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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면허를 딴 이후로 오토매틱 차량은 쳐다도 보지 않고 살았습니다.
서울시내에서 매일같이 8시간이상 운전하고 다닐때도 수동이 불편하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저의 자동차 라이프는 대방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혼전 친구와 농담삼아
만약 결혼하게 되면 오토매틱차를 모는건 아닐까 하고 걱정스럽게 애기하곤 했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되버렸습니다.
와이프는 이혼하지 않는한 수동차 몰 생각은 아예 꿈도 꾸지 말라고 하기에
하는 수 없이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한 dsg달린 놈을 어쩔 수 없이 구해타게 됩니다.
어느정도 기대를 했었지만 dsg는 오토매틱의 대안이 될 순 있어도 절대 수동의 대안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운전하는 분위기나 느낌, 드라이빙 감각 모든게 엄청 "진화된 오토매틱"일 뿐 절대 수동의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dsg에 엄청 실망을 한 후, 좀 더 수동베이스에 가깝다던 smg를 노려보기 시작합니다.
와이프를 설득하고 설득해 smg II 달린 놈에 같이 올라타보았숩니다.
smg란 놈은 동승자가 느끼기엔 수동과 똑같았습니다. 다만 수동운전스킬이 부족한 사람인 경우에 한해서 똑같습니다.
뭔가 변속하는 방식은 수동스러운데 전혀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역시나 smg도 수동의 대안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그역시 그냥 오토일뿐이더군요.
지금의 듀얼 클러치 방식은 수동변속기의 메키나즘과 사실 거의 유사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메이커에서 클러치페달을 설치하는게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클러치 페달과 수동기어봉이 장착되어 있지만, 중립에 놓고 버튼 하나 누르면 완벽하게 오토로 변신하는 차는
안만드는 걸까요 아님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걸까요?
결혼전 나만을 위한 세컨드카를 사라고 해서 s2000을 기쁜 맘으로 지를 준비까지 마쳤는데
결혼과 동시에 와이프가 180도로 돌변했습니다. 거의 사기 결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흑흑''
마력이 300마력을 넘어도 기어가 오토면 전혀 즐겁지 않음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요즘들어 우울하고도 참 재미없는 인생이라는걸 처절히 느끼고 있습니다....
클러치 페달을 밟는 다는 것은 효율적인 동력 전달 그 이상의 느낌을 줍니다. "이 자동차의 파워는 내가 직접 조절한다." 내가 동력 전달 통로까지 장악한 차량과 효율적으로 동력을 알아서 전달 해주는 차량은 분명히 다릅니다.
그리고, 수동차량 문제는 직접 총알을 모으시는 것이 최상책일 듯. xxx하면 이혼하겠다는 제 아내에 대항하여 xxx를 무척이나 많이 하고도 말빨로 이혼의 위험을 견뎌낸 경험으로 말씀드립니다. 부부 사이의 문제는 서로 간의 은근과 끈기의 대화로 해결하는 거라고 봅니다.

수동차의 감칠나고 쫄깃한 맛은, 운전의 묘미중 큰 비중임에 이의없습니다.
저또한 그동안 탔던차 스무대중 두대만 오토였는데, 그때도 따로 수동차를 갖고있었죠. 근데..생각을 바꾸게된 계기가 몇번 있었답니다. 93년 레이스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었을때인데.. 당시 국내 톱레이서였던 박정용씨나 김재민씨 , 국내에서 출전하고있던 전일본 레이서 한원덕이나.. 어떤 차든 운전을 요청하면, "노 프라블럼~" 을 외치더군요. 좌핸들과 우핸들.. 시퀀셜기어 차량이나 오토차량이나, 나름대로의 속성은 마찬가지여서..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 운전한다 라는 생각들이 비슷했지요.
운전을 잘하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라, 곧 생각을 바꾸게 되었드랍니다. 고성능 차를 타던, 아주 약하고 보잘것 없는 차를 타던 운전의 묘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각인되면서, 기본적인 핸들링과 액셀/브레이킹의 기본 즐거움에 포커스를 맞추니, '차를 가리지 않는 쪽' 으로 자꾸 마인드 컨트롤을 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파고들면 수동만큼 즐겁지는 않지만, 다양한 차를 다양한 시각으로 받아들이면, 모두 아끼고 즐길 수 있을거 같습니다.
수동차량을 즐겨타던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가.. 한동안 오토방식 차량을 타다가 다시 수동을 타게됨 감각을 잊을까봐 염려하게 되는데.. 이미 익숙한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예전에 M3 smg 로 타임트라이얼에 출전하던 서호성님이나 어령해님같은 경우를 보면, 거의 오토스틱방식에 오래 익숙한 상황에서 스틱차로 바꾸고도, 바로 자신의 랩타임을 만들어 내곤 하더군요. 상황과 필요성이 있다면 조급함 없이, 변속의 부담이 덜한대신 다른면을 공부(?)할 수 있는 오토방식을 즐겨보는것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

속도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어머니도 제 차를 타면 답답해 합니다.)
그렇다고 파워나 발란스를 추구하며 튜닝을 지향하는 것도 아닙니다.
수동을 운전한다고 해서 오토에 비해 효율적인 기어변속을 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수동이 좋네요. ^^
자동차와 대화하듯이 조용히 운전하며 종일 쏘다니는 것을 즐길 뿐입니다. ^^
튜닝을 좋아하지 않기에 차에 돈 쓸 일이 없고....
오토를 좋아하지 않기에 비싼차를 살 일 없고....
중고를 좋아하지 않기에 차를 자주 바꾸지도 않아서....
제가 생각해도 참 바람직한(?) 자동차생활과 가정생활의 조화인 것 같습니다. ^^
차에 대해 많이 아는 동생들 꼬득여(?) 밥 한끼 사주고
튜닝이나 각종 자동차 이야기를 듣는데 들어가는 돈이 유일한 사치라면 사치일까.... ^^
현재 국내에서 공식(!)으로 구입가능한 수동차는 2000cc 소나타급 이하....
아니면.... 포르쉐.... 뿐.... ^^
포르쉐 영업사원 중 아무도 내게 관심을 주는 사람은 없으니
이것 역시 원만한 가정생활(?)을 위해서는 참 반가운 일이겠죠. ^^

오토를 몰지 못하는 울 마누란 천사여...라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정작 제가 오토차를 타고 다니니... 어느새 적응이 되어 가나봅니다.
죽을 때까지 오토차 탈 일이 있을까...하며 살아왔는데 벌써 2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의 dsg 버젼들이 패밀리카용도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더군요... smg나 dct를 장착한 차량들은 패밀리..용도로는 차종자체가 좀 과격하구요..

저도 세컨드카가 정답인것 같습니다.
앞으로 GDI 직분사엔진들이 나오면 1.6리터급에도 200마력을
넘나드는 작은 놈들이 나올텐데 설마 수동이 안나오겠습니까?
작고 가볍고 마력수 높은 차들이 대안이 아닐까 합니다.
소형차이니 설득하기도 용이하구요.
뭐...출퇴근용 연비카 개념으로...

저도 동감합니다.. 수동차량만 바꿔가면서 5년정도 몰다가 결혼 후에 DSG로 바꾸고 지금 DSG만 2대째입니다. 아무리 날고긴다는 DSG지만 클러치페달로 동력을 통제한다는 느낌은 절대 따라올 수 없구요. 저도 메인카를 와이프에게 넘기고 수동 세컨을 들일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수동세컨을 들였다가 얼마전에 팔았는데, 약 3개월정도 지나니 다시 수동생각이 나네요. 고질병인가 봅니다.
국내 자동차 개발자와 정책 결정자들이 수동조작의 의미나 즐거움을 판단하고 있을지가 관건이겠네요. ㅠ.ㅠ
그냥 이동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아내분이 같이 번갈아서 운전하시는 건가요? 그런게 아니라면 트랜스미션의 형식에 대해서 문제가 될 이유가 없어보이는데....
번갈아서 타시느라 문제가 되시면, 값이 저렴한 세컨드카를 구입하시는것도 한가지 대안이 될수 있습니다.
듀얼클러치미션은 '클러치디스크'를 사용한다는것이 수동과 비슷하다는거지, 그외의 개념은 아예 수동이랑은 다릅니다;;;
말씀하신 버튼하나로 변신모드로 하려면, 오히려 SMG같은 싱글클러치미션이 더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