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하는 바는 반사 번호판을 옹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단속의 근거에 대한 의견을 묻고자함입니다.
법이 있으면 일단은 지켜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동안 그렇게 주장해 왔고요.
자기만의 잣대로 이렇게 저렇게 판단하는 것은 피해야죠.
하지만 비록 법적인 문제라고 하더라도 단속의 근거와 타당성을 짚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을 집행하는 것에는 보편타당한 근거가 있어야하니까요.
카메라에 찍히지 않으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는 것을 단정 지을 수 있는 근거 말입니다.
그 것을 논리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심증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GPS 안전 운행 도우미 등도 불법화하여 단속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실제적으로 카메라 단속을 피하려는 의도가 짙으므로 단속해야하는 것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비게이션이나 GPS 장치를 이용해서 카메라 단속을 피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것을 처벌할 수는 없는 것이죠.
GPS 도우미가 없더라도 자동차에는 속도계가 있으니 항상 규정 속도로 다니면 문제가 없을 것 아니냐고 단속 근거를 삼을 수 있겠죠.
취지는 맞지만 집행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단속 방법을 다양화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무인 카메라 외에도 과속을 단속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고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죠.
반사 번호판을 합법적으로 장착하고 있는 나라는 과속 단속을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지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단속을 위해 야간에 운전자를 향해서 플래쉬 터뜨리는 것은 옳은 일인지도 재고해야하고요.
편법을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려는 것은 분명 나쁘지만, 처벌은 뚜렷한 법적인 근거에 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정황으로 의도를 추측하여 처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공권력이 남용될 여지를 높이게 될 것입니다.
덕분에 여론을 의식한 인기성 판결도 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테두리 반사 번호판 구속이 되었다면 정확한 판결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해 봐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테두리 반사 번호판의 혜택을 본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으며, GPS 도우미는 장착한 적이 없고, 네비게이션도 작년부터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의식하긴 하지만 대부분 규정 속도 내로 달리므로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러다 찍히면 눈물을 머금고 과태료를 내고요.
억울하게 찍힌 경험이 많기 때문에 반감이 큰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속으로 찍혔는데 뭐가 억울하냐고 따지면 할 말 없죠.)
테두리 반사 번호판이 불법이라면 떳떳하게 붙이고 다닐 수는 없겠군요.
고속 도로 톨게이트에서도 번호 인식 카메라 식별에 이상이 없고, 단지 야간에 플래쉬 터뜨리는 단속을 위해 이 것을 굳이 떼어내야하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어찌되었건 단속 위주의  현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으며,  내 주장을 펼치기에 앞서 먼저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테두리 반사 번호판이 실제적으로 단속이 되고 있는지 궁금했고, 만약 단속을 하고 있다면 그 근거가 무엇인지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모범 운전자여야만 캠페인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 모범 운전자를 자처하면서 캠페인을 펼치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습니다.
내가 가진 허물을 먼저 돌아봐야하는 것은 좋은 태도이나 시스템 상 개선해야 할 점은 언제든지 지적해야하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칭 모범 운전자들도 실제론 모범 운전자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로 양보 의무, 차로 변경 방법, 교차로 통과 방법, 차로 준수, 신호 위반 등 걸면 다 걸립니다.
교통 안전이라고 하면 오로지 속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에 유감을 느낍니다.

이 주제와 관련한 제 글은 원칙적인 면이 아니라 그냥 평소 생각을 솔직하게 쓴 푸념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바랄바 없겠습니다.

여러분의 좋은 의견과 충고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