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ZF의 대형상용차용 자동변속기인 Astronic(아스트로닉, 12단 사양)을 장착한 17톤 카고트럭을 타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아스트로닉은 테드에서 많이 예기되었던 VW의 DSG와 유사한 수동기반 자동변속기입니다. 정확히는 AMT(Automated Manual Transmission)라고 합니다. 다른 점은 기어단수가 12단 혹은 16단이며 싱글클러치인 점 정도일 것입니다. 아참, 전달토크가 200kg.m수준이라는 것도 차이겠군요.

시승차는 2년이상 된 좀 지난 모델이었는데 지금 가격표 상에는 안보이는 걸 보니 벌써 모델이어를 한번 거친듯합니다.

간단히 생각나는 제원을 적어보면 17톤 중축(6X4). 적재적량 410마력 188토크 전진12단 후진2단
에어플로팅 캡 서스펜션, 감쇄력 조절식 에어 서스펜션 운전석, 오토크루즈, 제이크 브레이크 정도입니다.

참고로 제이크 브레이크는 배기캠을 조절하여 적극적으로 엔진브레이크 효과를 유도하는 장치입니다. 최고단계에 놓으면 상당한 감속G를 느낄수 있습니다. 보통 3단계로 구분합니다.

우선 4개 정도의 스텝을 밟고 등산하듯이 운전석에 오르면 너무나 높은 시야에 잠시 적응기간이 필요합니다.
410마력 엔진을 잠에서 깨우면 힘찬 망치소리(소리가 커서 이렇게 표현하는게 나을듯...)와 함께 힘을 내기 시작하지요. 500rpm 아이들....

우선 다이얼 형식의 쉬프터를 D로 바꾸고 에어 파킹브레이크를 해제하면 능숙한 드라이버의 수동변속과 비슷한 속도로 변속이 이루어지면서(생각보다는 느린편입니다) 3단 출발이 됩니다.
일상적 가속은 3-5-7-9-11-12 형식으로 두단씩 건너뛰고요.
1000rpm이 이미 그린존(Green Zone)입니다.

센터페시아의 오디오가 있을 지점에 시계 윗부분에 기어단수 표시가 됩니다.

그리고 좀더 다이나믹한 가속을 위해 액셀을 더 밟으면, 터보차져의 흡기음과 함께, 20톤 상당의 차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가속으로 전진합니다. 상당한 가속G를 느낄 무렵 절망의 속도 100km/h에 근접합니다. 그리고는 마지막단 12단에서 옐로우존 2000rpm을 치면 105km/h 속도에서 레드존에 진입하며 110km/h의 최고속도로 가속은 마무리...

중요한건 제이크브레이크를 채택한 엔진브레이크인데 이게 자동적으로 쉬프트 다운과 맞물리면서 역시 두단씩 쉬프트 다운 RPM보정 "구웅~쉬~익"을 세번정도 하면서 힐앤토 세번 연속치기와같은 기술을 보입니다. 첫번째 감동이죠.

가속시 변속충격은 조금씩 있지만 액셀을 적당히 조절하면 충격이 거의 없도록 운전이 가능하며, 감속시엔 어쩔수 없는 수준의 변속충격은 약간 있지만, 무거운 엔진에 비해 놀라운 RPM보정으로 상당한 감속G를 느끼면서 힐앤토 사운드를 느낄수 있습니다.

보통 승용차 운전하면서도 2번 연속 힐앤토를 잘 안치는데, 제이크 브레이크를 2단정도로 켜두면 왠만한 속도에서도 액셀 오프만으로도 세번연속 RPM 보정의 즐거움을 느낄수 있습니다.

브레이크는 전자식 에어브레이크인데 공차상태에서는 약간 감속성향이 급격하게 변하는 부분이 있지만, 적차상태에서는 적당한 답력을 보일것으로 생각됩니다.

연비 주행에도 충실합니다.
가속을 천천히하면 이미 60km/h에서도 최고단에 도달합니다.

몇번의 가감속과 정속주행 정도로 시승은 끝났지만 변속기의 특성을 느끼기엔 충분했고, 수동기반의 자동변속기가 줄수있는 즐거움은 작은차나 큰차나 똑같이 전해진다는 점이 핵심이겠죠.

운수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는 싱거운 내용이겠지만 410마력 짜리 엔진을 자유자재로 RPM보정하며 다운쉬프트,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신기해서 적어봤습니다.

옵션가가 거의 천만원에 육박하는 첨단장비에 대한 기대치도 많이 영향을 주었고, 파워트레인 부분에 일천한 지식 덕에 매우 초보적인 글이 되어버렸지만, 큰차 운전의 느낌이 조금이라도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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