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싱가폴 친구들과 점심을 먹다가 그중 두명이 지난번 한국에서 있었던 행사에 참여했었고, 제가 운전하는 R32로 드리프트를 경험했던 친구들이라 한참 차이야기를 하다가 GTI 타봤냐고 하길래 아직 못타봤다고 했더니 그럼 오후에 딜러에 가서 타보자고 하길래 말끝나기가 무섭게 Yes of course.....
 
딜러로 도착하자마자 쇼룸에 전시된 4도어 붉은색 GTI에 앉아 이것저것 보고 있는데, 전 시승차를 밖에서 준비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쇼룸에 전시된 차에 시동을 걸고 임시번호판을 달더니 그녀석을 끌고 나가더군요.
싱가폴에서 GTI출시하자마자 모두 팔려서 시승차도 없고, 특별히 쇼룸에 전시된 차를 시승시켜주었습니다. 사실 GTI의 유럽판매나 기타 지역의 판매는 3,4세대의 그것보다 몇배 더 많이 팔릴 정도로 다른 시장에서도 GTI는 상당히 구매매력이 큰 차종입니다.
 
약 30분 정도 타봤는데, 제가 싱가폴에서 쫒겨날 각오하고 밟은 속도는 150km/h정도였고, 살짝쿵 와인딩 비스무레한 곳과 대부분 시내의 곧게 뻗은 직선에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일단 제가 그동안 경험했던 200마력 2.0TFSI엔진은 파사트에서 였는데, 1.8터보 엔진보다 훨씬 부드럽고, 4기통 엔진 특유의 고회전 영역 공진이 안느껴집니다.
 
그리고 파워 딜러버리가 은근히 밀어주는 그런 느낌이라 터보 엔진의 급격한 파워밴드의 변화가 좀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레드존으로 가도 여전히 밀어붙이는 뒷심이 느껴지는 장점이 있고, 그 이하의 영역에선 뭐랄까 배기량이 큰 엔진의 느낌이 강합니다.
 
상대적으로 좀 드라마틱한 회전상승보단 리니어한 느낌을 추구하는 순정 세팅인데, 이부분은 튜닝으로 출력을 20%만 높여도 중간영역의 토크가 엄청나게 올라가기 때문에 회전 특성은 튜너가 원하는데로 쉽게 바뀔 수 있는 부분입니다.
 
1.8터보 200마력 정도로 튜닝된 엔진과 비교해 과격함은 좀 덜하지만 어쨌든 속도계를 보면 상당히 빨리 속도가 붙습니다.
아무튼 GTI DSG는 0-100km/h까지 6.9초 밖에 안걸리기 때문에 스프린터로서 스포츠 해치백의 역할은 충분히 수행한다고 봅니다.
 
도로에 올리자마자 풀쓰로틀로 4단까지 넘어가는데, 재미있는 것은 변속이 될 때마다 머플러에서 '버벅' '버벅'거리는 음색이 난다는 것입니다.
 
변속이 되는 찰라에 어찌되었던 파워가 끊기고 붙는 과정에서 고부스트 터보 엔진의 배기통의 내부 압력변동으로 인해 버벅 거리는 음색이 변속될 때마다 들리는데, 이소리가 사람을 아주 기분좋게 만들었습니다.
기분이 좋고, 정말 독특한 느낌이라 GTI를 시승해본 젊은이들은 이 부분을 아주 높게 평가할 것으로 봅니다.
 
DSG의 다운시프트는 워낙 정교하고 더 좋은 것은 다운시프트할 때 6200rpm까지 허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레드존이 6500rpm인데 다운시프트 후 6200rpm을 기준으로 아래 기어로 변속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일반적인 자동변속기가 감히 흉내도 못낼 정도로 다운시프트로 커버하는 영역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머플러가 GTI용으로 완전히 새롭게 조율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만큼 파삿의 그것과는 배기음이 완전히 다릅니다.
 
짱짱한 서스펜션은 이미 일반 골프보다 20mm낮아져있고, 후륜 스테빌라이져 역시 20%더 강한 것으로 장착되어 있습니다.
 
후륜만 강한 스테빌라이져를 적용한 것은 그만큼 코너에서 액셀링에 후륜이 민감하게 움직이게 한다는 설계의 목적을 수반합니다.
 
일반 골프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100km/h에서 스티어링 조작과 패달링만으로 뒤를 한방에 날릴 수 있었던 R32의 세팅을 경험한 후 GTI역시 비슷한 개념으로 후륜을 재미있게 다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R32보다 200kg정도 가볍고, 특히 엔진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숏턴에서는 R32보다 코너링이 나을 것으로 보고, R32가 고속 크루저의 컨셉을 충분히 어필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GTI는 좀 더 스포츠 핸들링을 맞춘 어떻게 보면 영역을 구분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다분했습니다.
 
일반골프와 모양이 다른 세미버킷 시트와 스티어링 휠 그리고 패달등 겉에서 풍기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의 전면부 인상이 GTI를 좀 더 다른 포지션에 올려놓게 합니다.
 
한국에는 2월에 2도어 버젼을 먼저 출시할 예정입니다.
일단 맛을 본 것으로 만족하고, 아무튼 한국에 들어오면 거의 가장 먼저 타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