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는 렉서스에 비해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주행성을 강조하는 브랜드이며, 이는 렉서스가 이미 닦아 놓은 단순히 편안하고 안락한 고품질 고급승용차의 길로 가는 대신 같은 일본차이지만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신세기에 들어오면서 엔진의 파워도 한층 높여 주행성에서 뭔가 다름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가 제품에 강하게 담겨 있습니다.

검은색 G35 쿠페는 닌자를 떠올릴 정도로 내공을 겉으로 그다지 강하게 표현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 보는 모습과 비교해 옆모습은 은근히 이차가 휠베이스가 길다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평범한 앞옆모습과 비교해 뒷모습은 LED램프로 강조했고, 트렁크 리드의 선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역동성을 강조했습니다.
 

G35 M35, FX35와 같은 파워트레인으로 3.5리터 엔진은 280마력을 발휘하며 5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비교적 단순한 인테리어와 인피니티 특유의 전동스위치의 위치는 익숙해지면 조작이 편합니다.
 

실내에서 가장 불만인 센터패시아의 디자인은 우리나라 정서에는 그다지 큰 감흥은 없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센터패시아 패널의 조립상태가 그리 견고해보이지 않았던 점인데, 손가락으로 주변을 꾹꾹 눌러보면 패널이 움직이면서 잡음을 만듭니다.
 

체인지레버의 모양이나 주변 표기방식이 좀 딱딱하고 세련미가 없지만 자동변속기의 성능과 기능성 특히 다운시프트 때 보여준 힐 앤토우 effect는 아주 아주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센터패시아에서 분리되어 나온 표기창이 대시보드 상단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이체롭습니다.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고 가속패달을 밟아보면 제법 스포티한 음색을 선사하며 300마력 가까이 되는 엔진힘에 대한 의심이 없게 쭉쭉 속도가 붙습니다.
변속되는 감촉이 부드럽고, 록업기능이 살아있기 때문에 동력의 전달감에 직결감이 좋고, 반응이 좋은 엔진 덕분에 가벼운 액셀링에도 쉽게 차가 반응합니다.
 
회전수가 6000rpm을 넘어 7000rpm으로 가는 과정은 기대했던 것보다 다이나믹성이 떨어집니다.
6000rpm이전까지의 회전력과 비교해 약간 쳐지는 구간이기 때문에 3단과 같이 같은 단수에서 길게 끌고가야하는 상황에서 4단으로 바톤을 넘겨주기 전력가속시 6000rpm을 넘어가면 약간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4단 220km/h까지 달려보았는데, 전체적인 가속력은 0-100km/h가 가장 인상적이고, 100-200km/h구간의 가속성능은 280마력 엔진으로선 평범한 수준으로 280마력대 독일차와는 뒷심에서 약간 차이가 났습니다.
 
스포츠 쿠페이지만 안락한 승차감을 가지고 있고, 서스펜션의 스트록도 충분합니다.
세팅 자체가 미국시장을 겨냥한 세팅이기 때문에 차가 가진 기초운동신경 즉 평형성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순정 세팅으로 고속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때는 지금보다 훨씬 강한 댐핑이 요구됩니다.
 
140km/h정도로 돌아나가는 고속코너에서 노면의 기복으로 살짝 차가 떴다가 착지할 때 차가 기울어진 방향으로 심하게 한번 기우뚱하는 현상이 있어, 좌우 접지력의 차이가 순간적으로 커짐으로 인해 균형감각이 살짝 무너지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일반 세단과 비교하는 것은 물론 무리가 있지만 어차피 G35 쿠페가 독일제 스포츠 세단을 배제한 포지셔닝이 아니기 때문에 참고를 하자면 현재의 서스펜션 세팅은 차가 가진 파워를 모두 발휘해 한국의 고속화도로에서 100%를 사용하면서 달리기에는 좀 아쉬운면이 있습니다.
 
물론 튜닝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차가 가진 기본 바탕과 후륜구동 베이스의 무게배분으로 튜닝을 한 후 다시 타보면 G35 쿠페의 잠재력을 훨씬 더 제대로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시 언급했지만 G35 쿠페의 자동변속기는 최고 평점을 주기에 전혀 아깝지가 않습니다.
다운시프트할 때 rpm매칭을 시키기 때문에 변속충격이 전혀 없고, 코너에서 다운시프트를 할 때 변속충격으로 밸런스를 잃을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독일세단중에서는 아우디 A8이 자동변속기에 이 기능을 적용했고, 신형 A6 역시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반응속도가 인피니티가 더 빠르고 스포티합니다.
 
적당한 크기의 배기음과 엔진의 회전질감은 우수한 변속기와 매칭이 아주 뛰어나고, 만약 6속이었다면 훨씬 스포티한 감각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피니티는 렉서스에 살짝 밀리는 전체적인 상품성을 스포츠성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만회하고자 하지만 국내에서는 인피니티가 한국에 심고자하는 이미지가 구축이 되기까지는 약간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인피니티가 추구하는 스포츠성이 제대로 받아들여지려면 현재처럼 미국사양의 제품구성과 샤시 특성으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독일차들과 경쟁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스포츠성에 대한 합리화가 되려면 닛산이 그동안 레이싱 바닥에서 수많은 레이스를 통해서 그리고 GT-R을 통해 보여주었던 무시무시한 세팅기술의 일부가 반영이 되어 평가하는 사람들이 수긍해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훌륭한 엔진과 변속기가 돋보이기 위해서는 G35세단과 쿠페의 주행특성이 확실히 구별되어야 하겠으며, 그렇게 되면  G35쿠페는 인피니티의 스포츠성을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할 때 아주 좋은 도구가 될 것입니다.
 
너무나 훌륭한 닛산의 기술력과 세팅의 묘미가 북미형이라는 한계에 부딪쳐 제한된 점이 가장 아쉽고, 검증된 튜닝파트로 무장된 사무라이와 같은 G35 쿠페의 재시승을 기대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