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가 집중적으로 이슈가 되던 200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앞에는 분홍색으로 칠한 7시리즈와 S클래스가 돼지로 둔갑된 체 환경단체들에게 소위 짓밟히는 수준의 험악한 모습으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뿜어내는 대형차들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간주되어 특히나 그 모터쇼에서 신형 RS6와 같은 특고성능 차들이 메인스테이지 대신 한쪽구석에서 조용히 포스를 뽐냈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지구온난화가 자동차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에만 의한 것이 아니라는 다양한 학설과 주장이 있지만 이미 한번 못이 박혀버린 환경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자동차와의 상관관계는 쉽게 깨질 수 없는 그런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지요.

다운사이징 터보가 요즘 대세입니다. 엔진 사이즈를 줄이면 정속주행연비가 높아지고, 여기에 터보가 달리면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차의 무게가 주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지요.

 

BMW도 직렬 6기통 NA를 버리고 4기통 터보 엔진으로 대체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대를 추종하는 메이커의 노력과 개발의지가 강력한 이유는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는 날에 혹은 고성능차들만을 개발하는 자동차 엔지니어들은 모두 인류를 말살시키는 범죄자 취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터보엔진은 경험상 NA엔진에 비해 유지관리 비용이 10만킬로를 넘어가는 순간 두배에서 세배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없던 질소산화물 촉매나 DPF등이 추가되면서 이런 부품이 나가는 날에는 수백만원이 그냥 없어져야 합니다.

그냥 교체없이 탄다? 온갖 경고등이 괴롭힘은 물론 검사에 통과를 못합니다.

 

직분사엔진에 사용되는 인젝터 하나에 1백만원을 간단히 넘어갑니다.

센서들이 늘어나면서 산소센서 한개로도 충분하던 시대에 요즘은 V형 엔진은 4개가 기본으로 달립니다.

가변 캠타이밍을 사용하면서 유압액튜에이터가 추가되어 이놈이 망가지면 엔진이 바보되고 여기에 센서들이 캠축마다 하나씩 붙게되었습니다.

 

터보를 좀 더 자세히 보지요.

터빈이 달린 차들은 기본적으로 훨씬 고열을 발산합니다.

가스킷이나 엔진주면 고무부품의 수명이 짧을 수 밖에 없습니다.

 

터빈이 나가면 2백에서 3백만원이 깨지고 트윈터보면 그냥 곱하기 2하면 됩니다.

진공호스들에 대한 완벽성이 엄청나게 요구되는 엔진이다보니 엔진의 주요부품을 교환하기 위해 호스를 탈거하는 순간 부서지는 일이 있어 다른 작업하면서 현재까지 멀쩡해도 진공호스를 교환해야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터빈의 수명은 10만에서 20만 정도로 봅니다.

운좋아도 20만에 가까이 가는 사이에 교환을 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는 사이 인젝터가 나가면 터빈, 직분사 인젝터 콤비로 교환하면 싱글터빈이라해도 300~400만원 우습게 없어집니다.

 

CAN통신을 하는 차들에 장착된 수없이 많은 컨트롤 유닛이 나가서 교환해야하는 경우도 머리가 아픈데, 환경과 성능을 만족시키기 위해 추가된 이런 부수적인 장비들은 결국은 이차를 운행하는 소비자들이 모두 쌩돈을 들여서 고쳐서 타야하는 것들입니다.

 

신차로 한 3년 워랜티내에서 구입하고 파는 경우에는 위에 나열한 것이 해당안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세컨 오너나 써드 오너들이 이 비용을 부담해야겠지요?

만약 이런 것들을 부담하기 싫어하는 빈도가 늘어나면 차량은 자연스럽게 훨씬 짧은 연식에도 폐차나 외면될 수 있습니다.

이로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도 어머어마할 수 있습니다.

 

또다른 시나리오를 볼까요?

차의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몇배가 됩니다.

그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면 차는 완전치 않은 상태로 운행되지요.

모든 것이 완벽해야 유지되는 배기가스 수준도 뭔가 하나만 틀어져도 완전히 엉망이 되는 것이 요즘차입니다.

즉 요즘의 최신형 차들도 연식이 오래될 수록 많은 배기가스를 내쁨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예를들어 BMW 335i 트윈터보 사양이었다 치면 이차가 15만킬로를 주행한 경우 차에 들어갈 지도 모르는 비용을 조금 비관적인 계산법을 적용시키면 쉽게 1000만원에 육박하는 수리비가 책정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는 그렇다치고 현대나 기아의 직분사 엔진이나 직분사 터보 엔진의 경우 우리가 최근까지 흔히 사용하는 MPI NA엔진에 비해 몇배의 비용이 더 드는 수준이 될 것입니다.

 

추가된 장비로 터보, 가변 캠타이밍, 피드백을 위한 산소센서와 같은 센서류, 엄청나게 비싼 인젝터 이런 것들은 요즘 잘만들어진 MPI NA엔진에 비해 결코 내구력이 뛰어나지도 않으면서 가격은 살벌하게 비쌉니다.

 

전 최신형차들의 높은 기술수준에 경이로움을 느낀 적이 아쉽지만 단한번도 없습니다.

그저 고장날 것 투성이인데다가 운전의 재미는 극도로 축소된 그런 전자장비로 전락하는 것이 아쉬우며, 그런 이유로 이렇게 어떻게 보면 지나칠 정도의 과열을 부축인 환경론자들이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연비가 좋은차들이 이산화탄소가 적게 배출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물론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의 배출량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지만 380마력짜리 제 RS2도 정속하면 12킬로 정도의 연비가 나오고 3.8리터의 EU2 기준의 E34 M5 250km/h를 넘나드는 주행을 반복해도 연비가 7킬로 이하로 안떨어집니다.

 

이미 참으로 잘만들어지고 내구력을 고려해 매우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어졌던 차들조차 요즘의 기준으로 보면 너무나 터무니 없이 지구를 말아먹는 차 취급을 받아야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자동차를 정비하는 분들의 세상이 올 날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나타 입고시키고 몇백씩 견적을 내는 날이 머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