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중순경..  07년 시즌 초 부터 한번도 빠짐없이 출전했던 스피드페스티발 레이스에서, 무기한 출장정지를 받았습니다. 한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고, 감정을 순화하여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단순한 출장정지에 대한 유감만을 말하고 싶어서는 아닙니다. 이곳 테드에는..SF 출전을 준비하던 단계부터, 완성해가는 과정까지..레이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스스로 정리해본다는 의미로 꾸준히 연재 했었기에, 좋건싫건.. 마무리 할 필요를 느껴 글을 올립니다. (개인홈에서 옮겨온 독백성 글이여서 경어를 쓰지 않음을 양해 바랍니다.^^)





카레이스에 대한 내 마인드는 단순하게 규정지어질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시각과 틀에 맞춰 사물을 봄으로, 모터라이프에 임하는 일련의 내 태도가 어떤의미를 갖고있는지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애초에 모터스포츠를 통해 승리를 성취하는 궁극의 목표를 갖고있지 않다. 기계적 감성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감.. 휴머니티와의 연계성과 모순에 대한 탐구가 궁극의 목표이고, 느끼고 체험하여.. '표현'하는게 주 목적이다.

물론 레이스 자체를 즐기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모터리제이션을 포함해..메카니즘 감성과 다양한 양상, 그와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있는 인간의 군상을 지켜보고..생각하고, 글이나 캔바스로 표현하는게 궁극의 추구점이 된다. 상업적일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 산물 모터스포츠가, 순수 아마추어리즘과 접목되어 복잡한 패러다임이 상충되고 순화되어, 아름다운 모습으로 승화되는 이상적인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싶어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이에 참여하고 싶어해 왔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이러한 일련의 추구점은 또다른 저변이 있는게 아닌가라는 오류를 낳게 되거나, 자신들의 가치대로 단순 명료하고 싶은 이들에게 안타까움..내지는 결벽으로 비춰지기도 함을 잘 알고있다. 나는 어떤 집단에 소속되면 한동안 그들과 융화하는데 집중을 하고, 익숙해지면.. 집단 내에서, 힘의 균형에 관심을 갖게된다. 오만한 발상일지 모르지만, 구성원이 공평하게 의견을 나누고.. 서로를 존중하며, 세속적이지 않은 명분에 의해 권리와 의무를 분배받기를 추구한다.

만일 내가 자본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경제적인 가치를 중시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내가아는 나는.. 구성원의 공통 '마인드'가 가장 중요한 가치요소라는 생각에 변화가 없다. 다양한 추구점과 방향성에 골간을 이루는 공통마인드를 찾아내고, 이를 포용할 수 있는 가장 큰 범주의 지향점을 '유지,발전' 시켜야 함에 다소 강박증을 갖고있다. 때로는 이러한 생각이 위정자의 마인드와, 표면적인 다른색으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궁극적인 지향점은 결코 다르지 않다. 때로는 여기에 이기심이 잠재하게도 되지만, 이는 수시로 내적인 자정작용을 통해 일반화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스피드페스티발은, 메인 협찬사인 현대와 기아.. 두 메이커의 마케팅 활동 일환이고, 일반적인 매스미디어 마케팅에 비해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하이레벨 마케팅의 일환임에, 이를 시행하는 경기 주관사는 단지 '대행자'로서의 적절한 스킬을 잘 구가하면 된다는 생각이고, 여기에.. 국내 모터스포츠의 발전이나 올바른 행로를 추구한다는 교만한 잇슈나 사명감 같은건 갖고있지 않다.

첫 주관사인 KMSA 가 2003년 경기이벤트를 시작해, 만 3년간 운영해왔고.. KMRC 가 바톤을 이어받아 만 2년을 이끌어 왔었는데, 여기에는 기존 참가선수들과 신규 팀인 싱크로G 를 중심으로 '팀활동의 견제' 라는 항목으로 인해 갈등이 개입하게 되었고, 다시 올해 KMSA 가 이벤트를 새로 진행하면서, 나는.. 갈등이 종식되길 원했었다. 사람의 일은 어려운게 사실이지만.. 새 주관사가 이전의 갈등을 낳았던 구성원을 끌어안고, 품어주는 형태가 되어 상충되는 다양한 가치를 스스로 유기적이게 자리매김 하여, 퓨전화된 구성원의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기를 원한것이다.

물론 이런일은, 당사자와 3자의 시각이 많이 다르다.
처음만난 선입견이 없는 인간과의 관계를 형성시켜가는건 쉽지만, 안좋은 편견을 가진 사람이나 집단..특히 '안티집단'과의 유대를 좋게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나는 사업을 하면서, 내게 경계심과 적대심을 가진 인수합병 사업체의 구성원과 수년간 보이지않는 갈등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러한 속성을 잘 알고있다. 물론 레이스 이벤트가 선수들에게 직접형태의 사업은 아니지만, 인간관계의 속성은 비슷하다. 어쩌면 아마추어리즘을 갖고있는 구성원의 심적 갈등은, 더 컨트롤하거나 공감을 이끌기 어려울 수 있다. 서로 피부에 닿게 아쉬울게 별로 없기 때문.



온라인 커뮤니티의 토론에서 사람들이 궁색해지면, 상대의 의도와 지향점을 무시하고 토론의 '방법' '실수' 거론된 '단어'등에 집중한다. 나 또한 토론할때 그러한 맹점들에 자극받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시 하는 덕목은, '명분' 이라 믿는다. 현명한 독자는 필자의 명분을 읽어줄것이고, 그에 공감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온라인을 통한 힘의 전이에 경험이 많거나 생각이 있는 사람은, 표면적인 양상에 현혹되지 않는다. 또한 집단 구성원 중,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60% 는 각각 20% 씩의 적극적인 참여자에 의해 좌우지 된다. 그러나 잇슈가, 굳이 선택에 영향력을 행사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면 무관심한 구성원의 숫자는 더 늘게 된다.

학부시절 학내 커리큘럼 개혁운동과  십년 전 전국 학원연합회의 분쟁, 9년 전, 뼈아픈 커뮤니티 분쟁의 중심에 서 본 경험을 통해.. 집단의 기득권을 점유한 구성원은 결코 '正義'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는 시각이나 입장에 따른 다양한 정의가 아니라, 극히 인정적인 면에 의해 좌우지 된다. 사람들은, 비슷한 레벨의 인정적 유대관계를 정의로 오류하는 면이 많으며.. 유대의 굴레에서 벗어나면 생각이 바뀐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벗어날 수 없는 실존영역에서 가늠자를 달리할 수 없다.

가끔은 예외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배신'은.. 이러한 유대관계의 변형에 의해 이루어지며, 진실과 정비례하지 않게 변태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배신의 자질은 사람마다 다르고, 객관적인 정의와 개인적인 네트웍 사이에서 갈등할때, 선택의 여지를 두지 않는다.

나는 두 주관사가 번갈아 대회 이벤트를 유치하면서, 발언권이 달라지는 구성원들의 존재를 순화시켜 보고 싶었다.' 발언권이 뭐가 중요한가..레이스만 치루면 되지' 라는 생각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에 관심이 갔던 이유는, SF 이벤트의 부수목표중 하나인, 커뮤니티의 형성에 있어.. 이미지의 중용화는 새로입문하는 구성원이나, 옵서버의 입장에서 합목적성으로 비춰질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기존멤버의 유쾌한 활동은 바람직하지만.. 동참하는 구성원은, 텃새에 의해 위축되거나 비굴해지지 않아야 한다. 이는.. 특정집단에 얼만큼 오래 머물렀느냐도 영향력에 비중을 차지하지만, 비굴함에 길들여지는 오래된 멤버쉽이, 제일 안타까운 부분이다.
  
자신의 드라이빙스킬을 한탄하며, 순진하게 달리는 청정 매니아들은.. 그들의 머리위에 올라앉아 순위를 빼앗고, 실력을 유린하는 일부 선수들의 야심..혹은 장난끼어린 마인드에 놀아난다. 스스로 억울하거나 부당하게 생각지도 않는다. 레이싱 스포츠는 불합리한 사회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해의식을 카타르시스 할 수 있는 남성들의 멋진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그 특별한 집단 속에서 조차도, 기만과 유린에 순응해 버리는 것이다. 나는..이런점이 안타깝고, 개선해야할 사항이라는 믿음을 갖고있다.

전체그림을 잘 그려보고 싶은 위정자의 입장과, 구성원으로서의 가치 추구점은 절대 비례할 수 없는 것이고, 이건..상충해야할 부분이 아님에도, 마치 분위기를 어지럽힌 '내란죄' 로 치부되어 징계를 받은점이 유감이다. 경기 규정에 '주관자는 이유없이 출장을 거부할 수 있다.' 로 되어있으니, 규정내 위법이라는 생각은 아니지만, 그저.. 불합리하다는 결론이다.  사람에 대한 기대는, 어리석은 일임을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에, 서운함을 논할 가치는 없다는 생각이다.



나는..동료에게 배신을 느낄때마다, 내 사랑의 부족함에 대해 반성한다.
위에 언급했 듯, 특정 사회내의 다양한 정의는.. 누군가와의 유대에 힘쓰지 않았을때 분기점을 이루게 된다. 평화로울때는 좋았어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면, 배신의 자질을 갖고있는 사람은 두가지 가치를 동시에 포괄하지 못하게 된다. 인성의 한계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러한 상황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입장이야 어쨌던.. 배신의 잔은 매우 쓴게 분명하다. 인생의 경험을 통해 이에 익숙해 있지만, 나는..매번 똑같이 가슴이 아프고, 그 강도는.. 면역되지 않는다.

그동안의 인생을 통해,
시간의 현명함은.., 한번도 어김없이.. 내가 옳았다는 결론을, 언젠가는 내려주었기에..
의심하지 않고 담대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깜장독수리.