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처음 보러 간 날  아산에서 분당까지 현대 경차 아토스 97년식 오토를 몰고, 같은 건물에 계신 친한 선생님과 동행을 하였습니다.

동행한 이유는 말씀 드리지 않아도 눈치 채셨으리라 믿습니다.

꽃히면 바로 업어오기 위해서 입니다.  내 차(?)가 남의 주차장에 서 있을 이유가 없지요.

지하 주차장에서 반갑디 반가운 이 경석 님과 2년만에 조우를 하고, 서로 그때보다 늙었음을 확인하고, ㅎㅎㅎ,  차를 시승하여 봅니다.

잠깐이나마 저를 거쳐갔던 R34 GTT 정비 완료 후 상태 좋았을 때의 그 느낌, 일년 몇개월 동안 소유하는 중에 단지 한달만 느낄 수 있었던 그 느낌을, 이 파란 차는  지하 주차장 오르막을 올라주면서 저에게 뿜어주고 있었습니다.

내가 니꺼거든?  내가 니꺼거든?

마음의 결정을 하는데는 시승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이미 첫 조우때 느낌이 왔었고,  이 차를 업어와야 하는 좀 더 논리적인 핑계를 찾기 위한 시승일 뿐 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시승은 요식행위일 뿐이지요.

무거운 기어박스도, 무거운 왼발도, 모든것이 이 녀석을 가져야만 하는 이유가 됩니다.

사륜 트랙션은 다음에 느끼기로 하고, 게다가 아직은 제 앞으로 보험이 들어있질 않으니, 그저 동네 한 바퀴 돌고 주차장으로 들어와  곧바로 계약서를 쓰고 마이너스 통장에서 비용을 쏴 드립니다.

이 경석님과 작별인사를 하고 아산을 향합니다.

분당 GS고급유 주유소를 어리버리 찾아서 만땅을 채우고,  집을 향합니다.

아토스는 같이 와 주신 선생님께서. ㅎㅎㅎ

아산에 도착해서 파란놈을  주차장에 세우고, 아토스로 선생님 댁까지 모셔다 드리고, 고마움에 근처 곱창집에 들러 소주를 대접합니다.

소주를 마셔도 취하지 않고 곱창을 씹어도 씹는것 같지 않습니다.

마음은 콩밭에..

이 퍼런놈은 그렇게 그 날부터 저와 같이 살기 시작합니다.

머리도 나쁘고 졸필이라 조금 많이 쉬고 또 써야 합니다.

수준높은 테드에 수준 이하의 글쓰기가 영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안면몰수하고 솔직하게 써 내려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