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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도에 신차로 구입했던 아버지차를 오늘 직거래로 판매하였습니다.
오피러스 3.8리터 모델이었는데 이 차가 흔치 않다보니 상사 매입시세 책자에
기재도 안되어있을 정도였고 중고차를 찾는 이들도 적기때문에 상사에서는 저의 생각보다
매우 낮은금액을 부르시더군요.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마당비내랴, 찾지도 않을 희귀한차 떠앉아서 돈회전도 안되면
그 쪽에서도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기에 이해가 가는 금액이었으나 매매상사에서도
직접 파는편이 좋을 꺼라면서 직거래를 하시라고 조언을 해주시더군요.
차량은 저번 주 주말 전에 엔카에 올렸고 두세 분 연락이 오셨으며 그 중 처음 연락하신분이 차를 보러 오셨고
차량의 외판상태와 이 것 저 것 자잘하게 보수해야 될 부분을 말씀하시며 가격협상을 하였습니다.
엔카의 다른 매물 만큼이나 금액을 써놓았지만 사실 차의 외관 관리상태가 양호하질않아 환자같은 관리를 추구하는 저에겐 제스스로 자신이 없던 차였습니다.
네고테이션을 처음부터 어느정도 해드려야겠다고 생각이 들던 차에 그 분께서도 매입시세를 이미 알아보신뒤였고 매입시세와 판매시세의 중간의 가격으로 오늘 오후 시원하게 거래를 진행하였습니다.
차를 처음 들일때의 그 설레임과 차를 타고다니면서 그 차와 그 차를 만든 메이커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전자고장으로
받았던 스트레스와 그 차로 가족여행을 갔던 기억들이 납니다.
특별히 애지중지했던 차도 아니고 남들 타는 것 만큼 타고다녔던 차고 기본관리만 해주며 신경쓰지않고 굴렸던 차 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명의이전 완료 후 주인이 바뀐 자동차등록증원부를 보니 남의 앞으로 되어있는 저희집 차를 보며 엄청 서운
한 감정이 밀려오는데 제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구청 주차장에서 매수자 부부께서 그 차를 타고 가시는 모습을 보는데 엄청 섭섭하더군요.
그 차를 팔자고 한 것도, 판매를 한사람도 저였고 그 차에 특별한 감정도 없었는데 말이죠.
내 물건이라 생각했던 것을 남의 소유가 되었을때의 그런 아쉬움인가 싶기도 한데 다른 물건을 중고로 팔때
그런생각이 안들었 던 걸 경험으로 보면 자동차라는 기계는 확실히 다른 물건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물건이기 때문에 동물처럼 느꼈던 걸까요
차를 팔고난 뒤 섭섭한 감정을 이모께 말씀드리니 이모부가 정비소 할때 5톤 트럭기사중에 차를 폐차하기전에
약소하나마 제사를 올리고 렉커에 견인되어가는 차한테 잘가라고 쓰다듬어 주는 사람들도 있다란 말씀을 해주시는데
감정공감에 매우 인색한 편인데도 그 분들의 심정이 제 마음같은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차는 남자의 장난감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첫차를 폐차준비할 때 이것저것 때면서 많이 울었답니다.
지금 타는 차는 전에 타던 차보다 더 하드코어하게 돈질 중인데
차가 들으면 서운하겠지만 첫 차 "자영이"보다는 영 정이 안가네요.

저도 차를 개인 직거래를 통해 판매 할때는 항상 좋은 엔진오일로 교환해주고 기름고 가득 채워 보내줍니다.
그래야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하더라구요ㅠㅠ
랜서야... 잘지내고 있니?.....ㅠㅠ
봤으면 아마 눈물 흘렸을듯...
지금도 잘있는지 궁금하긴합니다.. ㅜㅜ


저는 대학교 1학년때 거의 지르다시피 차를 사서는 1년도 못타고 군대로 끌려(?)가게 되면서 어쩔수 없이 차를 직거래로 팔았었습니다. 당시 하이텔에 올려서 팔았었네요.
차를 산다고 하신 분이 오셔서 차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매매계약서에 사인하고 차를 가져가시는데... 마음이 휑하니 비고 다리가 없어지는 기분이었지요.
지금 타는차는 10년은 탈 생각인데 만약 그때 차를 처분하게 된다면 눈물이 나지않을까 싶네요^^
저도 지난달에 e39 525i 팔때 그 비슷한 심경이 들더라구요. 지하주차장에서 매입자 차끌고 떠나가는데 뒷모습만 한참 바라봤네요. 뭔가 섭섭하고 짠하고 미안하고....

카라이프 경력이 짧음에도 신차 구매한 차량 두 대를 - 게다가 두 대 모두 제 명의. 한 대는 저만 운행. 한 대는 와이프와 함께 운행 - 판매한 적이 있어서 아주 공감이 됩니다. 일전에도 썼었지만, 와이프랑 연애하면서 탔던 뉴스포티지는 개인 직거래로 판매하려다 결국 와이프가 틀어버렸던 적도 있었구요... 어찌보면 그냥 공산품의 하나일 뿐인데. 함께 생활하고 함께 씻고(?) 함께 여행하고... 뭐 이러다보니 좀 느껴지는 감정이 다른 거 같습니다. 괜히 애마라는 표현을 쓰는 게 아닌 듯. 개인 직거래로 판매하려다 못팔았던 뉴스포티지. 결국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고 매매상에 넘겼는데... 딜러분이 몰고 가던 뒷모습이 아직도 선하네요~ 결국 차라는 게 특별하고 소중한 의미를 갖게 되는건 함께 한 시간과 추억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이크사와서 차값보다 더돈들여서 직접 손수 뜯어 고치고 항상 직접세차해주면서
여기저기 많이 다녔었는데...
팔고나서 밥먹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주변사람들은 이해못하는데 기계아끼시는 테드분들 하고는 뭔가 공감대가 형성되는거 같네요

'차는 남자의 자존심'이란 말도 있지요......차=이동수단 으로만 여기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암튼 차, 집, 시계 등등......단순히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이 아닌 자신의 자존심이나 아이덴티티와 동일시 하게 되거나 가족이나 친구의 하나로 인지하게되는 경우도 다반사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