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어머니차인 SM7 2.3 SE의 롱텀시승기를 쓰고자 합니다.
색상은 은색이며, 작년 1월에 구입하여 현재까지 1만킬로미터를 조금 넘게 주행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주행습관상 짧은 거리를 반복하여 주행하는 경우가 많고, 총주행거리도 좀 짧은 편입니다.
이전 차였던 96년식 쏘나타3 골드도 만8년반 동안 주행거리가 7만킬로미터가 좀 안 되었었습니다.
 
구입 시에는 그랜져의 런칭이 한참 남은 시기여서 SM7과 쏘나타 사이에서 많이 고민을 했었습니다.
일단, 쏘나타의 경우 2.4의 비중이 많지 않고, 4기통의 엔진소음보다는 6기통인 SM7 2.3쪽이 더 취향에 맞을 것 같아서 SM7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실내공간 역시 집에 다른 차들이 있기 때문에 굳이 넓은 차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본형부터 6에어백과 VDC가 기본인 점이 저희 집의 차 선택기준에 잘 부합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외관은 그런대로 맘에 듭니다.
옵티마와 렉스턴을 섞어 놓은 듯한 앞모습은 그런대로 맘에 듭니다.
단, SM5와 차별화하기 위해서 길게 늘여놓은 프론트 오버행은 좀 균형감각을 깨고 있기는 합니다.
다행히 V자 모양으로 처리해서 싸이드뷰에서는 그나마 덜 길어보이는 것 같습니다.
최근의 인피니티M과 같이 6라이트 윈도우를 적용한 옆모습은 괜챦아 보입니다.
하지만, BMW 7씨리즈를 모방한 듯한 뒷모습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SM5도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이고, 그나마 LED로 처리한 7쪽이 조금이나마 나은 것 같습니다.
원작인 티아나보다 디자인에서는 나은 면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은색은 전통적인 실버색상이 아니라 약간 초록색이 들어간 느낌인데, 역시 제 취향은 아닙니다.
 
 실내 디자인은 간결하고 독창적이라는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너무 작은 계기판 때문에, 속도계나 타코미터는 셀프 일루미네이션 기능이 들어간 고선명 계기판임에도 시인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러다보니 유온계도 생략이 되어 있는데, 대신에 냉간경고등이 있습니다.
엔진온도에 민감한 터보 차량이 아님을 감안하면, 유온계가 아주 중요한 기능은 아니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
5.8인치 통합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서 오디오와 공조장치를 보고 작동할 수 있는데, 아마도 이 부분의 디자인이 SM7 실내 디자인의 백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사용하기 불편한 센터페시아 하단의 움푹 들어간 공간에 배치되어 있는 열선시트와 AT의 파워/스노우 모드 스위치, 핸즈프리 잭은 정말 사용하기 불편한 공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한 도어패널의 윈도우 작동 위치도 지나치게 전방에 위치해 있어서 쉽게 팔이 닿지 않는 위치에 있습니다.
디자인의 미학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인체공학적인 부분이 우선하여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SM7의 실내디자인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전차종에 기본으로 되어 있는 스마트키는 싸이즈도 거의 아이팟과 비슷할 정도로 크기도 하지만, 사용데도 불편한 느낌입니다.
몸에 지니고만 있어도 도어를 개폐할 수 있다는 점은 편리하겠지만, 키홀에 꽂지 않고도 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에 차에 두고 내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한 개의 키홀더에 다른 열쇠와 함께 휴대하고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제겐 더더욱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실내공간은 지나치다 싶은 느낌을 줄 정도로 넓어진 쏘나타와 그랜져와 비교한다면 확실히 좁습니다.
실제 실내공간은 확실히 차이가 날 정도이며, 일반 세단치고는 싸이드볼스터가 두드러지고 시트 전반적인 곡선이 강조되어 있어서 더욱 좁게 보입니다.
폭이야 차체가 좁으니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전반적인 전장과 휠베이스가 긴 차임에도 실내장은 여유로운 편이 아닙니다.
전반적인 실내공간은 한세대 전의 중형차와 비슷한 크기라고 보면 되겠고, 4인 승차시 불편할 정도는 아닙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 공간이면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
이상하게도 운전시에 제 몸에 맞는 포지션을 잡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일단 잘 조정해서 운전자세를 잡으면, 운전자세가 높기는 하지만 국내 어느 차종보다도 만족스러운 자세가 나옵니다.
일반적인 현대차의 넓기만 한 시트보다는 볼스터가 잘 잡아주는 SM7의 시트가 저는 마음에 듭니다.
 
동력성능에서는 남달리 우수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V6 2.3리터 엔진은 2.3리터이기는 해도 2.4리터인 쏘나타 2.4와 실제 배기량 차이는 10cc에 불과합니다.
170마력이라는 수치는 SM525V의 173마력과 비교할 때, 출력이든 토크든 수치상  차이는 거의  없지만, 실제 주행성능에서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전반적인 동력성능은 SM525V와 XG2.5의 중간 정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랜져 2.7은 제가 시승을 못 해봐서 비교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준대형차의 베이스 모델에 어울리는 파워로, 여유롭거나 스포티한 측면과도 거리가 멀지만, 그레이드에 걸맞지 않게 힘이 모자라는 편도 아닙니다.
 
2.3리터 엔진은 저속에서부터 2.0리터급 중형차보다는 토크가 높기 때문에, 여유롭게 시내에서 주행할 때는 스트레스가 덜 합니다.
저회전 영역에서의 정숙성은 우수한 편이나, 2500rpm영역에서부터는 부밍 사운드가 두드러집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엔진음을 즐기는 편이라 싫어하지는 않지만, 문제는 그러한 사운드에 비해서 토크 상승이 더디기 때문에 실제 가속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저배기량의 V6엔진임에도 전반적인 회전질감은 우수하다고는 못해도 델타엔진보다는 한결 매끄러운 느낌이고, 고회전에서의 토크도 살아 있는 편입니다.
스텝게이트 방식의 4단 AT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편이며, 변속충격도 억제되어 있고, 수동으로 조작 시의 변속반응도 그다지 느린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TCU가 연비 위주로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이코노미 모드에서는 3,4단의 고단으로의 변속시점이 지나치게 빠른 감이 있습니다.
따라서, 완만하게 가속하며 운전할 때는 엔진의 토크를 충분히 꺼내쓰지 못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속도계의 오차는 분명히 큰 편입니다.
저속에서부터 오차가 생기기 시작해서 대략 시속 100km에서 제 미오138 네비게이션의 속도가 시속 92km정도이고, 155km/h에서는 142km/h, 내본 최고시속인 195km/h에서는 180km/h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오차가 과속카메라에 걸릴 확률을 줄여준다는 점에서는 좋은 점도 있겠지만, 실제 주행정보를 운전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준다는 측면에서는 여러모로 불만이 생기게 됩니다.
 
구형 SM5와는 달리 SM7의 승차감은 많이 부드러워져 있습니다.
XG보다는 조금 하드한 편이지만, 객관적으로는 부드러운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극찬할 정도로 잔진동을 잘 걸러주면서도, 이차적인 불쾌한 진동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는 SM7의 써스펜션 세팅은 칭찬해 줄 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크레도스와 유사한 느낌을 주던 구형 SM5의 써스펜션 세팅을 더 선호하는 편이고, 이러한 세팅 때문인지 고속에서의 속도감은 요즘의 차 치고는 제법 느껴지는 편입니다.
전반적으로 써스펜션을 평가하자면,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잘 반영하면서도 나름대로 주행성능을 배려한 세팅이지만, 좀 더 하드한 댐퍼가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습니다.
 
그다지 토크가 강한 차가 아니기 때문에, VDC가 개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실제로 일상적인 주행에서 어느 정도 차를 흔들어 보아도 VDC는 잘 개입되지 않습니다.
VDC개입시기는 현대차에 비해서 상당히 늦은 편이며 대신 개입시에는 상당히 강력하게 작동하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국도의 와이딩 코스에서 미세하게 타이어 스키드음을 낼 정도로 주행해도 VDC는 작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순정인 한국 옵티모 H427타이어는 순정 타이어치고는 그립력이 괜챦은 편이지만, 그립력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특성이 있어서 좀 당황스러웠고, 이 타이밍에 적절하게 VDC가 개입되게 됩니다.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거칠게 운전한 데 대해서 꼭 야단맞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운전재미 측면에서는 SM7의 VDC 개입시점이 그랜져보다는 낫게 느껴집니다.
 
SM7에서 가장 망에 드는 점을 고르라고 한다면, 스티어링 반응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현대차의 스티어링이 저속에서부터 고속에서까지 항상 가볍고, 유격이 커서 고속에서의 센터감이 모호하며 와인딩에서의 운전 재미가 덜한 편이라면, SM7역시 전반적으로 가볍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노즈를 예민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역시 운전재미를 더하는 요소입니다.
 
14개월 동안 틈틈히 운전하면서 별다른 고장은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머플러 트림 한 쪽이 떨어져서 교체한 것을 제외하고는 잔고장은 전혀 없었습니다.
정비소에서 ECU 세팅을 하면서, 초기 SM7 2.3모델에 있었던 스피트 리밋을 해제하였고, 냉간시동기간을 단축하도록 세팅하였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SM7을 평가하자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구입한다면 XE35로 결정하겠지만, 2.3모델도 그런대로 무난한 차종입니다.
최근에는 판매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일단 구입하게 되면 전반적으로는 만족도가 높은 차종이라고 생각됩니다.
과거 논란이 되었던, 중형/대형의 논란은 개인적으로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차종의 범퍼 길이를 달리 해서 두 차종으로 내놓는 점은 저 또한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차체크기로 세그먼트를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자신에 맞는 차를 고르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 Written by S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