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지 않은 내공으로 끄적거려 봅니다. ^^

길지 않은 시간동안 Ford Mustang을 시승하였다.
시승차는 2005년식으로 3.9L V6 OHV 사양으로 4단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을 장착한 차였다.

머스탱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티뷰론이나 투스카니 정도의 스포츠감각을 살린 일상적인 쿠페로 보면된다. 미국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으며 실제 차값도 상당히 저렴하고 (대략 2만불대정도), 유지관리도 용이하며 승차감이나 편의성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퓨어스포츠와는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럭셔리하지도 않고 일반 세단은 지루하고 세단보다는 조금 빠르게 달리고 싶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대중차이다.

이미 복고풍의 신형이 나와 많이 굴러다니고 있지만 시승차는 바로 한세대 전의 구형모델이다. 신형으로 넘어오면서 배기량은 4000cc로 커지고 OHC 엔진이 올라갔지만 시승차는 미국의 상징 OHV엔진이 올라간 구형 모델이다.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나온 모델을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거의 10년가까이 생산된 끝물의 차량이라 차량의 완성도와 성숙도는 뛰어나리라 짐작된다.

디자인은 미국차답게 선과 면이 큼직큼직하고 멀리서 봐도 강렬한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되었으며 패널단차는 국산차나 일본차의 그것보다는 못하고 디테일도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비례감과 균형감은 매우 뛰어나다. 휠은 16인치 크롬휠이 장착되어 있고 타이어는 225/55R16 싸이즈로 평범한 편이다.

실내 디자인은 요즘차보다는 수수한 편이고 플라스틱 질감도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지만 스위치라던지 재질이 견고해 보인다. 계기판은 알아보기는 편하지만 별다른 개성이 없고 기어레버는 짤막하고 얇은 것이 90년대 프라이드나 아벨라의 그것을 보는 것 처럼 멋이 없었다. 요즘 유행하는 수동변속기능도 지원하지 않고 P-R-D-2-1이 전부인 단촐한 구성이다.

사실 이런차를 실내의 아기자기함으로 타는 것도 아니고 본격적으로 엔진과 변속기 성능을 느껴보기로 하자. 미국사양 머스탱은 V6와 V8엔진, 4단 오토매틱, 6단 매뉴얼이 모두 나오지만 국내에 도입된 머스탱은 V6 4단 오토매틱이 전부이다.

엔진룸을 열고 시동을 걸면 우선 우렁찬 스타팅모터의 소리가 인상적이다. 마치 트럭의 스티팅 소리와 비슷한데, 정숙성보다는 내구성, 신뢰성을 우선한다는 느낌이다. 엔진이 발동되면 OHV 특유의 그렁그렁하는 아이들링이 들리는데, 이 소리가 참 매력적이다. V8 OHV 의 두두두두하는 소리만큼은 아니지만 아메리칸 엔진의 매력적인 음색임에는 틀림없다. 엔진 자체도 조용하진 않지만 방음처리도 잘 된 편은 아니라 실내에서도 아이들링시 엔진소리가 기분좋게 들린다.

초기발진은 OHV 답게 시원시원하다. 밟으면 욱 튀어나가는게 재미있다. 하지만, 4000rpm에 이르르면 토크유지가 되지않으며 5000rpm정도에서는 소리만 우렁찰뿐 가속이 되지 않는다. 3000rpm정도까지는 우렁찬 엔진소리를 즐길만 하지만 고회전에선 둔탁한 소리만 날뿐 경쾌한 느낌은 없고 엔진 자체가 고회전에서 매끄럽지 못하고 뻑뻑하다는 느낌은 받는다. 하지만 저속토크는 정말 월등하다. 어느정도냐 하면, 1단에서 2단, 혹은 2단에서 3단으로 쉬프트업되면서 동력이 연결되는 순간 욱하고 튀어나가는 느낌이 날 정도다. 고회전보다 오히려 저회전에서 토크가 더 큰 느낌이다.

대략 4000rpm 이내에서 엔진 회전을 조절하면서 운전을 하면 대단히 재미있게 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의 한계상 미션의 방황현상과 지나치게 빠른 쉬프트업 타이밍으로 인해 적극적인 드라이빙은 쉽지 않다. 언제나 느끼는 점이지만 이 차에도 수동변속기가 절실한 느낌이다.

대략 0-100km/h는 7초정도의 느낌이고 투스카니 엘리사 M/T와 비교하자면 약간 더 빠르거나 비슷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탑기어가 들어간 후 고속도로에서의 가속은 상당히 더딘 편이며 속도리밋이 180km/h에 걸려있기 때문에 초고속주행자체는 불가능하다.

서스펜션은 하부부속들이 무거운 느낌이 나며 특히 후륜이 승합차나 트럭의 느낌처럼 일체식 차축의 느낌이다. 경쾌하다기 보다는 진중한 느낌이며 노면의 작은 요철이나 작은 과속방지턱은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될만큼 서스펜션은 소프트한 느낌이다. 하지만 고속도로 주행시 허둥댈 정도는 아니며 기본적인 스포츠성은 충분히 갖춘 세팅이라 생각된다.

시승차에는 NOS가 달린 세팅이었는데 도로사정상 NOS를 많이 느껴보지는 못해 아쉬운 느낌이 든다. 차주에 따르면 NOS를 켜는 순간 차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돌변한다고 한다.

머스탱은 편하게 일상적으로 탈만한 스포츠카이다. V6 오토매틱 사양은 평범한 느낌이었지만 V8에 수동버젼은 전혀 다른 느낌이 날 것이다. 고성능버젼도 양산되고 있으며 많은 매니아를 거느린 차종으로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가격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또한 기계적인 숙성도와 내구성은 이미 완전히 검증된 상태이기 때문에 중고로 구입하기에도 걱정이 덜할 것 같다는 것도 장점이 되겠다.
profile

http://blog.naver.com/genlee0

제 블로그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