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ype정비 중 대차로 받아서 잠깐 타보았는데 차량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2일만에 반납하고 말았습니다. 

잊기 전에 머리에 남아 있는 인상을 위주로 간단히 적겠습니다.

독백체로 쓰느라 경어가 아님을 널리 이해해 주십시오.

제 시승기가 항상 그렇듯이, 재규어 동호회에 올린 글이라 재규어 이야기도 좀 나옵니다.

이 것도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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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재규어는곡선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서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히 강인한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바디를  만들어내고 있다면  근래 캐딜락의 디자인 큐는 직선 위주의 엣지 스타일로서 다분히 미래지향적이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인상을 주지만 호불호가 극명하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CTS는 대중성과는 아예 담을 쌓은듯한 강한 개성을 표출하면서 어디에서건 눈에 확 띈다. 

모두들 둥글고 부드럽게 바디 라인을 다듬어 갈 때 이 메이커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캐딜락의 도전 정신을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아마도 미국을 제외한 나라에서는 재규어보다도 보기 힘든 차량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전모델보다 크롬과 흰색 클리어 램프류를 많이 적용한 것 같은데 솔직히 전 보다 멋있어졌다기 보다는 노골적으로 튀어 보이는 인상이다. 휠도 크롬 도금이 되어 있었다. 

이런 차량에서 수트를 말쑥하게 차려 입은 흑인 이 내린다면 그림이 나올 것 같았다. 

범퍼에 에어댐이 있어서 바닥에 쫙 붙어 있지만 차고가 높아서 날씬해 보이진 않는다. 본넷의 높이나 프런트의 디자인은 보행자 보호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주차장에 세워 놓으면 존재감이 확실하다. 

계기판을 비롯해 인테리어, 시트 등 내부도 외관과 일관적으로 잘 짜여진 느낌이다. 

간혹 외관과 인테리어가 따로 노는 차종을 접하기도 하는데 국산 차 중엔 NF 소나타가 그랬고.. BMW E46 3 시리즈가 그랬다.  

링컨 LS는 심지어 앞 뒤가 제각각이다. --; 

 


시트포지션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시트포지션이 높아서 운전 시야가 넓고 편하다.

무릎을 굽히고 등을 세우는 commanding position일뿐 아니라 아예 시트 자체가 높게 위치해 있다.  운전석에서 눈높이는 에쿠스의 것과 비슷하였다. 운전시 차체의 롤이 더 많이 느껴진다. 그러나,  X-type에서처럼 운전자가 느끼는 피드백을 증폭시키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그냥 높은 차를 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계기판은 잘 짜여졌고 시인성도 좋아서 불편함이 없었다.

평상시 1/4만 보이는 터치 스크린이 버튼을 누르면 슬라이딩되면서 올라온다.

시인성이나 화면 디자인이 훌륭했으나 네비게이션을 이용할 때 조작 버튼이 화면 최하단에 뜨는데 이 것을 누르는  조작이 불편하였다.

센터 페이시아는 짜임새는 좋았지만, 굳이 밖으로 내어 놓을 필요가 없는듯한 config 같은 기능에 버튼을 할애하는 등 효율적이진 못했다.

운전대 왼쪽에 페이시아에 위치하는 트립 정보 버튼들도 6개가 모여 있는데 운전대에 가려서 보이지 않아 조작이 불편하고 직관적이지 못했다. 게다가 버튼을 조작하다가 멈추고 기다리고 있으면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되어 있는데도 “No change?” 까지 물어보는 것은 사족이고 낭비같았다. 

이러한 성격은 센터페이시아의 경고등에서도 보인다.

바로 조수석 에어백 경고등인데, 시동 건 후 부터 뭔가 노란 램프 하나가 들어와 있었다. 

자세히 보니 조수석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처음엔 고장인줄 알았다. 

하지만 조수석에 사람이 타자 바로 옆에 있는 에어백 작동 램프가 켜지는 것이다.

둘 다 모양이 비슷하고 노란색으로 색상도 동일해서 구분이 어려웠다.

램프가 바뀌었는지 운전자나 승객은 알아채지 못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면 정작 필요할 때 정보를 주지 못한다. 경고등의 의미를 상실한 경우다. 

( 재규어는 유저 인터페이스가 아주 잘 짜여져 있다. 재규어만큼 잘 짜여진 인터페이스는 아직 보지 못함. 꼭 필요한 버튼만 내놓고, 가려진 버튼은 눈으로 보지 않고도 쉽게 조작할 수 있으며 버튼 크기도 적당하고 위치도 잘 알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운전하면서 조작해도 헷갈리지 않아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 X-type 을 포함해 그 이후 모델은 25kg 이하의 사람이 앉았을 때 소아로 간주하고 조수석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는데, 에어백이 전개되지 않는 경우만 노란 램프가 켜진다. 램프 위치는 운전석에서도 점멸이 잘 보이지만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가장 잘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평소 정상 작동 상태에선 꺼져 있는 것이 직관적이고 자연스럽다. 경고등이 들어오면 일단 주의를 빼앗기게 되기 마련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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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다른 그림 찾기 게임 같다. 정상 작동을 의미하는 램프는 색상을 녹색으로하면 좋았을 것이다.



보스 오디오 음질은 썩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는데, 비트가 강한 음악을 위주로 들으면 제격일 듯 하다.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는 개방감이 뛰어나고 멋졌다.

그러나 내부 셔터는 반투명한 천으로 되어 있어서 한 여름 땡볕에서 어떨지 궁금했다. 

에어컨은 운전대를 잡은 손등을 차갑게 했다.

장시간 운전하면 손가락이 시릴 것 같은데 에어 벤트 위치가 이런 식으로 되어 있는 차종이 꽤 있는 것 같다.

또한 사각지대를 줄여주는 곡면 미러는 운전석에만 있으면 되는데 조수석까지 끼워 놓아서 시야확보에 오히려 방해가 되었다. 

참고: 운전석측에 사이드 미러는 운전자의 눈과 가깝기 때문에 사물이 더 크게 보이고 조수석 미러는 반대임. 

보통 조수석측 미러에는 적당한 범위가 비쳐보이지만 운전석측엔 사각지대가 많이생김. 

따라서 운전석 쪽( 좌측 사이드 미러)엔 사각지대를 줄여주는 곡면 미러가 필요하며, 운전석쪽에 곡면 미러 장착시 조수석의 평면 미러와 축소율이 비슷하여 후방 차량의 거리를 가늠하는데 더 일관성이 있음. 

조수석에 곡면 미러를 끼워 놓으면 후방 차량이 지나치게 작아 보여서 거리 가늠이 어려움. 

조수석 사각지대 확인은 고개를 살짝 돌리는 것만으로 충분함.

시트는 헤드레스트가 편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 추돌 사고 후라서 목이 당겨서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차후 E200K로 차를 바꿨을 때는 운전 자세가 편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벤츠와 볼보의 시트가 가장 편안했다.)




주행감:

승차감- 앞좌석에선 그다지 딱딱함을 못느끼지만 뒷 좌석에 탔던 아내 말로는 트럭 수준이라고 한다. 예전에 이삿짐 트럭 탔을 때 그 느낌이었다나…

앞쪽 보다 뒤쪽 댐핑이 훨씬 하드하여 과속 방지턱 넘을 때 느낌이 앞과 뒤가 많이 달랐다.

스포츠 써스펜션이라 그런가 보다 했지만 2-3시간이 지나면 처음에 의외로 부드럽다던 느낌은 사라졌다. 

차의 댐핑 특성이 딱딱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인 내가 피로를 느끼는 것이다. 

스티어링 필-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하고 적당히 긴장감있는 조향비이지만 피드백이 약하고 장시간 운전시 좀 따분했다.  코너링 특성은 약한 언더스티어로서 일관적이다.

재규어나 벤츠, BMW도 약언더 성향이지만 하중 이동과 액셀 가감에 따라 뉴트럴-오버스티어로 변화가 있는 반면 이 차는 노골적으로 파워 오버스티어를 만들지 않는 이상 거의 언더스티어만을 보인다. 그래서 따분한가…

핸들링- 만족스러웠다. 안정적이고 그립도 좋다. 트랙에서 달려보고 싶었다.

동력 성능- 훌륭하다. 변속기도 듬직하고 부드러웠다. 매칭이 수준급이다.

브레이킹- 렌터 카의 타이어에 혹이 있어서 급브레이킹 시 떨림이 심해서 제대로 느껴보진 못했으나 제동력은 안정적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주행감은 강렬하고 부드럽다. 그렇지만 오래 운전하면 따분하고… 어지러웠다.( 멀미남.)

* 시승 차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주행감이 만족스럽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기타
:

3.6 직분사 엔진은 마치 디젤 엔진인듯 인젝터 소음과 진동을 운전석으로 전달한다.

성능면에서는 만족스럽지만 오래 운전하면 속이 울렁거린다.

이런 사소한 면을 좀 더 세밀하게 조율한다면 훨씬 주행감이 고급스러울 것이다.



총평: 

디자인이 우수하고 무엇보다 달리기 성능만큼은 만족스러웠다. 

높은 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핸들링이 우수하고 그립도 좋았다.

다만, 한계 거동은 어느 정도 점진적이지만 마진을 넘기 전에는 적극적으로 알려주진 않는다.

써스펜션은 노면에 대한 순응도가 좋고 휠타이어 세팅도 좋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엔진의 진동과 스티어링 피드백을 좀 더 다듬는다면 럭셔리 스포츠 세단으로서 자리를 당당히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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