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TT 3.2 Quattro DSG
 
컨셉트카에서 그대로 양산으로 이어진 아우디 TT 는 그 당시 디자인 하나만으로도
달리기와 성능위주의 자동차를 지향하던 나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었다. 이미 6년이
지난 2005년에 만난 TT 는 여전히 아름답고 군침이 돌게 한다.
 
여기에 전투적인 티타늄 색의 18인치 휠과 이전의 공력 문제를 더욱더 보강한 듯한
커지고 고정된 스포일러 그리고 손으로 만지면 그대로 페이트가 묻어 나올것 같은 강렬한
주황색 보디가 더해졌다. 
 
이번에 군침을 돌게 하는건 디자인이 아니다. VW의 명기 VR6 엔진을 개량한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2.7kgm를 자랑하는 V6 3.2L 유닛과 VW과 아우디가 떠들썩하게
자랑하는 DSG 미션이다.
 
'달리기를 위한 차는 무조건 수동이다' 라는 나의 생각은 여전하지만 SMG 나 수동식
시퀀셜 미션을 맛볼 때마다 마음이 흔들려 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지난달 디젤 엔진 
골프 TDI 에서 DSG를 약간 맛을 보았다면 이번에 3.2L 휘발유 엔진과 조화를 이룬 TT
에서는 DSG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동수원 IC에서 용인 스피드웨이까지 가기 위해 영동고속도로에 올라서자마자 스로틀을
풀로 열어 버렸다. 넉넉한 토크빨로 밀어붙이는 가속의 짜릿함은 온몸에 퍼지며 주황색의
동그란 탄환은 트럭과 승용차 사이를 뚫고 발사되었다.
 
경부고속도로와 만나는 신갈 IC 부근에 도달하기전 앞이 텅빈 약간의 경사로 1차선에서
잠시 확인한 속도계는 시속 210km 부근. 통행량이 적지 않았고 짧은 거리에서 '칼질'을 하며
낸 속도치고는 체감상으로도 추츰거림도 없이 빠르게 도달한 속도이다.
 
(물론 밑에 시승기를 쓰신 님께서 길들이기를 잘해놓은 덕도 있겠죠...?)
 
용인 마성 톨게이트에 진입하기 전까지 호기심으로 따라오던 몇몇 차들을 가볍게 뿌리치고
와인딩 길에 들어섰다. 조금전까지 고속에서의 짜릿함을 느꼈다면 이번에는 DSG 미션의
능력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전의 몇번 아찔했던 경험상 그리고 스피드웨이에서 달리기 위해 또는 달리고 난 후 이곳
와인딩에서는 될 수 있으면 무리하지 않는 편이라 한단계 낮은 배틀모드 버전으로 와인딩에
차를 맡겨 본다.
 
코너전에 패들 쉬프트로 3단 또는 2단까지 감속하며 타이트하게 돌아나가는데 이전 전륜구동
TT의 언더스티어도 아니고 그렇다고 FR의 오버 특성도 아니다. 이런걸 뉴트럴이라 해야될지는
모르지만 콰트로가 잡고 있는 구동력과 접지력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암튼 한계 특성을 느끼고 싶었지만 무리하지 않아도 듀얼 머플러로 뿜어져 나오는 배기음이
온 신경을 한껏 자극하고 있었다. 다운쉬프트시 빠르고 정확히 맞아 들어가는 rpm 과 그 사운드
그리고 토크를 몸으로 느끼는 'fun to drive' 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고출력 수동 차에서 클러치를 떼고 악셀에 발을 얹는 순간 바로 튀어나가려는 느낌이 다소
덜하다. DSG 의 특성인 것 같은데 정지후에 초기 가속시 (전진이나 후진) 약간 더딘 감이
있다. 또한  3.2L엔진, 콰트로, DSG, 그리고 여전히 아름다운 디자인의 'TT 패키지'는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7,480만원의 비싼 가격이 다소 아쉽다.

 
Beyond the Limit....
ZZW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