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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아직 초보 운전인데도 불구하고 겁이 없는 편입니다.
며칠전 집사람 차 (구형 아반떼 오토)로 슈퍼 마실가는 길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참(약 3킬로)을 가다가 신호대기 중 운전석 백미러가 접혀 있는 것을 제가 보고 조수석에 있은 제가
"그쪽 백미러가 접혀 있네, 얼릉 문 열고 백미러 펴" 라고 말하니 집사람이 당황해 하면서 가만히 있더라구요.
그래서 재차 "뭐하노, 얼릉 문내리고 백미러 펴라니깐" 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참고로 저는 경상도 토종 싸나이, 집사람은 강원도 입니다.)
집사람이 당황하면서 "있어봐~" 라고 하길래 한번더 같은 말로 소리를 질렀죠.
이에 집사람도 질새라 "여기서 어떻게 문을 열어. 저기 가서 차 세우고 문 열어서 할께"라며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아니 , 문을 열라는 게 아니라 창문을 내리라고~ 이 답답한 사람아~" 라고 말하니
다시 "그럼 처음부터 창문을 내리라 말하지, 왜 문을 열어라고 말하냐~"라고 대꾸 하네요..ㅎㅎ;;
같이 맞받아 치면 또 싸움이 될까봐
전 할 말을 잃고 속으로 곰곰히 생각해 보면서 키득키득 웃습니다.
저의 말을 그렇게 받아 들일 수도 있구나~ 집사람은 문을 열라고 하니 얼마나 당황했을까 라고 생각하니
자꾸 웃음이 나오더군요... 경상도 말.. 타지 사람이 이심전심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투리 같습니다. ^^

사모님쪽이 훨씬 더 공감가는데요? ㅎㅎ 안그래도 초보라 실수 많이하고, 뭐가뭔지 모르겠고, 남편눈치 많이 보는데, 직설적인 경상도 남자가 당장 문열고 백미러 펴라는데 운행중 문을 열고 백미러 피는게 힘드니 당연히 차 세우고 문 열고 백미러 펴야죠 ㅋㅋㅋㅋ
사투리가 문제가 아니고, 보통 '문'이라고 하면 도어를 뜻하지않나요;
저도 '차를 세우고 문을 열고 내려서 사이드미러를 펴라'라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간이 많이 크시군요. 좋은 교관 소리는 못들으실듯...
집사람을 가리키려면, 신호위반으로 대형버스 사이를 (그것도 제가 타고 있는 조수석 쪽으로 다가오는 버스...) 간발의 차이로 비켜간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으며 "다음엔 그러지마~"하고 부드럽게 타일러줘야죠.

역시 여자는 논리적으로 접근한다는... ㅋㅋ
제대로된 정보를 전달해줘야 잘 이해하더라고요... 제 와이프도... ^^

제경험에 의하면 여자는 논리적인 듯 하면서도 정말 논리적으로 접근할 문제에서는 본능에 충실한 액션을 취하더군요. ㅎㅎ
사람에 따라 다른 듯 합니다.
위의 상황은 남편분이 잘 못 얘기하신 듯 합니다. "창문내리고 백미러 펴"가 정확한 표현이죠~ㅋㅋ
간 큰 남자 시군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