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퇴근 길에 사고가 날뻔한 것을 겨우 모면했습니다.


바퀴 달린 것들끼리 선로도 없이 다니다 보면 위험한 상황이 한두번이겠습니까만, 우연의 연속이라 하기에는 경향성 같은게 보여서 조금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일인고 하니 제가 제 차선을 잘 지키면서 정속주행을 하고 있는데 옆차선의 운전자가 제가 바로 옆이거나 살짝 더 앞에 가고 있음에도 제 자리를 그냥 침범합니다. 여지것 정차중이 아닐때 유일하게 사고가 난 (당한) 것도 고속도로 정체구간에서 옆차선의 버스가 제 문 뒤를 옆에서 들이받은거네요. 주로 제가 우측차선으로 운행 중일때 좌측 촤선에서 제쪽으로 들어옵니다.


제가 우측차선에서 엄청나게 과속을 해서 상대가 한번 미러를 확인하고 진입하려는 사이에 제가 앞으로 나간거면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아주 얌전하게 가던 중에 깜짝 놀라게 만듭니다. 제 앞으로 칼치기를 하려는걸 말하는 것도 아닌게 제 시야각 한계쯤에서 들어오려는게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대응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제가 이미 살짝 앞에 가고 있고 바로 옆차선에서 빠른 속도로 들어오려 하기 때문에 급정거를 해봤자 오히려 위험할거라는 생각이 들고 선택지는 어디 한번 받아봐라 하고 핸들 꽉 잡고 가던지 반대편 차선으로 피하던지의 2가지 밖에 없다고 봅니다. 여태까지는 항상 후자의 조치를 했는데 다행히도 옆차선에 다른 차가 가던 일은 없었습니다.

분명 그 여파로 제 차만 어딘가에 충돌하면 전적으로 제 책임이 될 수도 있다는걸 알지만 본능적으로 피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일이 하도 빈번히 발생하다 보니 이제는 옆을 아주 잠시 확인할 여유 정도는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


차체가 검고 낮아서 잘 안보이는 걸까요? 평균적이라 생각되는 소나타를 기준으로 비교해보니 전고가 대략 25cm 정도 낮은 모양입니다. 이런 짓(?)을 제일 자주 저지르는게 SUV라서 더욱 의심이 가는데 제가 SUV를 운전해 본 일이 거의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주변에서 SUV는 높아서 시야가 넓어서 운전하기 편해-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다른 이유로 불편했습니다만) 그 시야라는 것도 수직 방향으로는 바로 옆에 가는게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제한이 되는 걸까요? 보통 차선 변경을 위해 옆 (옆뒤가 아니고 바로 옆)을 확인하면 그 정도 높이 차로도 아예 안 보일수도 있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운전 습관들이 영 거시기해서 옆도 안보고 들어오는게 생활화가 되어 있는 걸까요?


오늘의 경우는 그냥 세단이었습니다. 잘못한건 아는지 비상등 깜빡이는 켜고 가니 고의는 아니었을거라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