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데뷔한 523i는 2.5리터 엔진을 가지고 있으며, E39 시절에도 초기에 2.5리터 엔진이 장착된 차에 523i라는 배지가 붙었습니다.
 

520i의 2.2리터 170마력이 사라지면서 520의 빈자리를 매우기 위해 525 218마력의 밸브트로닉 엔진을 디튠하여 177마력/5800rpm에 최대토크 23.5kgm를 발휘합니다.
 

기본적으로 525i에 탑재되는 엔진과 하드웨어가 같지만 디튠한 흔적은 주행중 상당히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헤드라이트는 온갖 기교를 부려 매섭게 보이는데, BMW가 글래스 타입 랜즈를 사용하기 시작한 E36 3시리즈를 시작으로 오래되면 뿌옇게 되는 단점이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신형은 개선되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구형인 E39와의 철저한 차단과 계승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긴해도 뉴 7시리즈에서 그리고 현재 신형 3시리즈에서 워낙 많이 본 분위기라 이제는 그리 어색하진 않습니다.
 

계기판 역시 구형과는 완전히 차별된 디자인으로 익스테리어보다 인테리어에서 오히려 더 구형과의 단절이 느껴집니다.
 

좌우 분리형 풀오토 에어컨은 다이얼 방식인데, 전 개인적으로 익숙해지면 버튼식보다 다이얼식이 훨씬 조작하기 편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온도를 한방에 맞출 수 있고 급냉 급난방시 편리합니다.
대신 화려한 맛은 덜하고, 수동 공조장치와 구별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버튼식을 선호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i 드라이브는 여전히 제게도 그리 친근하진 않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많은데, 이것저것 익히려면 여전히 시간이 걸립니다만 한글로 표기되는 방식은 박수를 칠만합니다.
 

시트는 보기보다 몸에 착 달라붙고 엉덩이가 쏙 빨려들어갑니다.
미끄럽지 않고 방석길이가 길고 단단하게 허벅지를 받쳐주는 느낌이 좋습니다.
 
 
523i는 530i나 525i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6360만원부터 7270만원)에 접근할 수 있는 모델이며, 2.5리터 엔진 사이즈를 유지하기 때문에 1.8엔진을 가진 벤츠 E200K나 기존에 있었던 520i에 비해 소위 배기량 때문에 힘이 딸리지 않나하는 의구심은 없다고 봐도 될정도로 실제 배기량 2.5리터라는 것은 심리적으로 여유를 보여줍니다.
 
거기에 직렬 6기통 엔진은 BMW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도구이기도 합니다.
 
523i를 시가지와 고속주행을 위주로 타본 후 내린 결론은 아저씨 아줌마들에게 더없이 좋은차라는 점이고,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두드러진 특징이나 자극적이진 않아 실질적인 주행 캐릭터를 고려한다면 525i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40마력 차이의 엔진특성은 현행 525i나 E39 525i의 그것보다는 좀 답답하고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디튠된 엔진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150마력짜리를 170마력으로 팩토리 튜닝된 엔진과 190마력 짜리 엔진을 베이스로 170마력으로 디튠된 엔진은 전자쪽이 훨씬 회전이 가볍고 한마디로 회전이 찰지다고 생각될 정도로 알찹니다.
 
포르쉐 역시 911의 엔진을 디튠해서 만든 복스터의 엔진은 911의 그것에 비해 봉인이 걸려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즉 대대로 911의 엔진이 발휘했던 엔진의 회전수별 특성, 즉 구형엔진이든 신형 엔진이든 유지되고 있는 특성이 출력의 절대치의 크기와 관계없이 유지되었다면 복스터의 그것은 뭔가 붙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해서 복스터와 비슷한 출력을 보이는 구형 911을 함께 타보면 감성의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이미 BMW에서 양산하고 있는 2.5리터 엔진이 218마력을 발휘하는 화끈한 모습의 스포츠성을 십분 발휘한다면 523i는 한창때 끼니를 제대로 먹지 못한 청소년기 아이처럼 약간 패기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BMW의 177마력이라는 숫자가 절대로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수치임을 생각했을 때 억제된 한계는 수치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그렇다해도 200km/h는 가볍게 마크하고, 차가 안나간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밸런스도 좋고 530i에 있는 다이나믹 드라이브가 없는 5시리즈는 움직임이 훨씬 정직하고 BMW스럽습니다.
 
전후 일정한 무게배분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지만 중속코너를 타이트하게 돌다가 발생하는 요철로 인한 노면기복에서는 항상 뒤가 밖으로 먼저 빠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DSC의 개입 시점은 조금 빠르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이는 후륜구동이 가진 핸디캡을 고려했을 때 매우 바람직한 세팅이고, DSC의 유무는 주행안정성을 큰 폭으로 좌지우지할 정도입니다.
 
더블바노스와 밸브트로닉 기술을 응용해서 연출할 수 있는 엔진의 효율이나 출력에 차별을 둘 수 있는 자유도가 커졌다는 측면은 높이 사지만 더블바노스의 내구성적인 측면은 여전히 개선시킬 폭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더블바노스의 하드웨어 자체와 관련된 센서 예를들어 캠 타이밍 포지션 센서의 작동 이상등은 웬만해선 체크 엔진불을 띄우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작동 이상을 눈치채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로직으로 되어 있다는 점도 더블바노스의 메인트넌스 문제가 그리 심각하게 표면으로 떠오르지 않게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뭐든 앞서가는 자가 부담해야하는 숙제는 큰 법이기 때문에 그리고 BMW의 철학이 주행성격이면 주행성격, 출력이면 출력, 남들보다 한발짝 더 한계에 더 가까이 가고자하는 의지가 제품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위에 언급한 문제점들은 어느정도 묵인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 BMW를 구입한 고객은 그저 BMW이니까 구입한 경우가 다른 나라보다 많았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이라면 이제는 꼭 기계적인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운전자가 아니더라도 그 가치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이 있는 유저들의 선택이 있었으면 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