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수지 풍덕천 23번 국지도로 출근하면서

신호대기를 받고 우연히 포르쉐 카이엔 SUV 뒤에 서게 되었습니다.

편도 3차선구간에서 2차선에 정차했는데 조금 느낌이 이상한게

양옆의 1, 3차선의 차들은 한참 앞에 가서 신호대기 정차를 하는데

유독 내가 서있는 2차선의 줄이 좀 길더군요

평소 출근길같으면 눈치껏 1, 3차선으로 차선 변경해서 조금이라도 앞으로 붙였겠지만

오늘은 워낙 차가 없고 한산한 도로라 맘이 느긋하여 그냥 2차선의 긴 줄 뒤에

서있었습니다.

뒤에서 극악의 연비를 자랑한다는 포르쉐 카이엔의 균형잡힌 자태를 감상하는데

느낌이 조금 이상한게 운전자의 머리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공간에 나와있는게

좀 맘에 걸리더군요. 뭔가를 뒤적이며 찾고 있던가 시가잭 부근을 조작하던가..

앞차에서 저러면 스타트 늦어서 짜증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새 신호가 바뀌어 일제히 출발하는데 카이엔 운전자의 머리가

운전석 헤드레스트 사이로 사라질 기미가 없이 계속 숙여져 있네요..

1차 주의...짧게 빵.... 무반응,,

2차 주의.. 짧게 빵빵...무반응..

3차 부터 경고.. 길게 빵.... 무반응..

아... 좀 이상하데요..

결국 차들이 쌩쌩 달리기 시작하는 1, 3 차로로 기회봐서 빠져나가며

자세히 보니 운전자가 완전 의식 상실 수준으로 자고 있더군요...

글구 원래 그 앞쪽으론 차가 아예 없더군요. 저런 상태로 언제 부터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이죠..

일어나라고 빵빵거리며 지나가는데 아무런 반응도 없어서 그냥 뒷차들의

처분에 맡기고 진행했습니다.

뒷차들이 어떻게 처리할런지 궁금해서 계속 룸미러 힐끔거리면서

가는데... 수백미터를 진행해서 결국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그 포르쉐는 계속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저렇게 심하게 잠든 거 보면 금욜밤에 음주량이 많았거나...

혹은 간혹가다 들리듯.. 운전 중 돌연사의 경우도 생각나고...

하여간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지 못하고 그냥 아무생각없이 지나쳐 온 것

같아 맘에 좀 걸리네요...

하여간 갓길에서 차 대고 자는 사람은 봤어도 편도 3차선 대로의 2차선 가운데에서

자는 사람은 처음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