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시승은 지난 토요일.. 폴쉐996 카레라 오너인 진승희님과
분당 고속화도로 왕복 주행을 통해 진행했습니다. 
먼저번 M3 오너 쿨만님에 이어, 비슷한 고성능 스포츠카 폴쉐오너의 의견을 들어보고싶었던 건,
마제라티 콰트로 포르테의 상대적인 퍼포먼스를 냉정하게 파악하기 위함이기도 했지요.
 
다음번엔 역시 M3 오너인 어영해님과 시승약속을 했고.. 575 마라넬로오너인 대학후배..등 3~4분
의 매니아를 더 동반해 시승해볼 계획을 갖고있습니다. 혼자 운전해보고 느끼는 것보다, 여러드라
이버의 의견을  듣는것이 다양한 시각으로 모빌을 살펴볼 수 있어, 매우 좋은 객관적 경험과 자료가
되리라는 믿음입니다.
 
 

 
시승을 위해 대기된 두대의 모빌.. 두녀석 다..군침 넘어가는 대상이 아닐수 없죠.
360 모데나는 다른분의 시승예약이 되어있었습니다.
 

 

 

 
메탈과 글라스의 조화로, 싸이버틱한 매장 분위기와 묘하게 어우러지는 마제라티 콰트로포르테..
차가운 미캐니즘과 뜨거운 열정을 품고있는, 퍼라리 마제라티의 아이덴티티를 돋보이게 합니다.
 

 

 

 

 
 

 
금요일 밤 새벽까지 후배와 시간을 보냈다는 늦잠꾸러기 승희님을 기다리는 동안 몇컷의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꼬물꼬물 눈치를 보면서 약속장소에 나오신 승희님과 폴쉐 996 카레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는, 은색 콰트로포르테에 함께 올랐습니다.
버튼및 계기류 조작에 대한 설명을 들은 승희님이 수서분당 고속화도로에 오르고, 스무드한 발진을
시작했습니다.  체구는 다르지만 비슷한 가속성능을 가진 모빌이라서 그런지, 금방 익숙한 움직임을
보이시고, 지난 두어개월간 그란폐인으로 지낸 여력인지, 샤프하게 달리는 차들 사이를 부드럽게
헤집(?)으며.. 쑤욱하고 속도를 높혀가시더군요.
 

 
신장 183 cm 인 승희님의 앉은키에 콰트로포르테의 천정이 조금 낮게 보였습니다.
'어? 폴쉐는 헬멧쓰고 앉아도 되는뎅..?' 폴쉐 루프의 형상을 떠올리니 이내..그럴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차량들이 꽤 다니고 있음에도, 잠깐 뚫린 차선으로 순식간에 220~230 의 속도로 올라가는 마제라티..
빠른 차선이동에도 페라리 마제라티의 자랑거리인 스카이훅 써스펜션의 민첩한 반응으로 거의 롤링
을 느낄 수 없을정도로 탄탄한 반응을 보입니다.
 
지난번엔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풀알피엠 영역의 변속에선  기분 좋을정도의 탄력있는 변속쇼크가
어깨와 뒷머리를 자극합니다. 크레센토 느낌의 리니어한 가속감.. 잠깐씩 가속페달을 쭈욱
밟을때마다, 조수석에서 눈을감고 400 마력의 여유있고 타이트한 추진력에 집중해봤습니다.
 
보통의 D세그먼트 세단들은, 고무줄에 튕겨지듯 쓰억~하고 추발해.. 풍부한 토크에 의한 가속에
모빌의 관성에 탄력이 붙을 무렵이면 느글느글한 식사후에 박하사탕을 찾듯이 브레이킹을 준비
해야하는  기분이라면, 마제라티는 액셀과 브레이크..써스펜션의 느낌이 직답적이라서 스로틀
개도와 리액션이 매우 담백하고 느끼하지않게 다가옵니다.  4244 cc 숏스트록 엔진의 칼칼하고
쫄깃한  느낌이, 차체의 운동성과 드라이버의 심장박동을 최대한 가깝게, 일치시켜 준다는
기분이지요. 
 
이러한 일치감을 극대화 시킨다면 당연히 레이싱머쉰을 지향해야 겠지만, 동승자까지 드라이버의
스포츠행위에 동참시키며 4인승 봅슬레이를 타듯이 함께 우쌰우쌰하며 달릴 수 있는 매력..
'도착하면 깨워줘~' 하며 소퍼에 기대어 잠드는게 아니라, ' 우린 함께 그곳까지 달리는거야~'를
외치게 하는 일체감을 주고, 함께 소리치다 지치면 쾌적하게 헤드레스트에 기대어 잠을 청할 수도
있는.. 절묘하게 스포츠카와 거주공간의 효율성을 매치시켰다는 느낌입니다.
 
노말의 벤츠와 BMW..아우디가 이러한 양면성을 서로 조금씩 양보해 이상적인 컨셉을 지향하고
있다면, 마제라티 콰트로포르테는, "우린 함께 달린다.." 는 동료의식쪽으로 한걸음 써억 잡아
이끄는 카리스마를  발현합니다.
 
 

 

 

 
사람좋고 다감한 공학박사 진승희님..
폴쉐 오너답게 드라이빙 스킬도 섬세하고 매끄러웠습니다.
 

 

 
 
한동안 이 모빌에 집중해서도 그렇겠지만.. 제 캐릭터를 콰트로포르테에게 대입해 본다면..
젊은시절 차와 레이스에 미쳐, 중독성이 강한 하드코어 모터스포츠에 푹빠져 지내다..정상인의
삶으로  돌아와 일과 사회적인 성공.. 상식적인 가치관에 연연해,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고
그시절을 그리워합니다.  달리는 동안 비로소 '정말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지만, 철없는 어른 취급
하는 아내와 한심하다는 듯이 혀를 끌끌차는 아들녀석도 이미 머리가 커진지 오래..
 
아직도..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을 탄탄하고 윤기있는 인테리어속에 앉혀..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스피드를 느끼게도 하고, 함께 살아있다는 생동감속으로 초대합니다. ' 내 드라이빙 스킬과
마인드를  믿는다면..꼼짝말고 즐겨..' 프란체스카의 멘트처럼, 오늘은 나도 하드보일드 스타일..
확~펼쳐진 고속도로와 굽이치는 와인딩을 지나며, 도로의 모든 '평범한 인생'들을 추월하며 
오늘만은  우월감과 뿌듯함을 마음껏 느끼는 나와 가족들.. 짙푸른 바다내음과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에 도착해,  함께 콰트로포르테에서 내릴무렵..'우린..함께 달려왔어..' 란 말을 그들에게..
해주고 싶군요.
 
 
 
다소 감성적인 글이 되었네요.^^
다음번엔 조금 구체적이고 분석적인 내용으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