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상규입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모두들 힘드시죠? 저도 일하다 말고
자꾸 시원한 사무실로 와서 글을 쓰고 읽고 하게됩니다.^^;;
작년8월의 이야기입니다.
클릭전에 참가하는 김남균 군이 찾아왔습니다. 김남균군은 예전
천리안시절 제가 운영하던 동호회에서 표세원군과 함께 거의 막내였던
숫기없고 조용한 성격의 청년이었습니다.
씨즌챔프를 노리는데 머신이 이상하답니다. 직발에서 뉴클릭에게
자꾸 추월당한다고 상태점검을 의뢰했습니다.
결국 손을 대게 되었습니다. 그게 다시 잊고 있던 용인으로 가는
티켓일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엔진을 열어보니 차가 안나갈수 밖에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피스톤이 반대방향으로 장착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커넥팅로드에는 산소로 달구었는지 토치로 구웠는지는
모르지만 불덴 흔적까지...,(과거에 많이 하던 방식입니다 피스톤 핀박을때)
미련없이 파트넘버 따서 사오라고 했습니다.
그때 김남균군은 그냥 다시 쓰면 안될까요? 라는 말에 저는 그리 대답했죠
단호하게 안돼~! 내 방식대로 할거 아니면 차 가져가~! ㅋㅋ
결국 새피스톤 새커넥팅로드와 메탈베어링 가스켓 올쎄트등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고서 모든 부품이 구해졌습니다.
다시 재조립후 파이어링~! 일반광유 주입후 30분 무부하 아이들링후
오일빼고 필터 갈고 다시 새 오일을 주입하고 시운전후 천키로 주행까지
3천 알피엠 넘기지 말고 급가속하면 인연끊는거다~! 라는 주의를 빠트리지 않고
출고했습니다. 그후.... 2006년 클릭챔프에 오르고 2007년 클릭 1전우승과
클릭사상 최고의 베스트랩으로 코스레코드 달성등 좋은일만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2전 새로이 정해진 해드캡웨이트를 싣고
어려운 레이스끝에 3위에 올랐으나 언더카바(바닥에 플라스틱 아시죠?)
미장착으로 실격 (의무검차가 아닌 항의검차였습니다.)
그때 저도 새로이 알게된 사실은 언더카바가 경기력 향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품이란거였습니다.
아직도 저는 납득할 수 없는 사유였지만 그리고 언더카바 탈거가
주행시 방해요소일수는 있어도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과 주장은 저로서는 처음 듣는 일이었습니다.


그후 3전 대량의 사고와 리타이어를 했습니다.
많은 사연과 함께...., 그렇게 며칠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또 한 주가
흘러갔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서 너무 외로이 레이스를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에 친한 동료들이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상위권이 아니라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달리는 사람이 필요하겠단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와함께 제가 마치 김남균군의 엔진에 불법튜닝이라도 한것처럼
오해를 받는것도 싫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신형 클릭도 아니고 구형 클릭으로 코스레코드를 세우는
기염을 토했으니 오해를 받을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거든요
하지만 그들은 볼트 하나하나에 얼마나 신중하게 토크를 주며 체결한지
또 얼마나 공들이며 하나하나 조립해서 조립단차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했는지의 여부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저 "자신이 아는 만큼만 본다~!"
라는 제 철학중 하나를 떠올리게 했을뿐입니다.

에어공구로 드르륵~! 조립해버린 볼트와 손으로 돌릴만큼 돌린후
세세한 토크를 주며 토크렌치 잡는 포인트까지 신경쓰며
마음에 되뇌이는 제 언어들을 받은 엔진의 소리는 전혀 듣지 못한겁니다.
전 하나하나를 조립 하면서 마음으로 되뇌입니다.
제대로 조여져서 니가 할일을 정확하게 수행하고 네 주인에게
사랑받거라~! 라는 말을 마음속으로 전하며 되뇌이면서 조립을 합니다.
어찌보면 우습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전 "인지공학"을 신뢰하는
사람의 하나로서 그렇게 애정을 받은 금속들은 마치 살과 피로 어우러진
생명체와도 같다는 느낌을 늘 받습니다.
그렇게 탄생된 김남균군의 클릭이 올 한해도 불운을 떨치고
또 다시 챔프의 영광을 얻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그러한 일련의 작업들을 다른 몇몇의 선수에게 심어주려고합니다.
물론 부품값 외에는 단 한푼의 돈도 받지 않을 예정이고
커피 한잔만 얻어 마실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 나머지 두명의 선수에게 함께 호흡을 맞춰서 달릴 수 있게하고
그 선수들과 규합해서 새로운 팀이름을 부여하고 새로운 돌풍의 주역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기실 제 아내가 우려하던 일이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제 마음이 그리 안하면 맘이 편하지 않은걸 어쩌겠습니까?
어쩌면 이 게시물을 모니터링 하게되면 제 아내는 제게 혀를 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저에게 한결같은 애정으로 힘이 되어준 아내이기에
이 또한 이해해 줄거라 생각합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금전과 별개의 신념으로 살아야할때도 있고
그걸 이해해주리라 믿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팀의 확대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투어링카와 각종 레이스에 참가하는 레이스카들을 주축으로한
새로운 팀이 조만간 생겨날것입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p.s 혹시 보게될 제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