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애프터마켓 킷 중 100% 완벽한 것은 없다' -임재정님/ Justin-

지난 겨울 제 R32에 HPA사에서 나온 싱글터보킷 중 가장 첫 단계인 FT360 이라는 제품을 인스톨 했었습니다.
2년 반 정도의 리서치와 수많은 오너들에게 질문에 질문을 한 후, 내린 결정이었지만 결정적으로 직접 타보지 않았던 상태에서의 결정은 참으로 걱정스러웠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지요.
처음 제 차에 터보를 얹고 달렸었던 느낌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대강 반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제 R32와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더랬지요.

우선 단점들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1. 연비 악화
N/A 상태의 연비는 3년 8개월간 운영한 결과 20.9mpg 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Km/L로 환산하면 약 8.9 [Km/L]가 나오네요.
터보를 달고 6개월간 운행을 한 결과는 17.8mpg 입니다.
Km/L로 환산하면 약 7.6 [Km/L]가 나왔습니다.
N/A 상태 보다 약 15% 안좋아졌습니다.
비교기간이 동일하지 않아 편차가 있겠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아주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연비가 나빠진 건 안좋아진 점이네요. ^^;

2. 클러치 문제
우선, 업체(HPA)와 임재정님의 조언대로라면, FT360의 경우, R32 순정 클러치가 충분히 버텨줘야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제 차의 경우, 5단 6단의 가속시 최대 토크지점에서 아주 미세한 클러치 슬립이 일어납니다.
신차부터 계속 관리하면서 클러치를 남용하거나 오조작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할 때, 슬립이 발생하는 원인을 인스톨러였던 Justin도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제가 변속하는 모습을 본 Justin도 제 변속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지적을 해 줬습니다만 초창기 클러치 감각이 기존의 차와 완전히 달라서 애를 먹었던 시절, 조금 손상이 간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이 듭니다.) 가속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직은 타고 있습니다만 아마도 조만간 조치를 취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3. 시동 문제
HPA사가 순정지향의 튠을하는 것으로 찬사(?)를 받고 있고 그들의 기술적인 완성도도 (당연히 HGP가 받아야할 칭찬이겠지요...) 아주 높다고들 하지만, FT360 킷만은 유난히 시동문제(aka Cold Start Issue)가 있는 차량이 많습니다. 다음 단계인 FT400이나 450 킷에는 이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제 차도 그 시동문제가 있습니다.
차고에 세워놓고 하루 이상을 방치하면 단 한 번에 시동이 안걸리는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키를 돌려 스타트 모터가 돌아가면 시동이 바로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한 번 돌려서 바로 안걸리면 바로 정지하고 다시 새로 시동을 걸면 곧바로 걸리기에 그런 방법으로 큰 문제없이 타고 있습니다만, 분명 시정되어야하는 문제이지요.
VWvortex 포럼에서도 동일한 문제로 계속 화제가 되고 있고, 최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해결을 했다는 글을 접했지만, 아직 HPA에서 공식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차후에 업그레이드를 하면 다시 관련 글을 올리겠습니다.

4. 엔진룸 열문제
원래 R32엔진이 열이 많이 나는 엔진인데다가 인터쿨러가 없는 터보킷이어서 열문제가 항상 대두되어 왔습니다. 기존의 FT360킷의 경우 간혹가다 Coolant 호스 연결부분이 변형되어 새거나 각종 연결선들의 피복같은 곳이 녹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터보킷의 경우 많은 부분(연결부분/Heat shield)이 개선 되어나온 킷이라 들었고 아직 그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차를 타고 집에 와서 엔진 룸을 열어보면 상당히 뜨거워져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터쿨러를 달고 Stage up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별도의 Fan 스위치를 설치하려 했지만, 인스톨 당시 샾에서 자체 제작한 스위치 재고가 없어서 그냥 돌아왔었던 게 못내 아쉽네요. 곧, 뜨거워 지는 여름이 다가오는데 인스톨 한 샾에 문의를 해서 그 Fan 스위치를 달아주는 것으로 좀 더 Cool한 엔진룸 환경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5. 사라진 배기음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정상태의 배기는 절제되면서도 강렬한 배기음을 자랑했습니다만,
터보로 온 후 그것이 그렇게 그리워 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ㅜ.ㅜ
아예 없어진 줄만 알았는데 뒤따라 오는 지인들 말로는 기존의 '오로뿅'소리가 조금은 살아있다고 합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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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장점들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1. 출력과 차체의 궁합
'원래 순정 R32가 이 출력으로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니었나'할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절대적으로 위화감 없는 세팅이며 Waste gauge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를 제외하면 터보가 달려있는지 모를정도로 Linear한 반응과 가속을 보여줍니다. 코너를 진입한 후 중반가속시에도 상당한 여유가 있습니다. 갑자기 터지는 터보가 아니기 때문에 컨트롤 하기 쉽다는 얘기와도 같지요.
미국형 R32 순정 서스는 뒤가 '허당' 그 자체였기에 유럽형 R32와 하체를 비교하는 건 상대가 되질 않습니다.(유럽형은 H&R+Bilstein조합이지만, 미국형은 H&R+monroe라는...ㅠ.ㅠ) 제 R32는 KW사로부터 HPA를 위해 특별 제작된 SHS란 Coilover로 교체한 상태입니다. 이전의 NA상태보다 지금의 터보세팅과 너무나 궁합이 잘 맞고, 차체가 이정도의 출력과 하체의 딱딱함은 당연하다는 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소화합니다.
NA상태에서의 SHS가 너무 딱딱한게 아닌가 싶어서 소문에 PSS9이 그렇게도 쫀득쫀득하고 좋다기에 바꿀까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싹 없어져 버렸지요. ㅡ.ㅡ;
예전에 잠시 탔었던 Audi TT 1.8T 225마력 사양의 터보가 5500rpm이후의 뒷심부족을 감안할 때, 얼마나 실용적이고 Linear한 세팅인지 차별화 됩니다. 순정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큰 차이없이 연료가 차단되는 7200rpm까지 지속적으로 살아있는 든든한 토크로 각단 어느 영역에서나 가속이 살아있습니다.

2. 늘어난 최고속
출력의 증가로 당연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기존의 순정상태에서 칩과 흡기만으로 어렵지 않게 계기상 150mph(240km/h)를 점령하고도 꾸준히 170mph(270km/h)까지는 점령해 주었습니다.
(참고 자료 - NA 최고속테스트 )


터보를 달고난 후 이제는 170mph까지도 큰 어려움 없이 도달합니다.
아직 도로여건이 허락치 않아서 최고속은 계기상 175mph까지 가 보았습니다만, 당시 차 상태로 봤을 때 더 나갈 수 있는 여유는 충분했습니다.
예전에 권영주님께서 VF 수퍼차져 stage 2를 단 R32로 300을 찍으신 걸 감안하면 제 터보로도 절대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란 확신이 듭니다.

3.장거리시의 편안함
단점으로 작용했던 사라진 배기음이 장점으로 적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시간 이상의 운전에서 '오로뿅'소리는 가끔 피곤함으로 직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소리의 사라짐으로 인해 장거리 이동시 실내가 상당히 편한하게 느껴집니다.
가끔 순정 R32의 가변 배기를 실내서 스위치로 조작하는 경우를 보는데 왜 필요한지 이제는 알겠네요. ^^
6단 크루징 상태에서 별도의 다운 쉬프트 없이 가속이 편안점도 포함 시킬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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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열거된 내용처럼 순정으로 탈 때 보다 안좋아진 부분이 더러 있습니다.
몇 가지 사항들은 글만으로는 '치명적 오류'처럼 보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말머리에서 언급했듯이 어떠한 튜닝킷도 100%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며 매번 '내꺼 무조건 좋아요~'하는 글 보다는 향후 같은 차종 혹은 비슷한 방향으로 튜닝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참고하시라는 의미에서 이 글을 썼습니다. 보통, 튜닝한 사람들이 자신의 차량에 문제가 생기는 것들은 '묻지마'가 되어버리더라구요~ ㅡ.ㅡ

터보로 인해 짧아진 메인테넌스 주기로 신경써 줘야할 부분이 더 많아졌지만,
여전히 매번 탈 때마다 즐겁습니다.
오일, 스파크플러그 모두 순정을 사용하고 있고,
순정상태에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MAF sensor를 3만마일마다 교환해 줘야한다는 제약(?)을 받게 되었지만 R32 고유의 밸런스를 깨지 않고 더 민첩하게 달려주는 제 R32에 더욱더 정이 갑니다.

터보를 달고 많은 머슬카 옆을 유유히 따버릴 때의 희열도 있었지만, 역시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얼마전 제 차는 다름아닌 GTI에게 따이고 말았습니다. 결국, 올것이 오고 말았지요. ㅜ.ㅜ
지역 동호회의 차량인데 나중에 배틀란에 사진과 함께 올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함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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