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이트에 올렸던 글입니다. 아주 쬐금 수정하고, 사진을 첨가했습니다. 벌써 과급의 세계로 들어선지
5만 km가 되어가더군요. 기념글이라고나 할까요?

아내가 몸살 기운이 있다고 딸아이를 맡아주시는 분 집에 두고 찜질방으로 향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
니다. 11시 30분까지 들어가면 무료입장이기 때문에 퇴근길을 서둘렀습니다.(11시 퇴근입니다.) 북수원 요
금소를 빠져나와 1번 국도와 합류하는 지점으로 길을 잡아 가는 중 절대로 사람이 다녀선 안되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빠른 걸음으로 도로를 횡단하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100km/h 정도였기 때문에 그와
의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완만한 커브이기에... 그래도 사람을 치는 것 보다는 차가 상
하는게 낫겠다 싶어 어쩔수 없이 브레이크를 밟아야했습니다. 생각대로 돌아가는 차 속에서 그야말로 많은
생각들과 풍광이, 그야말로 파노라마처럼 스쳐갑니다. 천만다행으로 정체불명의 그 사람도 제 차도 멀쩡했
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달려가는 그 사람은 이내 숲 속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4 피스톤 브레이크 킷으로 교체하게된 결정적인 사건이었지요. 아내를 만나러 가는 길에 곰곰 생각을 해봤
습니다. 코너에선 무조건 서행을 망각한 제 잘못이 크긴 하지만 사고가 없어서 다행이라 애써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그러고보니 과급 튜닝을 한지도 1년 반이 지났습니다. 무척이나 오래 즐긴 것 같은데, 겨우
그것 밖에 지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2005년 11월에 출고된 저의 쎄라토 유로.... 사실 투스카니가 사
고 싶었지만 특유의 가벼운 핸들링이 이해하기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문짝 2개'에 대한 아내의 투덜거림을
감당해 낼 자신이 없었기에 가장 마음에 드는 해치백으로 선택한 것이죠. gti의 출시를 알면서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내심 골프처럼 생긴 유로로 대리만족을 찾은 셈이랄까요.

앞의 사건으로 장착된 닛산 4피스톤 킷

이 다음차를 수입차로 사자는 아내의 꼬득임에 흔쾌히 넘어가서 선택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꼭 터보의 세상
으로 나가겠노라 선언을 했습니다. 사자마자 튜닝하기는 좀 그랬기에 2만 km만 순정으로 다니자고 마음 먹
었죠. 우선 간단한 보강 작업들부터 해 가면서 과급의 세상에 들어서겠다고 말이죠. 그 이전에는 매그너스
를 몰았습니다. 직렬 6기통이라 불리는 엘식스. 소나타, sm5와 비교해서 그다지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크게
빠지는 구석도 없는 도토리 키재기 식의 그저 그런 차량이었습니다(물론 저의 개인적인 주관입니다). 널찍
한 실내 공간은 큰 점수를 주겠습니다. 기름 많이 잡수시는 대식가인 점은 좀 불만이지만...

반면 유로는 당시까지만해도 흔하지 않은 해치백이었고, 특히 2리터 수동 모델은 주문 생산이라는 긴 인고
의 시간을 거쳐야만 오너에게 키가 전해지는 그런 모델이었습니다. 아마 3주는 더 걸렸던 것으로 생각됩니
다.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다시 폭스바겐 매장에서 골프를 토닥거려보기도 하고.. 한 달이 걸렸다면 골프
를 구입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 골프를 구입했더라면... 생각만해도 끔찍하죠. 골프였다면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의 2배는 족히 해먹었겠네요. 암튼 그렇게 저에게 유로는 다가왔습니다. 인도받은 다음 날부터
서스펜션과 휠, 타이어를 교환했습니다. 물론, 가장 먼저 행한 일은 끔찍하게 생각되던 kia 엠블럼들도 모
조리 제거하는 것이었지요. 어찌나 속이 후련하던지... 지루한 길들이기... 차량등록...

10개월이 지났을 무렵, 어느 정도 돈이 모아지자 일주일의 망설임 끝에 일을 벌이고 말았습니다. 그 돈이면
울 마누라가... 하는 생각에 몇 번을 주저했지만 뒤돌아보지 말자고 허벅지 굳은 결심에 결심을 했지요. 저
도 참 모진 놈이더군요. ㅋㅋ 그렇게하여 시즌1에 돌입합니다. 290마력, 토크 38kgm정도로 세팅되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니 참 재미난 세팅이었습니다. 일반유 먹여도 투정부리지도 않고, 왠만한 것들은 모조리 다
제압할 정도의 넉넉한-물론 몬스터급이나 300오버의 튜닝 차량들을 만나지 못했던 것도 큰 행운이긴 했습니
다-출력에 무척이나 만족했지요. 이따금 300너머의 세상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엔진 출력으로
환산해보면 300은 넘을 거라고 유혹의 세상에서 벗어나고 있었지요. 아무래도 머플러를 제외하면 튜닝 차량
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할 자연스런 외관을 가졌기 때문에 더욱 재미난 주행이었던지도 모르겠습니다.

머플러 빼면 뭐 순정이지요?

그러다...
주차장으로 돌진한 상대 차량 덕분에 본의 아니게 시즌2로 들어서게 됩니다. 300 오버의 세상... 이건 좀 다
른 세상이더군요. 그동안 잘 타고 다녔던 컵킷으로는 롤링을 제어하기 힘들었고, 투 피스톤 브레이크는 잘못
했다간 스틱스를 건널지도 모르겠단 불안감을 동반하게 했으며 결국 글 머리의 사건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결정적으로 두 어 바퀴 돌아보니 시즌1 시절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었는지 알게 된 셈입니다. 역시... 경험
하기 전에 믿을 수 있는 경지에 올라야 합니다.ㅋㅋ 덕분에 유로는 4 피스톤 브레이크 킷을 끼우게되는 호강
도 누리게 됩니다. 이제 배추밭의 시퍼런 배추들은 얼마 보이질 않습니다. ㅡ,.ㅡ;;;

그래도 300이 넘는 세상은 또 다르네요. 약간 몬스터급인 e55amg, 911터보 등과도 적어도 진선에선 대등하게
나갑니다. 그래도 코너는 무리더군요. 쫓아야가겠는데 앞서 나가긴 너무 무섭고 또 그 느낌이 굉장히 불안하
고 불쾌합니다. 그저 벌어지지 않고 쫓아갈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할라나요. 또 다른 세상으로 들어섭니다. 하
체를 보강하자는 명제가 던져진 셈이죠. 코일오버 서스펜션에 스테빌라이저 바와 폴리우레탄 부싱까지 해 놓
고 또 뭔 보강이냐고 이야기하던 분도 있지만 게르만 전차들을 쫓아가기엔 눈물 납니다. 사실은 드라이빙 실
력이 부족한 것이겠지만...

용인까지 쫓아가서 휀더 브레이스와 리어 스트럿 바를 장착했습니다. 롤 케이지와 더불어 스팟 용접으로 가기
전에선 마지막까지 간 보강이라고 해도 좋을 아이템이죠. 아내와 딸아이가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유로에 롤
케이지는 선사하기 힘드니 이것으로 하체 보강은 마감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안되면 마지막으로 전기구이를
선사할 수 밖에 없겠네요.

날이 풀려 달리기 좋은 계절이 왔지만 의외로 달릴 일이 없습니다. 그저 출퇴근의 반복입니다. 좀 따분하기까
지... 달리기 멤버였던 비머 330은 새로 찾아온 공주님 덕분에 달림을 멈추었고, 또 다른 지인들은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서 다들 바쁩니다. ㅋㅋ 저도 나름 바쁜 일상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내랑 이탈랴까지 날아가서
카드 석 장을 탕진한 후유증도 있고, 아무래도 기름값에서 좀 눈치도 보이구요....

아, 그렇게 꼼꼼한 인간은 아니지만 튜닝에 관련된 것들은 그대로 적어뒀기 때문에 비용을 계산해 볼 수 있습
니다. 차량 구입비용에 튜닝비용을 합해보니 딱 gti 구입할 정도가 됩니다. gti... 튜닝차들과는 또다른 맛과
멋을 주는 녀석인데... 이따금 직장 동료들이 그럽니다. 그 돈으로 처음부터 수입차 샀으면 안되냐고... 속으
로 웃죠. 유로 정도 달리는 수입차 살려면 돈이 얼만데... 하지만 지금까지 유로에 이것저것 해먹이면서 배운
것이... 그 과정의 즐거움이란 것이 재미를 넘어서는 것이더군요.


부스트 컨트롤러는 센터 암 레스트에 숨겨뒀습니다. high 1.8, low 1.2bar

국내 최초로 쎄라토 유로에 씌웠던 카본 후드였습니다. 사고로 박살 낸 후 인천 화물 창고에 새제품이 보관중
이라고 합니다. 조만간 다시 달아줄 작정입니다.

데피 컨트롤러는 운전석 좌측에...

센터에 숨겨둔 게이지로 인하여 밖에서 보면 그 흔한 게이지가 없는 '양아치 튠' 차량으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그래프가 그렇게 선명하진 않습니다. 고급유 1.8bar

미쓰비시 td05-hr16g 트윈스크롤 터빈과 원밴딩 매니폴더입니다. 저 매니폴더... 드럽게 시끄럽습니다. 3000
rpm을 넘어서면 그야말로 굉음을 내뿜죠. 지금은 바꾸긴 했습니다만...

메탄올 인젝션 킷입니다. 덕분에 고속도로를 주구장창 달려도 배기온은 900도를 넘지 않습니다.

유로와도 얼마 지나지 않음 작별할 시간이 오겠지요. 언제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다음은 어떤 녀석과
만나게 될지 알 순 없지만 지난 글에서처럼 지금의 유로에 만족합니다. 내가 유로를, 유로가 나를 바라보기만
해도 서로의 느낌을 전해들을 수 있는, '악마의 z'와 같은 경지에 이를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죠.

다음은 튜닝 목록과 비용들입니다.
8km 신차 인도(차량 가격 1579만원, 할인 124만원, 탁송료 68,000원)
28km 하체 방음(언더 코팅), 외장 코팅(42만원)
70km 아이박 프로댐퍼 + 프로킷, oz 수퍼 레제라 17", 금호 타이어 spt 215-45(148만원, 140만원, 42만원)
510km 계기판 조명 led(diy)
902km 클라리온 656 오디오 교환(47만원)
6,070km 폴리우레탄 부싱, 2 피스톤 브레이크 킷, 다나베서스텍 스테빌라이저 바(27만원, 31만원, 60만원)
20,008km 터보 시즌1(845만원)
26,758km 흡기 밸브 가스켓
30,577km bbs rg-r 18" 225-40, 한국 타이어 v8rs(중고180만원, 42만원, 5홀로 교환비용 30만원)
32,075km 세이본 카본 후드(85만원)
37,568km 얼티메잇 스테빌라이저 바(3단 조절식, 45만원)
40,012km 터보 시즌2(180만원; 사고 보상비 등으로 충당하고 추가 지불한 단조 피스톤과 커넥팅로드 금액)
41,577km pss9 코일오버 킷(255만원)
45,298km 닛산 4피스톤 브레이크 킷(90만원)
60,237km 매니폴더 교체(100만원)
61,210km 던롭 스포트 맥스 225-40-18(62만원)
61,485km 룩손 휀더 브레이스 + 리어 스트럿 바(29만원)

오일류 교환 내역
2,180km 아집 텍신트 sx 0w40
10,780km 아집 텍신트 0w40
16,249km 아집 텍신트 0w40
20.008km 오메가 631 + 690 미션 오일
27,891km 오메가 631
31,276km 오메가 631
37,775km 롱라이프 터보
40,012km 롱라이프 이코노믹 + 롱라이프 하이퍼포먼스 미션 오일
41,504km 롱라이프 터보
49,254km 롱라이프 터보
57,091km 롱라이프 터보
61,210km 롱라이프 터보
67,651km 롱라이프 이코노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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