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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주일간 장춘으로 출장을 다녀왔는데
생경한 운전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직업 특성상 그 나라의 교통 문화나 수준을 신경써서 보는데 중국 교통문화 참 재밌습니다.
일단 무질서해 보이는데 특유의 흐름과 리듬이 있어요.
그리고 대부분 방어운전을 하기 때문에 갑작스런 차선변경이나 공격(?)에도 물흐르듯 운전합니다.
그렇니까 방어하는 운전자나 들어가는 운전자나 어느정도 마진을 둔 운전을 하고 있어요.
머리 부터 들이밀어도 상대방을 생각하고 마진있게 들이미는거 같아요.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운전을 한다고 할까요? 능동적으로 운전을 아주 잘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그에 비해선 수동적이죠. 운전환경이 중국과 달리 평화로워서 방어운전이 퇴화된듯 합니다.
한국에선 마진없이 들어오는 운전자 때문에 급제동을 해 사고를 피해야 했던 경우가 정말 많은 것에 비해
중국은 아주 부드럽게 차선을 비집고 들어갔다 나갔다 합니다.
더불어 중국에 있을 때 도로 상에서 접촉사고 광경을 못 봤습니다. 아마 적극적인 방어운전 때문이 하닌가 하네요.
다만 보행자는 거의 보호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보행자도 무단횡단시 잘 안 뛰어요. 물 흐르듯이 걷습니다.ㅋㅋ
무단횡단시 뛰는 사람들은 외국인들 뿐인거 같아요.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일하게 가본 중국 동네가 난징인데, 경적을 수도 없이 울리더군요. 경적을 받은 대상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일종의 '더듬이'같은 역할을 하듯 충동 위험을 인지하고 곧바로 경로에 적용하더군요. 참 신선했습니다.
지난 봄에 상해 출장 갔을 때, 온천지 빵빵거리고 거침없이 들이미는 차들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택시들은 주로 폭스바겐 산타나 구형이나 비스타였는데, 유튜브에서 충돌안정성 꽝이었던 걸 본 기억이 있어서
아찔하더군요. 사람이 앞에 있어도 빵빵대면서 막 들이밀어 비집고 지나가버리고요.
사고의 흔적인지, 대부분의 차들 옆구리가 말도 안 되는 야메판금자국들로 얼룩덜룩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사고날 뻔한 상황이나 운전 시비 따위의 일은 4일 동안 단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광저우 출장 갔다가 몇시간전에 귀국했는데 그닥 공감이 안되네요. 운전문화 최악인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대형 국제행사 몇번 치르면서 이것도 개선된 수준이라네요) 보행자도 운전자도 아직 멀었다고 봅니다. 길지도 않은 4일만에 접촉사고 4건 봤습니다.

말씀하신 스타일(?)은 마치 복잡한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걸어가면서도 부딪힘 없이 각자 갈 길 알아서들 잘 가는 것과 맥락이 비슷한 것 같군요. 교통에 관한 매너나 의식 수준은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운전할 때 필요한 인지 능력은 자신들의 환경에 최적화된 채 발달된 상태가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