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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잠시 미국에 체류중인 회원입니다.
국내에 있을때는 운전하면서 옆에 차가 끼어들려고 하면 신호를 주고 들어오는 경우는 양보해 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잘 안해주는 경우가 많았던것 같습니다.
행여나 제가 차선을 바꾸려고 하면 무조건 끼어들 틈이 생기길 기다려야하고, 어떤 경우는 공간이 충분히 비어있는데도 뒤에서 하이빔 날리면서 빵빵거리는 차도 심심찮데 봤지요.
길도 막히고 운전 자체가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많다보니 남에게 양보할 여유란게 부족했던것 같네요.
그런데 여기서 운전하면 마음이 훨씬 편합니다.
막히는 길에서 제가 끼어들겠다는 사인주면 군소리 없이 차 간격 띄워주고, 골목길에서 큰길로 진입할때 제가 좌회전 하건, 우회전 하건 길을 막고 서기보다는 공간을 열어줘서 지나가시 쉽게 해주고, 차 안에서 손으로 먼저 가라는 사인을 주는게 대부분이더군요.
또 사람 지나가면 서행하거나 아니면 교차로 같은데서는 서서 지나가기 기다려주고요.
학교 근처에서는 혹시라도 아이가 길에 서 있으면 양쪽 진행방향 차가 모두 서서 아이가 가는길 확인하고 가는거 보고는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스쿨존은 유명무실하잖아요)
물론 제가 있는곳이 도시라고는 하지만 LA나 뉴욕같이 대도시가 아니라 그렇기도 하지만 여기는 사람들이 좀 더 여유있고, 서로 배려해주는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여기서는 교차로에 차가 막힌다고 하더라도 차끼러 엉켜서 서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을 볼 수 없네요.
상점에서 나오는 차량도 무조건 한참 기다리는게 아니라 신호주고 조금만 서 있으면 바로 본선에 진입할 수 있구요.
결국 서로의 양보운전이 오히려 교퉁 흐름을 빨리하는해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이란걸 몸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효과로 제가 양보를 받아보니 저도 양보하게 되고, 운전도 편하게 할 수 있고 기분도 좋아지더군요.
우리나라도 차량소유가 더이상 사치가 아니고 필수인 세상인데 제발 학교에서 운전 교육 좀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뭐든 어릴때 배워야 습득도 빠르고 잘못된 습관이 들기 전에 제대로 가르칠 수 있으니까요.
그게 공교육이 해야할 일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PS. 길에서 앞차 양보한다고 뒤에서 빵빵거리는 차들 보면......
제가 본 바로는 우리나라의 소도시나 도농복합도시 정도만 가더라도 대도시 도심지 처럼 빡쎄게 운전하는 분 들은 별로 없더군요.
대도시는 차는 많은데 도로는 좁거나 포화상태 이다 보니... 서로 빨리가려고 하다가 개판(?) 되는 경우가 많은 듯 보입니다.
결국 각박한 도로의 환경이 사람들을 배려심이 없어지게끔 만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도로 사정 탓만 하면서 공연히 남에게 피해를 줘가면서 까지 운전하는건 정당화 되지 못하겠지만요.
걸어갈때나 운전할때나 증종 자전거때문에 식겁하네요ㅡㅠㅡ

러시아워의 LA는 서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습니다.
프리웨이에서 출구쪽 차선 타다가 실선 직전이나 출구 코앞에서 끼어드는 차들정도는 양반이랄까요;;
옆차선이 한대라도 빨리간다 싶으면 방향지시등 없이 무조건 들이밀며 차선 바꾸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앞차랑 거리를 미국 대륙만큼 비워놓고 가는 사람, 분기점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사람들 등 LA에 살고 있는 인종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합쳐져 그야말로 chaotic 한 상황이 일어납니다.
반면 한 두어시간 떨어진 샌디에고는 훨 낫구요;;
같은 두시간이지만 인적이 드문 bakersfield 같은 곳은 운전하기 정말 편합니다.
미국이라서 그렇다기 보다는, traffic이 덜할수록, 소규모 도시일수록 운전하기가 편한게 아닐가 싶습니다^^;
여담입니다만, 골프 타다가 컨테이너 박스만한 풀사이즈 SUV타니 차선 변경할때나 고속도로 1차선에서 사람들이 더 잘 비켜주더군요 ㅋㅋ

저도 캐나다에 있을때 비슷한 경험들 했습니다.
마음의 여유...우리나라는 사람이 많고 좁다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건 시내가 아닌 외곽에서 6차로 정도 되는 대로변이었는데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다가 아직 횡단보도 파란불로 바뀌기 전,
인도에서 차도로 제가 한 발 내려왔는데 1차선에 딱 한 대 지나가던 차가 서는거 보곤 완전 (@_@ )

유럽도 그렇던데요. 파리에서는 정말 눈치껏 끼어들고 순간가속에 적당한 불법주차가 필수였지만 시골로 내려갈수록 매너도 정말 좋아지고 여유롭더군요. 우리나라도 비슷한데 시골로 갈수록 신호는 더 안지킨다는 차이는 있죠

독일 프랑크푸르트 외곽에서 초행길이라 네비따라 고속도로 exit 나가면서 급커브길래 40km정도로 가는데 위에서 쌍라이트에 난리를 치더군요. 일반길로 나오니 중앙성넘어 추월하고는 앞에 신호에 같이 멈췄습니다.
독일놈들도 똑같군.. 싶더군요. 몇년전 헝가리에서 렌트해서 탈때 고속도로 1차선으로 가면 알아서들 다 비켜주는데 이번 독일에서는 한국같은 상황을 몇번 경험했습니다. 1차선에서 안비키는차들이 종종 있더군요. 그날만 그런건지는 모르지만..
공감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습니다.
만약 입장 바꿔 한국 인구수와 똑같은 수의 미국 사람들을 한국에다 갖다 몰아 넣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고요...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총 쏴서 죽여대서 원래 자기네들이 살던 인구 밀도 정도로 낮추며 살런지도^^
웃자고 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