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을 쓰기 전에 여기 계신 많은 '골프홀릭' 분들에게 어떤 질책을 맞을지 모르겠네요...
 
나름 객관적으로 평가를 한다고 자부하지만 일단 저의 취향을 살짝 알려야 할꺼 같네요...S2000, 엘리제, 란에보, M3 을 소유하고 있는 건 아니고 --! 이런 종류의 성능과 달리기 위주 차들을 좋아하며 가끔씩 서킷에서 달리기도 하는 자동차를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사람과 보는 입장에 따라 의견은 충분히 다양할 수 있다는걸 알아주시고 
 
디젤의 환경 적인 문제나 실내 디자인 부분은 떠나서 제가 느꼈던 골프 2.0 TDI의 주행 임프레션을 간단히 적어 봅니다. (5세대 골프 디자인은 그리 맘에 들지 않지만...)
 
디젤인지 휘발유인지 알아챌 수 없이 조용했던 페이톤 TDI 에 비하면 골프 TDI는 디젤의 진동과 소음이 적당히 운전자에게 전달됩니다.  
 
아이들링부터 1500rpm 까지의 초기 가속이 느리기 때문에 드레그 레이스 갔다가는 그냥 구경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유턴하고 난 뒤 가속을 위해 스로틀을 열었으나 물먹은 스폰지를 밟은 듯 차는 나가지 않습니다. 
 
다른 상황이라면 코너를 돌거나 가속의 흐름이 떨어졌다가 재가속시 1800rpm 부근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 않으면 뒤에서 '똥침' 맞거나 앞차 백미러의 '쩜'이 될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2000rpm 부근에 다다르면 마치 "꽝터보" 차인냥 2.0L 급에서 느끼기 힘든 가속감과 함께 튀어 나갑니다. " 와우 " 라고 내뱉은 감탄사 ... 하지만 바로 " 어? " 라는 아쉬움으로 바뀝니다. 4500rpm 에서 기어가 변속되며 흐름을 끊기 때문입니다.
 
물론 DSG의 빠른 변속이 도와주고 다음 기어가 여전히 최대토크 밴드에 걸리기 때문에 재가속이 이어지지만 느낌상 레드존에서 무슨 봉인이 걸려 있는 거 같습니다.
 
실제 가속에 이용하는 엔진 회전 구간이 2000-4500rpm 으로 너무 짧습니다. 반대로 이야기 하면 그만큼 이 구간의 가속이 빠르다는 말도 되겠죠...
 
레드존 4500rpm을 치면 바로 변속이 되기 때문에 솔직히 다운쉬프트만 신경 쓰고 업쉬프트는 그냥 레드존을 치게끔 내버려두는 것이 낫습니다. 신경 쓴다해도 금새 rpm 바늘은 레드존에 도달하기
때문에 충분한 가속을 이끌어 내는 가운데 변속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이번에 타본 골프 2.0 TDI 시승의 목적은 소문으로만 듣던 DSG 미션 감각을 느껴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수동 변속기로 힐앤토, 더블 클러치등의 운전을 즐기는 타입인지라 수동변속기가 사라져가는 추세에 아쉬워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역시나 VW의 오랜 역사와 탄탄한 엔지니어들의 작품인지라 클러치를 두 개 쓰는 아이디어나 변속시간, 감각, 그리고 다운쉬프시에 엔진회전수 보상은 토크컨버터가 들어 있는 일반 오토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짧은 rpm 구간이라 3000rpm이 조금만 넘는 상태에서는 컴퓨터가 제어하면서 다운쉬프트가 되지 않습니다. 가솔린 엔진 감각으로 운전해서 그런지 이쯤에서 다운쉬프트가 들어가주었으면 하는 구간에서 번번히 '뺀지' 를 맞고 rpm 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다 다운쉬프트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DSG 미션은 디젤 엔진의 장점을 한껏 살려주지만 반면에 디젤 엔진 특성상 DSG의 장점을 모두 살려주지 못하는 것 같네요...이번에 나온다는 가솔린 아우디 TT 3.2 DSG 정도면 어떨까 다시 한번 느껴봐야 겠습니다.
 
unlimitg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