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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의 변신은 무죄..?
정통지프의 오리지널리티를 과감히 탈피해, 본토 미국의 Muscle SUV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300C SRT 세단과 함께 국내에 상륙한, 온로드 지향 지프그랜드체로키 SRT 8 을 시승해봤습니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나 벤츠ML AMG 패키쥐 초강력 SUV 와 당장 한판 떠도 꿀리지않을 가속성능과, 지프의 정통성으로 승부하겠다는 당당함이 엿보이는 또다른 마쵸기질의 고성능 SUV 를 타는동안, 공도를 제압하는 뿌듯한 우월감에 잠시 도취되었드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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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프론트에어댐.. 안비키면 밀고 지나갈듯한 기세입니다.^^
순한 눈매라서 터프한 느낌을 상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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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C SRT 도 그랬지만 엠블럼 위치가 좀 애매하긴 한데, 앞차의 좌측으로 쓰윽~하고 리드하면, 운전석 싸이드미러 안에서 빨간딱지 SRT 엠블럼은, ' 안비켜줘도 돼..내가 알아서 단숨에 추월할께.' 라고 씨익웃는듯 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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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의 몇몇 고성능 모델 트레드마크인 중앙집중 머플러.
굵직한 배기구에서 울려나오는 통큰스케일의 사운드가 일품입니다.
가슴이 훈훈해지는 배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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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엠블럼이지만, 크라이슬러 머쓸 클라스의 자존심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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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쓸비클의 한량 feel 을 완성시켜주는 고광택 단조 20인치 대형 휠 안에, 그이름도 미더운 브렘보 로고가 듬직합니다. 지난번 300C 시승땐 100 키로 내외의 라이트한 가속감만 느껴봐서 브레이크 포텐셜을 몰랐는데, 200 이상에서의 반복브레이킹에서 브렘보는 이름값을 톡톡이 합니다. 무거운 차중을 압도하는듯 브레이크 용량이 넉넉하고 튼실하게 발판을 타고 올라옵니다. 와인딩 중의 반복 브레이킹에선 답력조절이 예측치만큼 정확해, 스포츠드라이빙에 매우 적합한 세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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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크라이슬러 300C SRT8 과 함께 국내에 선보인 그랜드체로키 SRT8 은 기존의 5.7헤미엔진을 보어 업 하여 출력과 토크를 증대시킨, 6,063CC SRT 전용엔진을 300C SRT와 공유합니다. On-Demand 방식의 풀타임 4륜구동을 채용하고, 빌스타인 써스펜션 킷과 20인치 고 편평율 타이어를 장착, 기존의 순수 오프로더 이미지를 탈피해, 온로드 지향의 머쓸 SUV 로 거듭났습니다.

 

최근 고성능에 강력한 운동성을 지향하는 추세의 독일,유럽SUV 들과 경쟁이라도 하려는 듯, 지프 그랜드체로키SRT 의 출력은 426 마력, 최대토크는 58.1kg/m 를 자랑하고 100km 가속을 단 4초대에 끝냅니다. 이는 포르쉐카이엔 터보, 벤츠ML63AMG 와 맞먹는 가속력이고, 경쟁모델인 BMW X5 나 인피니티 FX50 보다는 앞서, 고성능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기록이지요.


전체적인 외관과 비례는 기존의 지프 그랜드체로키와 별다르지 않지만, 과격하게 생긴 전면 에어댐, 대형 휠과 5스포크의 스포티한 형태의 단조 휠, 4피스톤 캘리퍼와 14인치 디스크로터의 듬직한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등 눈에 보이는 몇가지만 해도, 이 SUV가 범상치 않은 성능을 지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후면의 디자인은 양력을 감소시키기에 유리한 리어디퓨저와 함께 중앙부위로 두 개의 머플러 파이프가 뽑아져 나와있는데, 대 배기량 아메리칸 머쓸카의 그것처럼, 굵직하고 듣기좋은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시동을 거는 순간 “구르르르~” 하는 OHV 8기통 특유의 남성적인 배기음이, SRT 로고가 새겨진 탄탄한 스포츠시트에 앉은 운전자에게, 듬직하고 기분 좋은 진동을 선사합니다.


고성능 온로드 지향의 SUV 답게, 고속주행에 용이하도록 차고가 낮추어져, 앞 도어를 열면 편안하게 엉덩이가 운전석 시트에 걸쳐집니다. 스포츠 버킷시트는 기존의 그랜드체로키 보다 스포츠성이 강조되어, 앉는 순간 등과 허리, 엉덩이부위를 기밀하게 잡아줍니다. 인테리어는 Jeep 일반 모델과 다름없이 각지고 평범한 직선형태를 취하고, 실내로 시선을 볼려보면.. 계기반 중앙의 트립미터에서는 예상 주행거리, 연비및 적산거리계, 온도계등과 함께 각 타이어의 공기압을 모니터링 해주어 주행 중 이상여부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해줍니다.

 

버킷형태인 시트는 허리를 감싸는 날개부분이 충분히 돌출되어 편안하고 안정된 자세를 취하기 적당하지만, 스티어링을 조금 깊게 돌리면 아래위치의 팔꿈치가 걸리적거려 다소 불안정하고 엉거주춤한 자세가 됩니다. 운전 자세와 신체 사이즈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듯 하더군요.


전자식 5단 오토스틱 변속기는 별도의 시프트패들은 달려있지 않고, D레인지에서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변속타이밍은 간결하고 신속한 편으로, 워낙 토크와 출력이 저회전 영역부터 넉넉하게 발휘됨으로 매 단수에서 강력한 가속력을 보여줍니다. 300C SRT 의 경우는 부드러운 출발을 위해 초기 가속시 위화감 없이 스로틀을 제어해주지만, 그랜드체로키SRT 는 초반부터 가히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줍니다.

 

2톤이 조금 넘는 육중한 차체가 힘차게 발진하며 순식간에 100km 를 넘어 노면을 박차고 나갑니다. 160km까지는 편안한 운전 범위내에서 가속되고, 가속페달을 한번 더 지그시 눌러주면 이내, 200km를 넘어 파워풀한 가속을 유지하는데, 210km 를 넘어설 즈음부터는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에 의해 노면의 기복에 따라 조금 예민하게 움직입니다. 하드하게 튜닝된 빌스타인 댐퍼는 노면을 든든하게 잡아주지만, 범프 행정이 길게 세팅되어서인지, 도로의 이음새를 빠른 속도로 지날때는 껑충하고 점프하는 움직임이 조금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이는 운전자의 감성에 따라 공기압을 적당히 조절하면 해결이 가능할듯 하네요.

 

약 1.5키로 이상 꾸준히 가속하자 230km에 육박했고, 알피엠 게이지 상으로는 5천회전이 넘어가는 시점, 그 이상의 가속에 충분한 여유가 남아있었지만, 잘 다듬어진 고속도로가 아니여서 동승한 분들이 염려되어 다시 속력을 줄였습니다. 승용차보다 높은 운전석이면서도 전용도로를 달리는 동안, 주변에 달리는 모든 차들을 언제든 추월할 수 있다는  뿌듯한 우월감이 느껴집니다.^^


브렘보 4피스톤 캘리퍼와 14인치 디스크로터 세트는 200km를 넘는 속도에서 여러번 강한 브레이킹을 했을때, 일정하고 강한 답력을 유지합니다. 100km 이하의 중속에서는 평범하고 약간 밀리는 듯한 반응이지만, 반복 브레이킹과 강한 브레이킹에는 필요한 만큼의 답력을 선사합니다. 몇 번의 하드한 브레이킹을 해보면서 역시 오랜 경험으로 만들어진 전문 튜너의 제품이 보여주는 신뢰성에 절로 탄성이 나왔습니다.


풀타임 4륜구동에, 일반모델에 비해 로워링이 되어있는 차여서인지, 와인딩 로드의 크고 작은 코너에서도 덩치답지 않게 날렵한 코너링을 보여줍니다. 코너 진입 시에는 높은 차체에 의해 예측한 주행라인을 벗어날 듯한 움직임을 보여주다, 가벼운 턱인(액셀페달을 살짝 놓아주는것)후 지긋이 다시 밟아주면, 가벼운 오버스티어 성향을 보이면서 자신감있게 코너의 안쪽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여기에 신뢰성 있는 전자 제어장치에 의해, 만약의 오버페이스 시에도 각 륜을 제어하여 운전자의 실수를 보정해줍니다.  기본적으로 키가 큰 SUV 의 한계는 있겠지만, 그랜드체로키 SRT 는 생각보다 높은 한계의 코너링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정속주행 시에는 리터당 7km 내외의 준수한 연비를 보이지만, 역시 플스로틀 주행 시엔 연료 게이지의 눈금이 쑥쑥 내려가는게 눈에 보일정도이더군요. 평탄한 오프로드에서 잠시 스티어링을 꺾고 VDC 를 끈 상태로 약간의 스로틀을 열어보니  강력한 휠스핀이 일어나면서 제자리 도넛 회전이 가능했습니다.


지프 그랜드체로키 SRT8 은, 누구나 쉽게 선택 할 수 있는 SUV 는 아닌듯 합니다. 6000 CC 가 넘는 엄청난 배기량에 출력 또한 일상의 범주가 아니고, 어지간한 고성능 승용차도 한방에 추월해버리는 무시무시한 잠재력의 온로드 지향 SUV 여서, 평소에는 차분한 정속주행으로 달리다, 때로는 폭발적인 가속력도 즐기고 싶은 골수 매니아에게 적합한 차로 여겨집니다.

 

아울러 국내 시판가 8290 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고성능 SUV임에, 경쟁차종인 포르쉐 카이엔 터보나 ML63AMG, BMW X5 5.0 등의 억대가 넘는 SUV 들에 비해, 가격대 성능비가 탁월한 점이 돋보입니다. 브랜드 선호도는 경쟁차종에 비해 열악한 편이지만, 나름대로 정통 Jeep 라는 자부심과 스웨이드 소재의 프리미엄 시트, 20기가 하드드라이브가 내장된 MyGIG 오디오,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보스턴 어쿠스틱 스피커 시스템 등 고급스러운 옵션이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깜장독수리.

CARLIFE誌 11월호 상세시승기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