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impression란에 보시면 5세대 인테그라 TypeR Spoon 튜닝된 차의 시승기가 있습니다.

순정 1.8리터 VTEC 195마력에 8500rpm을 돌릴 수 있는 유연한 엔진, 전륜구동 최고의 핸들링과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 타입R은 저처럼 유러피언 매니어 입장에서도 존경을 표시하고 싶을 정도로 잘만들어진 기계입니다.

캐나다에서 제 GTI VR6로 클럽레이스를 할 때 잘타는 운전자가 운전하는 타입R한테는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을 정도로 숏턴은 기본이고, 중속턴에서의 밸런스면에서도 따라가기 상당히 힘든 차종인 것을 잘알고, 5세대 TypeR로 달렸던 마운틴 와인딩에서의 실력은 전륜구동으로 상상할 수 있는 한계 이상의 밸런스를 보여주었습니다.

6세대는 불미에서는 인테그라라는 이름대신 RSX라는 이름으로 2001년 데뷔했고, TypeS라는 이름에 2.0리터 200마력 엔진입니다.
미국 윌로우 스프링스 서킷에서 HKS터보 튜닝된 RSX를 타보고 VTEC과 과급이 조화를 이룰 때 발생하는 펀치가 얼마나 큰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시승한 TypeR은 북미에는 없으며, 일본 내수전용 모델이라 우핸들이었습니다.
220마력을 발휘하는 2리터 엔진은 iVTEC이 내장되어 있어 상황에 따라 좀 더 다양한 캠각의 연출이 가능합니다.

VTEC이 터지는 영역은 6000rpm부터이고, 이때에 갑자기 살아나는 토크의 증폭이 1.8리터 엔진을 사용했던 구형에 비해 훨씬 큽니다.
VTEC은 기본적으로 가변 캠타이밍 기구이며, 고회전 영역에서 흡배기 밸브가 동시에 열려있는 오버랩 시간을 늘려 고회전에서 충진효율을 높이는 개념입니다.

이러한 유체역학적 개선도 기계적인 정밀도가 받쳐주지 않으면 8000rpm이라는 회전수를 500cc용적의 단일 실린더를 가진 엔진이 발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Type R의 일본 현지 가격은 300만엔정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돈으로 2700만원 정도인데, 혼다가 무서우면서도 존경스러운 이유는 바로 3000만원도 안하는 차의 엔진을 수공으로 조립하고 더나아가 밸런싱까지해서 시판하는 마인드가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차중에서 엔진을 수공으로 만드는 차들은 E55 AMG의 V8 수퍼차져 엔진 상급 엔진들과 BMW M엔진들 등 몇개 되지 않으며, 가격대는 모두 1억을 간단히 넘기는 차들입니다.

3000만원도 하지 않는 차의 엔진을 수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영진에 있는 사람들의 엔지니어링에 대한 강한 의지와 Finance부서의 전폭적인 지원없이는 불가능하며, 현장으로 돌아와 이 엔진을 실제로 작업하는 숙련공들의 유무, 그리고 명령이 떨어지면 움직일 수 있는 충성도 이런 복합적인 셋업없이는 이런 제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쉽게도 우리의 메이저 브랜드 현대는 혼다가 Type R을 만들기 위해서 갖추고 있는 사항들을 한가지도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경영진들은 돈안되는 프로젝트를 허락할리 만무이고, Finance는 경영진의 허수아비인데다가 계산기를 두드려 나오는 숫자가 이런 프로젝트를 하면안된다는 것을 명쾌하게 보여주니 안도하며, 엔진을 수공으로 만들 훈련된 숙련공이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장 노동자들에게 일반 엔진만드는데 시간 10배 줄테니 포팅하고, 밸런싱 작업해서 수공으로 조립하라고 하면 노사분규의 빌미로 이용할 것이 뻔합니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며, 현재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판매대수로 Global player에 명함을 등제시킨 브랜드중에서 엔지니어링 독립도에서는 과히 최하위를 마크하고 있는 현대의 모습입니다.

수출로 한국 경제에 지대한 기여를 하는 현대에 항상 격려와 박수를 보내지만 자동차를 장난감의 존재로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경영진으로의 세대교체 없이는 돈벌어주는 차와 돈은 전혀 못벌어주지만 언더그라운드에서 인정받는 차를 구분하는 product planning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자동차를 장난감으로 여기지 못하는 경영진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버지 세대가 밟아온 역사적 배경하에서 자동차를 취미로 여기는 문화가 없었고, 그런 익숙치 않은 문화에 있었던 세대가 요즘 세대들의 문화를 모두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시대의 한국차 상황중 극히 일부분의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아쉬울 뿐이지 현재 현대의 차만들기를 탓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시승차는 머플러와 휠을 제외하고는 순정이었습니다.
트랙에나 어울리는 힘찬 배기음은 VTEC이 터지는 순간 배기음이 곧바로 굵어지기 때문에 달릴려고 맘먹을 때는 액셀링과 기어변속등의 동작을 소리로 과장해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재미가 증폭됩니다.
정말 간만에 이렇게 큰 배기음과 달렸던 것 같습니다.

스티어링 반응성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조정이 미세해야하고, 독일차처럼 묵직하게 찍어주르는 도끼의 맛보다는 짹나이프의 날카로움을 연출하기 때문에 독일차만 타던 사람들은 TypeR에 감흥을 받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제동느낌은 꼭 전륜 브렘보 캘리퍼를 사용해서가 아니라 같은 캘리퍼의 란에보에 비해서 조금 가벼운 답력을 발휘하며, 가벼운 몸무게에 필요충분 이상의 제동력입니다.

시승조건이 와인딩이 아니라 고속주행 모드였기 때문에 핸들링에 대해서는 표현할 것이 별로없습니다.

고속주행능력은 기대보다 발군이었고, 각단 8400rpm을 꽉채우고 변속을 하면 1단에서2 단을 제외하고는 모든 단수에서 6500rpm이상에 다음단수가 물리기 때문에 VTEC파워존에서 가속을 해나갑니다.

속도계가 마지막 숫자인 180km/h를 지나 한동안 아무숫자도 없는 영역으로 올라가다가 어느지점에서 멈추기 때문에 GPS에 찍히는 속도를 참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약간 오르막에서 240km/h를 마크하는 능력으로 보아 250km/h의 속도를 대응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4기통 고회전이기 때문에 고속주행이 그다지 쾌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목적이 와인딩과 순발력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고속주행이 6기통 엔진을 가진 크루저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결코 단점으로 작용되어선 안됩니다.

변속하는 감촉, 패달링 모두 국산차가 답습하고 따라가야하는 중요한 감성포인트이고 정교하고 세심하게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수차례 받습니다.

순정 서스의 세팅도 그냥 아무렇게나 된 것이 아니라 서킷에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그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은 맘이 간절했으나 이번에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스트록이 짧기 때문에 고속바운스를 만나면 동작이 그다지 안정적이지는 않고 속도가 높을수록 지면을 누르는 하중이 약간 떨어지게 느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엔진의 회전수는 레드존 직전인 8000rpm을 지나면서도 전혀 지치는 기색이 없기 때문에 저단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회전수의 상승이 더딘 5단에서도 중간에 일찍 시프트 업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8400rpm을 꼬박꼬박 채우게 됩니다.

전 혼다에서 차 한대를 고르라고 하면 두번생각하지 않고 Type R을 선택하고 싶을 정도로 제가 일본차 매니어는 아니지만 Type R에 대해서만큼은 무한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차에 대한 존경심은 곧 차를 만든이 아니 이차가 탄생하기까지 여기에 관여한 사람들을 전부 포함하는 것입니다.

차를 좋아하다보면 어느순간부터는 차자체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나 역사 그리고 그차가 개발되어져 나갔을 때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사람들의 정신세계, 더 나아가 개발되어지는 동안 회사의 기술개발에 대한 의지나 분위기 모두 복합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제가 소장하고 운영하고 있는 차들도 한대한대 차자체에 대한 비중도 물론 높지만 이런 배경들에 대한 자부심과 이해가 있기 때문에 오랜시간 묵묵히 소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기술이 있는 메이커, 기술개발을 위해 all in하는 메이커가 잘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자동차를 한번도 운송수단이하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기술적 존경심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차를 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닛산 CEO 카를로스 곤식 철학이 닛산의 차만들기를 염가로 전락시킨다는 우려가 오래전부터 나왔고, 다 쓰러져가는 닛산을 살린 공로도 잠시 현시점에서 주주들에게 판매저하에 대한 지탄을 받는 모습을 보면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진을 위해 기술적용을 줄이더니 결국은 아이덴티티를 조금씩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할 수 있는 빌미가 되었습니다.

혼다가 이미 60년대 F1을 제패한 역사적 배경과 정신이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와 모든 제품에는 아니더라도 특정 제품에 가격을 막론하고 그 기술적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 늘 경의를 표합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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