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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국에 와서 자리 잡고 산지 10년이 넘었네요. 워낙 자동차만 생각하고 살아서 그런지, 학교를 졸업하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어떻게 어떻게 알게되고 소개 해주시는 후배 분들 때문에 여름 학기가 시작되는 8월부터 10월 사이에는 거의 휴가라도 내서 차 구하러 다니는걸 도와 준것도 몇년째 됩니다.


떡하니 글쓰고, 컨설팅 하는 직업이 있는데도, 완전히 '용팔이' 취급하시는 분들도 많이 만나 보았고, 간단하게 제가 미국 식으로 '제 시간들여서 도와 드리는 거니 시간 들어간 만큼만 제 수고료 받겠습니다' 하는데도 완전 장사치 취급을 한다거나, '딜러 라이센스'가 있으니 '딜러'가 아니냐, 차 사겠다는 사람 맘이지 하면서 제돈 들여서 차량을 구입해 와도 한번 살짝 보시고는 그냥 딴차 가져 와라 하시는 분들도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저도 '제 공부 된다.' (컨설팅쪽으로 하는 일이 상품 기획 쪽과 관련된 일이 많아서 차량을 구입하시는 분들의 백그라운드나 취향등을 직접 만나서 알아 보는게 참 큰 도움이 됩니다)는 생각하에 별로 남는것 없어도 한참 시간내서 도와 드렸는데… 그것도 올해 들어서는 도저히 제 본업으로 일이 밀려서, 아무리 수고료 받으면서 도와 드려도 제 본업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 예년처럼 많은 분들을 도와 드리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 몇자 적어 봅니다. 비록 길고 복잡한 이야기더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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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들은 제가 이글을 쓰고 있는 2011년 9월 8일 새벽 1시 30분에 OVE.com이라고 하는 (Online Vehicle Exchange) 딜러들만 차량을 사고 팔수 있는 웹사이트의 캡춰 입니다. 이곳에는 딜러들이 내놓은 차도 있지만, 대부분의 차량들이 은행이나 리스 회사에서 리스가 끝나고 반납한 차량이거나, 업무용 차량이나 렌트카 회사 같은 Fleet으로 사용 되었던 차량들이 전체 매물의 70%가 넘습니다. 특히나 일부 은행이나 업무용 차량들의 경우는 일반적인 경매장이 아닌 이러한 올라인 경매를 통해 빨리 빨리 차량을 팔도록 규정된 곳도 있습니다. 


차량은 2011년형 제네시스 (모 회사의 업무용으로 사용되었던 차량입니다.) 3.8 기본형과, 2011년형 소나타 2.4 GLS(기본형), 2011년형 캠리 2.4 LE(기본형), 2010년형 어코드 LX-P(기본형) 


2010년형 소나타 GLS(기본형), 2010년형 엘란트라 GLS(기본형)


2008년형 소타나 GLS(기본형), 2008년형 어코드 LX, 2008년형 캠리 LE입니다. 


위의 가격중 BUY-IT-NOW라는 가격은 Ebay경매처럼 차량을 바로 구입할수 있는 가격입니다. 바로 왼쪽 칼럼에 있는 MMR은 Manheim Monthly Report라고 해서 미국내 50개주의 모든 경매장에서 동알한 차량들이 판매된 평균 가격을 보여 줍니다.


보통 딜러들이 이렇게 경매장에서 차량을 구입해 오면, 경매장 수수료 (약 300~500불) 그리고 차량을 청소하고 일부 수리 하는 비용(약 300~500불) 그리고 딜러쉽의 이윤 (약 10~20%)정도를 덫 붙이게 됩니다.  세금과 플레이트등의 금액은 별도로 청구가 됩니다.


제가 이 리스팅을 공개해 드린 이유는, 과연 지금 '한국에서 지겹게 타왔던 한국차를 또 타야 하는가?' 내지는 '미국에서 살다가 몇년전에 돌아오신 분들이 '미국 가면 꼭 일제 차 사라.' 라고 한마다 하셨다고 꼭 그 차들만 찾고 계신 분들이 어떻게 보면 '멍청해 보이기 까지 해서' 입니다. (과격한 표현을 용서 부탁 드립니다.)


한국 차의 차량품질이나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구지 따로 다시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그건 아무리 JD 파워니 컨슈머 리포트니 어쩌구 하면서 떠들어 보았자… 그냥 광고 문구 하나를 따온거에 불과하니까요. 모든 조건을 평행에 놓고 비교해 보지요.


1. 한국에서 부모님이 미국 가면 제네시스 하나 사오라고 하시네요.

'아직까지도' 이런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은… 사진에 나와 있는 제네시스는 한국분들이 가장 많이 일반적으로 구입하시는 3.8에 프리미엄 펙케지가 들어간 새차 가격 $34,079 인 차량입니다. 현재 세금까지 다 포함해서 딜러에서 새차를 구입하실려면 $35,200불 정도 들어가는 차량이지요. 


불과 6개월 사용하고 나온 차량인데, 중고차 가격이 이곳에서 25000불 까지 떨어 졌습니다. 중간에 경매장 수수료내시고 세금 내시고 이것 저것 하시면 $28,500불 정도에 구입하실 수는 있습니다만…  여하튼, 이 차량을 한국에 가져 가시면 한국에서의 제네시스와는 옵션등이 다르기 떄문에, '역수'된 차량 가격으로 밖에 받으실 수가 없는데, 보통 양재동 업자들이 매입하는 가격이 3500만원 정도 입니다. 가져 가시는데 들어가는 운송비용 1500불 정도에 한국에서의 관세는 안무셔도 취득세와 공채등 등록에 들어가는 비용이 200만원 정도 들어가시는것을 감안 하시면 현재 환율에서 (1060원) 이미 '남는 장사'는 아닙니다. 특히나 후륜 구동이라 미시간의 겨울 눈길에서… 고생 좀 하셔야 될걸 감안하면… 일찌 감치 포기 하시는게 좋습니다.


2. 일제차 새차를 살까요?

이제 2012년형 차량들이 나오면서, 특히나 캠리 같은 경우는 새모델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할인을 좀 해줍니다. 혼다도 어코드가 나온지 좀 되었기 때문에 할인이 심하죠. 일반적으로 가장 무난하게 구입하시는 트림으로 보면 2011년형 어코드 LX-P세단의 경우 (2012년 차들이 일찍 나와서 재고가 많지는 않지만) 차값만 권장 소비자 가격이 $23,950불인 차량을 할인좀 받으면 세금까지 포함해서 $20500불 까지 구하실수 있었습니다. (지난 2주전 기준), 2011년형 캠리 LE의 경우는 권장소비자가 (MSRP)가 $22,005인 차량을 $19,800에 세금까지 포함해서구입하실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현대 소나타와 엘란트라의 경우는(특히나 엘란트라는 더욱 더…) 미국 사람들이 줄서서 선금 걸어 놓고 딜러쉽에서 차 도착할때마다 사가느라 D/C는 거의 꿈도 꾸기 힘들었습니다. 소나타는 그래도 조금 여유가 생겨서 가장 최근에는 GLS에 Popluar Option Package들어간 MSRP $21,895짜리 차량을 $22,300에 세금까지 포함해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벌써 뭔가 이상하시죠? 제 말이 믿기지 않으시면 딜러쉽에 직접 확인해 보세요. 원하시면 제가 다른분 어코드와 캠리 구해 드렸던 게약서와 지불하셨던 체크 사진 올려 드릴수도 있습니다. '일제차 새차'가 싸기 때문에 어코드나 캠리 사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드시죠? 잠시만 기다리시면서 다음 문단들을 읽어 보시고 결정을 내리시지요…



3. 유승민씨가 잘 구해주시는 '업무용'이라 '렌트카' 썼던 1~2년된 괜찮은 차들은 어떤가요?

솔직히 지난해나, 지지난해 제가 차량구해드렸던 분들중에서 특히나 소나타 구입하셨던 분들은 '성공하신' 케이스 중에 하나였습니다. 지난해 보통 2010년형 3~4만마일 뛴걸 12000~13000정도에 세금까지 포함해서 구해 드렸었는데, 1년 잘 타고 가셨던 분들이 거의 손해 보지 않거나 심지어 몇백불 돈 벌고(!) 가시기도 하셨으니까요..


예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듯이 5만마일 가까이 뛴 2010년형 소나타 GLS가 중고 '도매'시장에서 12000불 가까이에 거래 되니까요..


근데, 바로 위에 있는 2011년식 소나타와, 2011년식 캠리와 2010년식(어코드는 전통적으로 '업무용'이나 '렌트카'로 빠지는 차가 적습니다.)의 가격을 한번 보시죠…


워낙 현대의 YF소나타 (2011년형)이 차가 잘 나오다 보니, 이렇게 4만 마일 가까이 타고 나오는 중고차도 그닥 가격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싸게 산' 캠리의 중고차 가격을 보시죠. 


여기서 한가지 유의 하셔야 할점이 바로 '보증기간' 입니다. 일본 메이커들은 보증기간이 3년 3만 6천마일입니다. 신차로 등록된 날로부터 3년이나 3만 6천마일이 지나면 보증기간이 끝나 버리죠. 위에 나와 있는 차들은 더이상 보증기간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고장나면… 다 자비로 고치셔야 하죠. 


미국에 오신분들이 생각하시는것 중에 하나가 '일본차는 고장도 안나고, 고장 나봤자 큰돈 안들어 간다.' 라는 건데.. 그건 한국차나 미국차 품질이 워낙 나빠서 항상 딜러쉽에 정비 받으러 가던 20년전 'LA아리랑'하던 시절에 이야깁니다. 


오히려 제가 하는 본업 (자동차 회사와 부품회사들에 컨설팅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차량을 어떻게 만드는가에서 부터 어떻게 파는가 등등의 일부터 경쟁회사 차량을 분해하는 일도 있습니다.)을 통해 보면 지난 몇년동안 '미국에서 만들어진 일제차'들의 품질은 최악의 상황입니다. 특히나 H사의 경우 엔진과 트랜스미션등 중요한 부분의 결함등이 여러번 나타났구요. 이건 별도의 글로 한번 또 설명 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쨋든, 중고차를 사시는데에 있어서, 현대나 기아차의 경우는 5년 혹은 6만마일의 보증기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건 타이어나 브레이크, 오일같은 부분들을 제외 하고 거의 대부분의 고장은 무료로 수리를 받으실 수 있다는 거죠.


'기회비용'으로의 계산이기는 하지만, '보증기간'이 남아 있는 것과 '남아 있지 않은것'의 심리적 부담은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4. 그럼 미국 사람들은 보통 '3년짜리 렌트카'인 '리스'로 차량을 타고 반납하니까.. '리스 끝나고 나온 차'는 어때요?

그래서 제가 아래에 3년된 6만마일 짜리 중고차의 가격을 같이 올려 드린겁니다. 보통 유학생분들이 1년에 1만마일 정도 차량을 타고 다니시는 케이스가 가장 '많이 타고 다니신' 케이스 중에 하나기 때문에, 위에서 1~2년된 중고차를 사서 2~3년 타다가 파는 케이스를 보여 드린것이죠..


근데.. 얼렐레? 1~2년된 차량이랑 차량 가격상의 차이가 별로 안나네요?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위의 이의 문단에 질문에도 올려 놓았듯이.. 미국에서 보통 '리스'로 차량을 탄다고 하면 '3년'(36개월) 정도가 기준입니다. 근데 생각해 보시면, 미국의 경제 위기는 2007년 말부터 오기 시작해서 2008년에 가장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불과 1년전 지금과 비교해 보면 리스가 끝나고 돌아오는 차량의 양이 30%로 (30%가 줄은게 아니라) 줄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3년된 리스 끝난 차량을 사서 또 한 3년 정도만 타고 바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차량들이 하나도 없게 된거죠.


문제는 지난해 토요타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토요타와 혼다가 경쟁적으로 다른 회사들에서 리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밀어내기'식으로 리스를 밀어 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난해 3/4분기에는 2010년식 캠리와 어코드 판매량의 거진 절반 정도가 리스로 판매가 되었습니다.2008~2009년 사이에는 판매량의 20% 미만이 리스로 팔렸었거든요.. 엄청나죠?


그러면 지금 보시는 중고차 가격중에 어코드와 캠리는 내년 말에서 내 후년 정도가 되면 엄청나게 가격이 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럼 지금 '3년된 일제차'를 한참 오른 가격에 사셔서 미국에서 2~3년 타시다 판다고 생각하면… 그 감가 상각은 지금 생각 하신 것보다 엄청나게 클겁니다. 아마도 '반토막'을 생각하셔야 할 확률이 높습니다.




여기서 다시 2번의 질문 문단 끝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지금 2만불 주고 일제차 사셨다가 3년 후에 반토막(!)나신다고 하면.. 그거 견디실 수 있겠어요?

차라리 2011년식 (이제는 2012년식 차량들이 딜러에 있습니다.) 소나타 새차 사셔가지고 가지고 계시는게 감가 상각상으로는 훨씬더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나 현대는 미국에서 리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전체 판매량에서 리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한자릿수 퍼센트에 머물고 있습니다. 2010년형 NF소나타 까지만 해도 솔직히 '공장을 돌리기 위해서' 업무용 차량 구입처나 렌트카 회사에 할인을 엄청 많이 해주면서 떠넘기기도 했었는데, 그것도 NF소나타 나오고서는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들었구요. 그러면, 지금 돌아가는 "꼬라지"를 봤을때, 2천불 정도 더 주고 한국차 사셔도, 어코드나 캠리랑 비교 했을때, 그 이상 중고차를 더 받으실 수 있을걸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현대와 기아의 경우는 '유학생 할부'라고 해서 한국에계신 분이 보증을 서주시면 할부로 차량을 구입 할 수 있는데, 요즈음 승인 받으시는 분들을 보니 할부 이율도 꽤나 괜찮습니다. 다른 은행이나 크레딧 유니언에서 중고차 받으시는것 보다도 낮고, 다른 회사의 미국 애들이 받는 이율과 비슷할 정도니까요.


그러면 차량을 3년 이상 길게 타신다는 경우에도, '보증기간'이 남아 있는데에 대한 심리적인 안정 비용을 감안 하지 않으실 수 없다는 거죠.


3번의 질문을 놓고 보면.. 사실 캠리나 어코드를 사는것도 좀 그렇습니다. 아예 비교적 싼 가격에 NF소나타 중고를 사셔서 보증기간동안 '마음의 평화'를 누리시는 거나, 2011년식/2010년식 어코드나 캠리 사셔서 3년 있다가 파시는 거랑 차 자체의 감가 상각은 비슷하거든요. 그리고 지금 그것도 캠리와 어코드 중고차들이 밀려 나오는 2~3년 후를 보시면 오히려 캠리나 어코드를 사는게 손해를 더 보실 확률이 큽니다.


그럼 4번으로 와보면, 사실 '가지고 있는 돈이 없어서' 1만불 정도 조금 넘는 가격에 중고차를 사셔야 하는 분들께는… 지금 저 가격에 3년된 중고차를 사시는게 '얼마나 미친짓'인지 이해가 되실려나요? 불과 1년전에 한참 토요타 리콜 사태났을때 1년탄 중고차들 (2009년형내지는 2010년형)이 저 가격이었습니다. 중고차 수요보다 공급이 모자라니까 가격이 오른데다가, 반대로 불과 1~2년 안에 그 중고차들이 과 공급이 될께 뻔 한 상황에서.. 저라면 '보증기간도 안남은' 차 저 가격주고는 절대로 못사겠습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새차를 사던, 중고차를 사던, 결국 소나타나 엘란트라 만한 차들이 없다는 거죠. 이게 현대/기아차가 한국 차니까 팔아주자는 '알량한 애국심 따위'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돈'이라는 잣대를 놓고 이야기 하고 나오는 결론이다 그겁니다.


그래도 '한국차' 말고 '일제차'타는게 올바른 선택이겠다.. 하시는 분들…  저한테 연락 주세요. 제가 2~3년된 일제 브랜드들 차의 미국산 품질이 얼마나 '개판'인지 단순한 한두개 사진따위가 아니라, 각 메이커에서 직접 발행한 리콜과 정비 지침서(자기네 차가 얼마나 잘못 만들어 졌고, 그걸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나온것), 그리고 보험회사와 NHTSA에 접수된 컴플레인들 직접 차가 고장나서 문제가 된 케이스 보고서들 보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