 뱅크각 도로를 6단으로 5천rpm에 200km/h 로 크루징합니다.

그리고 뱅크각이 끝나며 직선으로 들어서면서 5단으로 내리고 액셀을 끝까지 밟자 지축을 울리는 우렁찬 V10기통 엔진이 요동을 치며 rpm은 8천과 9천 사이의 레드존까지 치솟으며 시속 250km에 금새 도달합니다.

사실 저속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은 순식간이어서 늘 정신을 차리고 계기판을 보면 한 시속 150km 정도를 가르키고 있었던거 같습니다...^^

6단으로 변속 후 계속 가속하며 다시 뱅크각 도로에 도달하기 전에 살짝 본 속도는 시속 280km 정도, 가속되는 흐름을 볼 때 시속 300km 오버는 가뿐하겠고 제원상 최고속도 325km도 문제 없을 듯 보입니다.

다시 순식간에 눈 앞으로 벽처럼 다가오는 뱅크각 도로로 들어서면서 오른발에 힘을 빼고 시속 200km로 정속주행 모드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직선로가 나오면 다시 풀 가속… 몇 번을 반복하니... 이건 무슨... 미국 데이토나 오벌 트랙에서 달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가야르도 LP560-4에서 인상적인 것들은 코너에서의 움직임이 마치 경량 코너링 스포츠카처럼 가볍게 돌아나가고 직선로에서는 세단처럼 땅에 착 붙어 묵직하고 안정된 고속주행까지 겸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회전에서도 언제나 오른발에 살짝 힘이 들어가면 묵직하게 등을 떠미는... 마치 고배기량의 머슬카에서 느끼는 파워에 고회전으로 갈수록 고성능 레이싱 NA 엔진들이 고rpm까지 돌아가며 뽑아내는 파워까지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생각처럼 운전도 어렵지 않았고 실내는 아우디 감성품질이 들어가 기대 이상이었고 달리기와 퍼포먼스 실력도 위급 무르시엘라고 못지 않은 ‘수퍼카’ 수준입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가야르도에도 걸윙 도어를 사용했다면 좀 더 람보르기니스럽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하지만 카운타크와 디아블로 등등, 어릴 적부터 자동차 잡지에서 보며 막연히 동경했던 람보르기니 이기에 실내에서 나사 하나 빠져 덜렁거렸다 할지라도 저라면 용서 할 수 있었을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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