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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때의 일입니다. 학과 건물 근처에서 노닥거리고 있는데 황당한 뉴스를 누가 전해왔습니다.
바로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 때 제겐 그 소식이 그냥 당혹스럽고 황당한
뉴스일 뿐이었는데 ... 그 근처 아파트에 살던 동기 녀석의 얼굴이 심하게 굳어지더니, 빨리
집에 가봐야겠다는 거였습니다. (그 친구는 내 꾐에 넘어가서 아반떼 1.8 수동을 타고 다녔죠.)
나중에 들은 이야기는 그랬습니다. 급하게 차를 몰고 학교를 나가 정말 죽을동 살동 달렸다고...
거의 어김없이 부모님이 삼풍백화점을 저녁 찬거리 등을 위해 방문하시는 시각이었다는 겁니다.
하늘이 도우셔서 그 친구의 부모님은 다 무사하셨다는데, ... 어머니는 일찍 쇼핑을 마치셨고 아버진
약속이 있으셨다더군요.
어쨌든, ... 길가다 정말 '미친듯이' 달리는 차를 볼 때면 가끔 그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저 운전자는 어떤 사정이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게 되구요.
물론 상습적으로 위협/난폭운전을 일삼는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누구에게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차를 세워 붙잡고 물어보지 않는 한 알 수가 없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사람을 붙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죠.)
노파심에서 하는 이야기지만 일반 운전자인 우리가 경찰은 아닙니다. 단죄할 권한도 없고
보복할 권리도 없습니다. 급한 사람은 급히 갈 수 있게 하되 - 상위차선을 비우는 일이든,
급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을 비워주는 일이든 양보하는 일이든 - 그 사람의 행위가
나와 다른 운전자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생각할 때에는 법적인 조치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성숙한 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정이 있었던 사람이면 참작이 될 것이고,
단지 스릴이 목적이었던 사람은 처벌을 받게 되겠죠.
PS. 제 운전 습관도 다시 돌아보게 되는군요. ^^
2007.08.06 00:01:00 (*.0.0.1)
저도 여친(현재의 와이프)이 엠블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갈때 저는 제차로 따라간적이 있었습니다. 상향등도 켜고 비상등도 켰지만 정말 미친듯이 달렸었죠..공감가는 글이네요..
2007.08.06 00:01:00 (*.0.0.1)
예전에 운전중 졸음이 잘 몰려왔던 적에는 얌전하게 가다가도 졸음을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날아서" 휴게소로 들어가게 되더군요. 낮에 들어가서 밤에 나온 적도 있습니다. ^^;
2007.08.06 00:02:00 (*.0.0.1)
맞는 말씀이기는 한데, 좀 인권위원회 사람들의 논리와 비슷한듯하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인권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음... 따 당할라...
2007.08.06 00:02:00 (*.0.0.1)
앰뷸런스가 하도 뻥카가 많아 (뉴스에 자주 나왔었죠.. 김장 배추 싣고 달리다 걸리고.. 택시처럼 사람태우고 달리다 걸리고..) 미덥지 못했는데 이번에 저 실려갈때 집사람도 앰뷸런스들은 잘 피해줘야겠다더군요. 정말 빨리 도착해서 다행이었다는...
2007.08.06 00:02:00 (*.0.0.1)
삼풍사고때 저도 대학 신입생이었는데...^^;;;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그리고 순익님의 글내용과는 별개로 저도 태연님처럼 인권위논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따 당하실것까지야...^^;;
2007.08.06 00:03:00 (*.0.0.1)
운전하다 급히 달리는 구급차를 가끔 보게 되는데 비상 도로가 거의 갖추어지지않은 도로 여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우 모든차들이 구급차를 위해 양보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었어요~
2007.08.06 00:01:00 (*.0.0.1)
120%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독일인들에게 물어보면 처음에 운전교육을 받을 때 속도제한이 있는 곳에서도 후방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차량이 설사 제한속도 이상으로 달려와도 비켜주라고 교육을 받는답니다.
2007.08.06 00:01:00 (*.0.0.1)
미국사람들중에서는 그런 경우 일부러 막아서 마치 자기가 빠르게 달리는 후방차의 안전을 지켜주는양 자기만족을 하는 경우도 있던데, 아무튼 독일에선 운전자들끼리 타인의 과속에 벌을 주거나 제재를 가할 수 없으며, 그건 Court에서 법관의 몫이다라는 것입니다.
2007.08.06 00:01:00 (*.0.0.1)
앰뷸런스 1000대중 한대만이 실제로 응급환자를 싣고 간다손치더라도 운전자는 앰뷸런스를 무조건 양보하는 것이 의무입니다. 안에 뭐가 탔는지 모르고 저것도 배추를 실었겠지하고 안비켜주다가 실제로 응급환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으니까요.
2007.08.06 00:01:00 (*.0.0.1)
우리나라의 도로는 일반적으로 빠른차를 어떻게 양보해야하는지 왜 양보해야하는지를 모릅니다. 고속화도로에서 앰뷸런스를 어떻게 양보해야하는지 모르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때도 많은데 정말 안타깞습니다.
2007.08.06 00:01:00 (*.0.0.1)
사람은 스스로 깨닫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때문에 제대로된 교육시스템이 천년도 넘게 걸려 스스로 깨닫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