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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에 기분낸다고 가속패달 비비며 달렸다간 다음달 카드 고지서 숫자가 화려해지는 것을 경험한 오너라면 누구나 연비 운전에 관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연비와 관련된 글도 많고 기사도 참 많았다.

트렁크를 비워라, 공기압을 맞춰라, rpm을 사용해라, 기어변속을 빨리해라 등등 그럴듯한 멘트들이 참으로 많지만 정작 시가지에서 연비를 높여주는 운전법은 브레이크를 멀리하는 법이다.

 

고속도로에서는 효율이 좋은 속도로 정속으로 계속 달리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보지만 시가지처럼 잦은 출발과 정차속에서는 좀처럼 평균속도를 높이기 어려운법 때문에 브레이크를 멀리하는 운전법이 왜 연비에 좋은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자.

 

연료를 많이 소모하면 연비가 나빠진다. 이말은 뭔가 허전하다. 이유는 연료를 많이 사용해도 멀리가면 연비는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빨리 달리면 연비가 나빠진다. 이 말도 역시 뭔가 허전하다. 이유는 기준이 애매하고 느리게 달리는 것이 연비에 반드시 좋은 영향을 주진 않는다.

 

좀 더 제대로 표현하자면 연비를 좋게 하려면 태운 연료로 최대한 멀리가면 되는 것이고, 반대로 태운 연료로 얼마 못가는 과정이 반복되면 연비는 금방 개판이 된다.

 

가슴에 와닿는 사례들을 살펴보자.

난 규정속도 60km/h로 전진중이고 전방 200m앞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바로 이순간 즉 정차해야할 곳을 200m 남겨둔 시점에서 주행중인 차량들의 연비 순위가 매겨진다.

 

연비일등은 전방 붉은 신호등을 보는 즉시 가속패달을 놓고 속도를 줄이는 운전자이며, 꼴등은 200m앞에서 정차할 것이 뻔한데도 계속 가속패달 밟고 가다가 가장 늦게 가속패달을 놓은 사람이다.

보통 200m혹은 그 이상이라해도 60km/h정도의 속도면 수동변속기의 고단기어 혹은 자동변속기의 D레인지에서 타력으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연비 일등한 운전자는 가속패달을 놓고 서서히 속도가 줄게 한 후 정차 지점 얼마전 가벼운 제동으로 차를 멈춘 현명한 운전자이다.

 

연비 꼴등한 운전자는 일등한 운전자보다 더 오랜시간 가속패달을 밟고 있었으니 더 많은 연료를 태웠지만 차가 정작 정지한 곳은 연비 일등한 운전자와 같다.

 

그럼 아까 말했듯이 태운 연료를 가지고 최대한 멀리가자는 연비운전의 개념에서 봤을 때 쓸데없이 더 많은 연료를 태웠지만 더 멀리가지 못한 케이스가 된다.

 

시가지에서 운행중인 대부분의 차량들은 이처럼 제동을 위한 준비 단계 즉 가속패달을 놓는 타이밍이 늦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차가 달리는 조건에서 가속패달을 밟으면 엔진의 힘으로 차를 움직이지만 가속패달을 놓으면 그 즉시 힘의 방향이 차가 엔진을 돌리는 것으로 상황이 역전된다.

 

이처럼 차의 타력주행 상황이 엔진을 구동시키는 경우에는 엔진에는 연료가 전혀 분사되지 않는 조건이다.

60km/h로 올려놓은 차의 가속패달을 놓고 정차지점까지 타력으로 굴러갔다면 가속패달을 놓은 시점부터 차가 정지할 때까지의 거리는 그야말로 공짜로 달린 셈이다.

 

기껏 태워놓은 연료를 가지고 최대한 멀리가야하는 상황이 연비를 돕는다면 가속패달을 놓는 시점을 당기는 운전법이 경제적인 운전법이다.

 

브레이크를 멀리한다는 것은 즉 타력으로 굴러가는 시간을 길게하면 차는 어차피 서서히 엔진의 저항과 구름저항에 의해 속도가 줄기 때문에 브레이크 패달을 밟는 시간이 거리대비해 줄어들게 된다.

 

브레이크 패달을 밟는다는 의미는 기껏 연료를 태워 만들어놓은 운동에너지를 다시 브레이크의 마찰에 의해 열에너지로 버려지는 것을 나타낸다.

 

다시말해 브레이크를 밟으면 애써 태워놓은 연료로 더 멀리갈 수 있는 거리를 줄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가속패달을 놓고 타력으로 주행해 속도를 서서히 줄이는 시간을 늘리면 제동 의존률이 높아지게 되니까 좀 더 적은 연료로 멀리가는 고연비 운전이 성립되는 것이다.

 

이런 운전법은 연비가 좋아지는 것은 물론 브레이크 패드나 브레이크 디스크의 수명도 길어진다.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타력주행, 제동의 의미, 연료소모율 대비 주행거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실천이 가능하다.

 

다음달 기름값 카드고지서에 착한 숫자들로 장식하고 싶은 운전자들이여 브레이크를 멀리하고 가속패달을 놓는 타이밍을 당기고 타력주행을 실천하자.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