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유럽출장길에 BMW 1시리즈를 몰았습니다. 지금 한국가는 비행기 기달리는 중인데 몇자 적어볼께요. 사진은 많이 찍지는 않았지만 한국가서 올리죠.
 
일단 제 고등학교때 별명이 만연체 입니다. 말도 길도 글도 길죠. 시간이 너무 많아서 주체하기 힘든 분만 읽어보시는것이 좋을 듯 하네요. ^^
 
제가 한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차는 미니쿠퍼S(수동)이고 마눌은 Golf FSI를 가지고 있습니다.
BMW 1시리즈를 타보고 싶었던 이유도 비슷한 종류의 해치백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를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미니의 뛰어난 운동성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약간 기대치가 높았다는 점 미리 말씀드리죠.

외관
많은 해치백들이 기본적으로 비슷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미니가 매우 특이한 해치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1시리즈또한 매우 특이했습니다.
해치백이라기 보다는 스테이션 왜곤을 닮았다고 할까요? 비엠의 기존 왜곤이 옆으로 지나가면 얼핏봐서는 잘 구분이 안됩니다.
특히 앞에서 본 1시리즈는 자꾸 세단을 연상시킬 정도로 세단에서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전이되어 신화에 나오는 무슨 동물 있죠? 머리는 사자고 몸뚱아리는 말인.. 잘 기억은 안나지만 하여간 그런 느낌입니다. 앞모습과 차의 전체적인 모습이 자꾸 따로 놉니다. 그래서 매력이 있는지도 모르죠.

차고가 매우 낮아서 오히려 미니타고 내릴때보다 자꾸 머리쪽이 걸립니다.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단 왼팔을 멋지게 창문내리고 걸칠수 없을 정도로 낮기 때문에 폼잡기는 좀 어렵네요.
 
전체적으로 뱅글아저씨 디자인의 영향을 많이 받을 티를 팍팍냅니다. 곳곳에 근육질임을 과시하여는 굴곡으로 같은 급의 A3를 옆에 놓고 비교하면 정말 울퉁불퉁하더군요. 잘달리기만 한다면야..
 
내부
가장먼저 차에 타서 암레스트를 올렸습니다. 전화기, 담배, 지갑, 등등을 일단 한군데 몰아넣어버리고 운전하는 습관때문인데.. 헉.. 지갑하나 간신히 그것도 새로도 세워야지 들어갈 정도로 좁더군요. 미니의 경우 아예 없는데 별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컵홀더도 한개달랑 있구요. 흠.. 좁군.

네비게이션까지 달려있는 i-drive가 있습니다. 몇번 조작해보다가 환장하는지 알았습니다. 흠흠.. 제가 독일어를 알아야말이죠. 일단 켜있는 상태에서 달리다가 알아보기로 했죠. 워낙 조작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걱정이 들기는 했지만.. 설마 끄는것 정도 못하겠나..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센터페시아와 데시보드와 각종 계기판은 이미 잘 알고 계시는 세단모델들의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했네요. 세세한 곳에서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i-Drive 덕으로 참으로 깔끔하게 일자적으로 싹 정리해놓았습니다. 멋집니다.
 
앞좌석을 운전 포지션에 맞춰놓고 뒷자리에 앉아보았는데 역시 듣던데로 미니만 하더군요. 한 1-2센티 정도 차이 있을라나? 후륜의 장점을 살리고 50:50 무게배분을 위해서 엔진 뒤로 밀고 뒷바퀴쪽에 각종 장치를 넣다보니 어쩔수 없었겠지만.. 그래도 해치백이면 좀 앉을 수는 있게 해야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트렁크도 있는둥 마는둥 하구요. 잘 알고 계시니깐 통과.
 
시트는 골프의 버킷형(?) 그것과 유사합니다. 약간의 올라온 부분이 있어서 몸을 좀 지탱할 수 있을것 같네요. 그래도 옆사람과 뽀뽀하는데는 전혀 문제없을 정도로 약간 올라온 정도입니다.
 
엔진
가격대로 비교하면 아마 아래 세차종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곳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비엠의 경우 약 4천만원가량 하는 것 같습니다. FSI가 많이 싸기는 한데 GTI는 타본 경험이 없는 관계로.. 흠..
 
                 BMW 1     CooperS     Golf FSI
실린더          4                4                 4
배기량         1.6             1.6              2.0
마력            115             170            150
초고속       210km          220?            210?
 
시동을 거는 방식은 푸쉬엔고 라고 하나요? 키는 밀어넣고 따로 동그란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립니다. 물론 수동이였기 때문에 클러치를 밟은 상태에서 조작해야하구요.
근데 시동을 걸긴 걸었는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조용하네요. 미니에 익숙해져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골프에서 느껴지는 '포스'도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일단 출발하려고 클러치 넣고 조작을 시작했는데 클러치 정말 가볍더군요. 상당히 깊에 밟아야하긴 하지만서도 워낙 가볍다보니 별 부담이 없습니다.
 
시내에서 조심조심 적응하면서 달리다가 아우토반 들어서자마자 가속을 시작했는데.... 어라.. 왜 차가 안나가는건가? 혹시 사이드 올려있나? 디젤인가? 별생각이 다 들정도로 답답한 가속을 보여줍니다. 이런.. A4 2.5 빌리는건데 괜히..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시간을 재보지는 않았지만 100키로 도달하는데 10초도 넘을 것 같더군요. 미니가 7초후반이고 골프가 9초죠? 험험.. 국민차군 이런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생각해보면 기어비와 관련이 있는것도 같습니다. 미니의 6단 숏기어와 골프의 6단기어에 비해 5단기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초반 가속은 상당히 손해를 보는 것 같고 기어비도 저속보다 고속에서의 가속을 위해서 저속에서의 가속은 상당히 낮춰놓은 것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고속을 기대해야쥐. ㅋ (말이 되는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100키로 넘고 130넘고 일단 다른 차들과 같이 항속운행하면서 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헉.. 왜 소리가 나지않는 것이냐.. 일단 클러치 좀 밟고 트로틀을 확 밟아보았죠. 들리기는 하는데 저 멀리서 들리는듯한 느낌이. 전혀 달리고 싶은 충동을 줄만한 소리는 아닙니다.
 
일단 최고속이나 실험해보자 싶어서 4단 고정시키고 가속을 시작해보았습니다. 기대했던대로 200키로까지는 정말 쉼없시 올라갑니다. 미니나 골프에서의 후반 가속력을 뛰어넘는 훌륭한 성능입니다. 트로틀 풀로 고정시키고 계속 속도계 올립니다. 210까지 크게 어렵지않게 도달합니다..........만은 더이상 올라가지 않습니다. 알피엠도 거의 레드존에 닿아있을뿐 아직 여유가 있는데도 더 올라가지 않습니다. 마치 무슨 봉인이 걸려있는데. 어쩌면 리밋을 걸어놓았을 수도 있지만 굉장히 아쉽습니다. 상상하시듯이 아우토반에서 210은 한국에서의 그것과는 맛이 다릅니다. 한 250은 달려야 달리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것 같은데. 이런. 또 후회 합니다. A4 렌트할껄..
 
이제 소리를 듣죠. 역시 엔진소리 들리지 않습니다. 알피엠 거의 8000에 가까운데도 바람소리말고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다행인것은 하체에서의 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코팅 잘해놓은 듯 하구요.
먼저 흥분되있다가 냉정을 되찾게 되더군요. 그래. 안전운전이 최고지. 이국에 와서 사고나면 어떤다냐.. 다행입니다. 절 흥분시키지 않았서. SLK빌릴것 그랬나..
 
코너링
한 1시간 달려서 뉘르에 도착했네요. 그래 50대50 무게 배분에 후륜이 주는 묘미를 느낄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눈이 내리고 있어서..혹시.. 닫은거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닫았습니다. 이런.. 제 실력으로 공도에서 그 차이를 느낄만큼 한계상황까지 달릴 자신은 없는데 절대 없는데 어쩐다. 그래도 주변 산길을 달리기로 했습니다. 나름대로 오르막 내리막 헤어핀 등등 다양한 코스가 준비되어 있더군요.
 
길이 워낙 미끄러웠지만 딱 한번만 후륜을 미끄러뜨려보자 라는 각오로 오르락 내리락 했습니다. 힐엔토도 연습해보구요. 근데 미니의 숏기어에 익숙한 힐엔토여서 그런지(참고로 미니의 악셀패달은 그 반응이 매우 뛰어납니다. 살짝만 밟아줘도 쭉쭉 알피엠이 올라갑니다.) 뒷꿈치로 아무리 밟아도 알피엠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또한 알피엠차이가 거의 1500정도 이상 기어별로 떨어지기 때문에 한참을 밟아야 알피엠 보상이 되더군요. 그냥 힐엔토는 흉내만 내기로 하고 코너공략에 들어갔는데 약간 미끄러질라그러면 전자장치가 들어와서 도와주는 바람에 또 앞에 차들이 계속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제 발만 고생하고 별 성과가 없네요.
 
그래도 미니에서 느껴지는 전륜과 후륜이 일체가 되어 돌아나가는 느낌만은 일품입니다. (이부분은 솔직히 자신없네요. 각종 방송과 매체에서 읽은 시승기의 한구절을 똑같이 인용한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도 하구요.) 아니 일품인것 같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좀더 즐기려고 할때 앞에 차들이 쭉 늘어서있는것을 보고 브레이킹 들어갔네요. 사고나있었습니다. 차 두대가 거의 반파되어있더군요. 역시 안전운전을 하라는 계시를 주시는구만..
 
참 그러고보니 브레이킹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군요. 역시 초보티가 나네요. ㅎㅎ
별로 쓸말 없습니다. ^^;;
 
결론을 쓰려고 하는데 출발시간 다되었네요. 한국가서 마져 쓰죠.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