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0년 Garage 게시판에 첫 게시물을 올린지 십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당시로부터 세월이 많이 흘러 지난 게시물에 등장했던 여자친구와는 결혼하여 어린 자녀들을 두고 있으며, 다행히도 아직 자동차와 탈 것에 대한 작은 열정은 꺼질랑말랑하는 불씨로 남아있습니다. 늘 지켜보고 있지만 이 곳 테스트드라이브만큼은 여전하다는 생각입니다. 열정이 가득한 마스터와 회원님들 덕분이라고 생각이 들고, 작은 보탬이 될까 싶어 오랜만에 게시물을 게재해봅니다.

오늘 소개할 차량은 작년부터 조금씩 손보고 있는 Mercedes Benz W220 S350L입니다.
2003년식의 후기형 롱바디 사양으로 정식 출고 차량입니다. 250마력에 약간 못미치는 SOHC 3.7L 90° V6(M112 e37) 엔진이며 5단 미션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처음 발표했던 1998년에는 동시대의 Porsche 996이 등장하였고 Fried Eggs 헤드램프로 유추해볼 수 있는 비슷한 기조의 유체적인 바디 디자인, Original Fluidic Design 이 유행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팽팽한 곡선과 우아함으로 혁신한 디자인이 당시에 얼마나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는지 기억해봅니다.


유지보수의 용이성과 단촐한 구성, 가볍고 소탈한 16" 합금 휠때문에 S280 후기 / 실버 매물을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어쩌다보니 350 롱바디를 소유하게 되었지만 식구수가 늘어난 지금은 장점이 더 많다는 생각입니다.

꽤 많은 차종을 접해봤지만 풀-사이즈 럭셔리 세단은 처음입니다. 인연처럼 좋은 딜러를 만나, 인수까지의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었고 이런 과정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시작부터 지금까지 차에 대한 좋은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최근에는 전문적이고 좋은 대행 서비스들이 생겨남에 이용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있지만, 아직은 차를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을 즐기기에 친구들과 시장에 나온 매물을 보고 밸류를 가늠하곤 합니다.


1. 로커암커버/미션오일팬/크랭크리테이너 누유





인수시 차량의 적산거리는 54,000km 였습니다. 오래된 차를 사랑하는 우리가 좋아하는 1인 소유에 대한 히스토리도 흠을 잡을 수 없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적산거리가 짧다고 한들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비켜갈 수는 없습니다. 인수전에 확인한 누유 부위들은 사실 기대조차 하지 않은, 누유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입니다. 크랭크 리테이너 누유는 엔진과 미션 체결부위에 오일이 맺히는 현상으로 추측할 수 있으며, 누유량에 비하여 공임부담이 있어 대부분의 중고 차량에 미해결로 남아있는 요수리 부분일 듯 합니다. 로커암커버 개스킷, 엔진오일팬과 미션오일팬도 역시 젖어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예측할만한 위치에만 누유가 있다는 것이 솔직히 기쁠 정도였습니다.



삭아서 떨어진 머플러 행어와 가운데 브레이스는 나중에 따로 용접수리를 했습니다.(두세군데 업체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집에서 가까운 정비소에서 차를 띄워 관찰하며 내가 예상해볼 수 있는 문제에 대하여 체크하여 스스로 생각하는 해당 수리에 가장 적합한 업체에 리포트를 보냅니다. 예전같으면 부품도 직구로 구매하고, OEM 부품활용도 했을테지만 이제는 국내수급되는 부품가격이 워낙 내려갔고, 이번 수리에 필요한 부품들은 가격대가 높지 않기에(행여 미션오일처럼 정품이 터무니없는 가격이더라도) 대부분 Genuine이어야 하기에 부품 수급은 업체에 일임하고 차량도 탁송으로 보냅니다. 세월이 좋아졌습니다.

일전에 박스터 수동미션을 내려서 수리했던 적이 있었는데 많은 누유와 문제들이 손바닥 혹은 손톱만한 베어링 혹은 고무씰에서 원인이 발생됩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이런 누유 사례들은 사실 크게 어려울 것이 없는 가장 일반적인 수리 범주에 들어갑니다.

 



번호판이 달리는 공간의 특성상 짧은 번호판 달릴 자리는 아닙니다. 서울55 초록 전국전호판이었는데 경기도 상사로 이전되면서 앞 두 자리 짧은 번호판으로 번호변경된 것을 그대로 살려 긴 번호판으로 변경하였습니다. 바쁘고 귀찮지만 시간내어 남좋은 일 합니다..(미래의 차주) 이번에는 먼 미래이길 기대해봅니다.



2. 사이드미러 누액/소프트클로징/휠타이어 교환

인수전부터 운전석 소프트클로징이 먹통이었고 진단기로 에러코드 소거하면 두어번 작동되다 말았습니다. PSE 펌프에 무리가 가게될까봐 해당 기능을 차단하는 것이죠.

이베이 등지의 리페어킷(일명 캡, 모자 모양)으로 감당되지 않을 경우를 생각하여 운전석 도어 액추에이터 어셈블리를 중고로 구매하였습니다. 탈거해보니 캡 문제였네요. 리페어킷으로 대체가 될 뻔 했지만 저렴하게 구매한 중고 부속이니 오리지날 부품은 스페어로 소장합니다.







누액이 심한 사이드 미러도 교환하였습니다.
참고로 W220 S280은 1열에 열선과 송풍시트 옵션이 있지만 S350L은 1열에 제외되고 2열에 있습니다.
롱바디의 2열은 풀사이즈 SUV와 비교해서도 여유로운 편이고 W220은 전장은 아직도 길지만 전폭이나 전고는 요즘 출시되는 차량대비하여 많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운행과 주차에도 크게 부담이 없습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저의 W220은 16” 순정휠을 좋아하는 이유만으로 은색 280 숏바디이길 바랐으나, 여러모로 본 자리에서 가져오지 않을 수 없었던 350L의 휠타이어는 계약금을 넣는 순간에 미리 주문하게 됩니다. 순정휠도 휠복원이 되어 기스 하나 없었고 타이어도 50%이상 있었으나 미쉐린 프라이머시4와 16" 마그네슘 합금의 폴리시드 림을 주문하였습니다.

물론 림의 경우 매물이 한국에 잘 없기에(있어도 상태가.. 도장이 되면 망치는 휠이라) 해외에서 상태 좋은 것을 골라 항공으로 공수하였고, 전/후기의 약간의 디자인 차이가 있으나 휠캡쪽이 돌출된 전기형 세트로 결정하였습니다.

장착후 얼라이언먼트를 보고 순정 캠버볼트를 사야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휠볼트가 어울리지 않게 더러워 패드갈때 옆에서 정비소에 있던 락카로 뿌려보았으나 장착하면서 당연히 벗겨졌지요. 그래도 전보다는 훨씬 나아보입니다.


전에 폭스바겐 터보 엔진에서 효과를 본 튠리미티드 클리너도 써봤습니다. 가스켓 갈기 전에.. 훑어내리는 기분으로요.



작은 휠을 좋아해서 요즘 차들 휠세팅과 타이어 사양에 많은 회의를 느끼고 있는데, 브레이크 시스템 때문에 작은 휠로 변경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W220은 더욱 마음에 듭니다. 고유의 광택이 잘 보존된 클래식한 디자인의 전기형 16” 마그네슘휠과 미쉐린 Primacy4 조합은 유난히 낮은 권장 공기압(앞30-32) + 훌륭한 컨디션의 에어매틱과 어우러져 참으로 승차감이 절묘하고도 부드러워서 자꾸 방지턱을 찾아다니고 싶은 주행감각을 선사합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