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종: 매그너스 이글 L6 다이아몬드
년식 : 2003. 10
주행거리: 22700km

제 차는 이제 18개월 주행을 했습니다.
그동안 고장은 2번.
모두 주유계의 고장이네요.
역시 차라는 게 한 번 고장난 부분이 두고두고 속 썪이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부분에선 별달리 고장이 나거나 했던 건 없습니다.

저는 평상시 서울시내 출퇴근(왕복 28km)와 월 1회 정도의 장거리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평균 잡으니 한달에 1200~1300km씩 주행하는군요.

예전에도 시승기를 올렸던 적이 있어서 간략하게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동력성능

적어도 국내에서만큼은 실키6라는 애칭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회전상승도 빠르고 고회전영역에서 울부짖지 않는 국산 엔진은 처음 보는 듯 싶습니다. 단 저회전영역에서는 솔직히 토크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고, 적어도 3천rpm이상 밟고 다녀야 그런대로 답답하지 않은 주행을 할 수 있는 듯 싶습니다. 소음도 심하지 않고 그러다보니 고회전영역을 적극적으로 쓰게 되어서인지 연비는 조금은 떨어지는 편인 것 같습니다.
소리의 질도 좋지만 절대적으로도 국산차 V6엔진들보다 더 조용하다고 전 생각합니다.
시내만 돌아다니면 리터당 7km이상 다니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국도에서 중속으로만 돌아다니면 연비가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반면에 160km/h 이상으로 계속 몰아붙이면 연료계가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이더군요.
엔진오일이 6.4리터가 들어가는 것이 참 부답스럽더군요.
합성유를 넣어주고 싶은데 압박이 참...^^

개인적으로는 가장 맘에 안 드는 것이 트랜스미션입니다. ZF제라 기능은 별로 없어도 기대를 했는데 정말 실망스럽네요. 맘에 드는 건 스텝게이트 방식이라는 것 뿐인듯.. 첨부터 쉬프트 히스테리가 좀 짜증 났지만 이제 적산거리가 좀 되니깐 여기에 슬립현상도 제법 느껴집니다. 전반적으로 다음 모델에선 다른 AT가 얹히길 기대해 봅니다.
물론 일상적인 영역에서는 괜챦은 성능을 보이고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긴 합니다.

2. 주행성능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좋은 편입니다. 제 차는 사제로 썬루프를 해서 풍절음이 지독합니다만, 달기 전에도 풍절음은 중형차치곤 시끄러웠던 듯 싶습니다. GPS 속도계로 96km/h가 나올 때 계기속이 100km/h입니다. 근데 계기속 190km/h일 때, GPS속은 185km/h.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GPS라 함은 여기선 Mio138 네비게이션이구요.
썬루프가 좀 튀어나와서 공기저항이 생겨서인지 190km/h이상은 잘 안 나가더군요.
하지만 170km/h까지의 가속감은 확실히 중형차치곤 빠른 편입니다.

스티어링 휠이 큰 점은 정말 맘에 안 들고 운전재미가 떨어지는 부분입니다.
핸들링이 예민한 편도 아니고 확실히 반응은 좀 더딘 편입니다. 그에 비한다면 코너에서 버티는 한계는 생각보다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순정 타이어인 한국 옵티모H420도 순정치고는 성능이 좋더군요. 하지만 정말 운전재미가 느껴지는 편은 아닙니다. 국산 중형차가 대게 다 그렇지만..
최근엔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오른 쪽 뒤 차축에서 좀 소리가 나더군요. 이런 경우 참 소리 잡기 힘든데 한 번 정비받아 볼 때 잡아볼 생각입니다.

제동력은 만족스럽습니다. 특별히 우수하다고 할 순 없지만, 이 정도 동력성능을 제어하기에 적절한 수준입니다. 좀 더 출력이 넘친다면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당한 답력이고 ABS의 개입도 적절한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다만 엑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 페달이 좀 푹신한 느낌인데 대다수 소비자는 좋아하겠지만 전 맘에 안 들더군요.

3. 기타 편의장비

다이아몬드 그레이드에 있을만한 것은 제법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운전석에만 있는 열선은 겨울에 동승석에 앉은 사람에게 참 미안하게 만들더군요.
CDP는 왜 시동을 껐다키면 그 트랙의 맨 처음부터 나오는지 모르겠고, 항상 CD를 로드할 때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처음 곡이 나올 때는 맨 앞부분이 짤려서 나올 때도 많구요. 음질은 순정에서 그리 좋다고 할 순 확실히 없겠지만 들을만한 수준은 분명히 되는 듯 싶습니다.

에어컨 성능은 대우차 명성답게 끝내줍니다. 특히 서리 끼었을 떄 아주 대단하죠. 반면에 AQS는 내외기 순환될때마다 작동하는 모터에서 소리가 나는데 A/S에서 좀 시끄러운 건 인정하면서도 교환은 안 해주더군요. 꺼놓고 다니긴 뭐해서 그냥 음악을 듣고 다닙니다.

흰색바탕에 연초록빛 조명이 들어오는 계기판은 정말 시인성도 좋고 만족스럽습니다.
많은 분들이 시트가 불편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저 개인적으론 그렇게 느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싸이드 볼스터가 별로 없어서 잘 잡아주지 못한다는 점은 정말 불만이고 조금은 더 딱딱했음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SM7이나 혼다 어코드는 정말 시트가 좋더군요.
제가 검은색 내장을 좋아하는 관계로 내장자체는 맘에 듭니다. 다만 플레스틱 우드그레인 좀 어떻게 하고 싶더군요.
NF F24S처럼 적당한 메탈그레인이 이쁘던데요..

4. 기타

개인적으로 또 불만인 점을 찾는다면 도어를 여닫을 때의 느낌입니다. 한 10년전에 프린스 나오던 시절과 별로 달라진 면을 모르겠더군요. 최근의 현대차만 해도 이런 면은 정말 좋아졌는데요. 어쩜 풍절음 원인의 일부는 이 쪽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지금도 참 맘에 듭니다.
NF도 좋아졌고 옵티마 디자인도 좋아합니다만..
그와는 차별적인 디자인이 좋습니다. 이글이라 에어로파츠가 붙어 있어서 더 맘에 들구요. 뭐 기능적인 면은 그리 큰 도움이 안 되겠지요.
후진을 하다 주차장 기둥을 들이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리 저속은 아니었지만 범퍼가 찢기더군요. 지금도 보면 무척 맘이 아픕니다..교체하기엔 좀 약한 것 같구요.

이상으로 롱텀시승기를 마치겠습니다. 긴 글 언제나 두서가 없네요. 이제 할부금의 압박이 거의 끝나가니 총알이 생기면 타이어와 엔진오일을 좀 바꿔주고 싶네요. 여태껏 순정으로만 바꿔줬는데 이제 좀 합성유로 갈아줄까 싶습니다.
총평하자면, 그런대로 괜챦았던 듯 싶습니다. 주로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언급하다보니 아주 안 좋은 차 같은 느낌이 들지만, 솔직히 EF보단 제 개인적으론 잘 샀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차라는 게 다 개인차가 있으니 개인에게 맞는 차는 다 달리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